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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경계 허무는 MS의 구원투수, ‘윈도우10’

2015.08.18

디지털 생태계에 국경이 있다면, 그것은 땅 위에 수 놓인 철책과 같은 모습이 아니라 플랫폼의 경계와 같을 것이다. 애플의 iOS, 구글의 안드로이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우처럼 말이다. 국경을 중심으로 경제가 돌아가듯, IT 업체는 각자가 이룩한 플랫폼의 틀 안에서 나름의 생태계를 꾸려 나간다. 최근 가장 큰 변화를 꾀하고 있는 플랫폼은 단연 MS의 윈도우다. MS는 지난 2014년 초 사티아 나델라가 새 CEO개 된 이후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윈도우10 출시를 전후로 이 변화가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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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10’이 바꾸는 MS의 매출 구조

MS가 ‘윈도우10’을 소개하며 가장 강조한 부분은 운영체제 윈도우가 아니라 플랫폼 측면에서의 윈도우다. 지금까지 윈도우는 패키지를 통해 판매됐다. PC나 태블릿 PC, 산업용 단말기 등 다양한 제품을 구동하기 위한 바탕으로 기능했다. 같은 윈도우라도 어떤 제품에서 쓰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방법으로 개발한 각기 다른 소프트웨어가 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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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우10은 이들을 한곳에 모은다. 작게는 사물인터넷용 싱글보드 컴퓨터부터 스마트폰이나 PC는 물론, 기업용 데이터센터 장비에 이르기까지 모두 같은 윈도우10으로 동작한다. 윈도우10은 보통 사용자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개발자 모두에게 일관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운영체제 제품에 머물렀던 윈도우가 플랫폼 서비스로 바뀐 셈이다. 윈도우10이 바꿀 MS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변화다.

윈도우10을 배포하는 방식을 바꿨다는 점에서 MS의 달라진 전략이 더 두드러진다. 윈도우10은 기존 윈도우7, 윈도우8.1 사용자를 대상으로 무료로 업그레이드 된다. 무료 배포는 출시일로부터 1년 동안 제공된다. 이는 적어도 윈도우 출시 초기 일반 사용자로부터 얻을 수 있는 윈도우 판매 매출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MS의 매출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자료를 통해 알아보자. 지난 2015년 1분기를 기준으로 2013년 1분기까지 MS의 매출에서 일반 사용자로부터 얻는 윈도우 라이선스 부문은 16% 정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대신 같은 기간 검색 부문의 매출 증가가 두드러진다. 일반 사용자에게 판매된 윈도우 라이선스 매출이 검색 부문 매출 증가로 상쇄된 꼴이다. 전체 매출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는 게 MS의 설명이다.

증가한 검색 부문 매출은 빙 검색과 이를 통해 얻게 되는 광고 매출을 말한다. 윈도우10이 무료로 배포되면서 이 부분의 매출 비중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윈도우10에 기본 탑재된 날씨 앱이나 빙 검색, 지능형 음성인식 서비스 코타나, 뉴스 등이 대표적인 서비스다. 판매가 매출로 이어지는 과거와 달리 사용자가 곧 잠재적인 매출원이 되는 셈이다. 윈도우10 무료 배포에 담긴 MS의 플랫폼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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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분기부터 2015년 1분기까지 MS의 라이선스 매출과 광고 매출 변화

윈도우 플랫폼에 국경은 없다

윈도우10 출시를 전후로 MS의 소프트웨어 배포 정책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많았다. 다른 업체의 플랫폼을 지원하는 데 인색했던 과거와 달리 가급적 많은 사용자와 접점을 만들기 위한 MS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MS의 생태계 확장이다. 오피스를 비롯한 MS의 핵심 서비스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생태계 확장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MS는 지난 2014년 2월부터 아이패드에 대표적인 사무용 응용프로그램(앱) ‘오피스’를 출시했다. 처음엔 ‘오피스365’ 유료 계정을 가진 이들만 쓸 수 있도록 했고, 무료 회원은 기능에 제한을 받았다. 2014년 하반기에 이르러 모든 기능을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현재 애플의 앱스토어와 구글의 구글플레이에 올라와 있는 MS 제품은 워드와 파워포인트, 엑셀을 비롯해 e메일 서비스 아웃룩과 문서스캐너 오피스렌즈, 클라우드 문서 서비스 원노트 등이다. MS 오피스의 핵심 제품이 모두 모바일 앱 장터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

다른 플랫폼으로 확장을 시도하는 제품은 다양하다. MS가 ‘윈도우10’과 함께 소개한 지능형 서비스 ‘코타나’는 현재 안드로이드와 iOS 사용자도 쓸 수 있도록 독립적인 앱 형태로 개발 중이다. MS의 빙 검색 기술과 자연어처리 기술, 음성인식 기술로 동작하는 코타나는 사용자의 생활 습관이나 위치, 환경에 따라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코타나를 모바일기기뿐만 아니라 차량 등 다양한 환경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는 게 MS의 전략이다.

음성 인식 번역 앱 ‘마이크로소프트 번역기’도 iOS와 안드로이드를 모두 지원한다.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태블릿 PC나 애플워치 등 다른 업체가 개발한 다양한 형태의 제품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8월17일에는 MS가 뉴스 요약 앱을 iOS용으로 만들어 내부에서 실험 중이라는 소식도 나왔다.

플랫폼 국경을 지우려는 MS의 노력은 ‘윈도우10 브릿지’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윈도우10 브릿지는 아이폰용으로 개발된 앱을 윈도우10용으로 쉽게 변환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다. 소규모 개발업체는 윈도우용으로 별도의 앱 개발을 하지 않아도 기존 iOS 앱을 변환해 윈도우 스토어에 출시할 수 있다. 낮은 비용으로 새로운 시장으로 진입할 기회가 되는 셈이다.

MS 처지에서는 단연 윈도우 스토어의 생태계 확장이 목표다. 현재 윈도우 스토어에 등록된 앱 개수는 34만개 정도다. 140만개가 넘는 앱이 등록된 앱스토어와 비교해 기반이 취약하다. 윈도우10 브릿지로 앱 개발자와 사용자 모두를 윈도우 생태계로 끌어들이겠다는 게 MS의 전략이다. 윈도우10 브릿지는 플랫폼 확장 관점에서 MS의 가장 주목할만한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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