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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열쇳말] 스냅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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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챗

2015년 <포브스>가 뽑은, 기업의 시장가치를 직원 수로 나눈 ‘직원 1인당 기업가치’가 가장 큰 회사. 이 기업 CEO는 <포브스> 선정 ‘2015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자산 가치 약 15억달러로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 스냅챗 얘기다. ’펑’하고 사라지는 자폭 메시지로 단순히 유행처럼 지나갈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스냅챗은 플랫폼으로 진화하며 수익을 도모하고 있다.

스냅챗은 사진과 동영상 공유에 특화된 모바일 메신저다. 스냅챗의 가장 큰 특징은 보내는 사람이 받는 이의 확인 시간을 설정해 일정 시간 후 메시지를 자동 삭제할 수 있는 이른바 ‘자기 파괴’ 기능이다. 예를 들어 상대방에게 메시지를 보내며 5초로 시간을 맞추면 그가 확인한 후 5초 뒤에 자동 삭제되는 식이다.

스냅챗의 탄생과 성장 배경

에반 스피겔은 1990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변호사 출신으로 전형적인 미국 상류층이었다. 덕분에 그는 캘리포니아 해변가에 자리잡은 200만달러짜리 고급주택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어린 시절부터 가족과 유럽이나 바하마 등으로 여행을 많이 다녔으며 스노우보드를 타기 위해 아버지와 헬리콥터를 타고 캐나다를 방문하곤 했다.

스탠포드대학교에 입학한 에반 스피겔은 제품 디자인을 전공하기로 한다.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는 멘토인 스코트 쿡 인튜이트 창업자를 스승과 제자 사이로 만난다. 스코트 쿡은 에반 스피겔에게 인도에서 출시할 인튜이트의 텍스트 기반 플랫폼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줬다. 인튜이트는 개인 및 중소기업용 재무 소프트웨어다. 에반 스피겔은 이때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된다.

▲에반 스피겔 스냅챗 최고경영자(CEO)

▲에반 스피겔 스냅챗 최고경영자(CEO)

스냅챗이 출시된 건 미국에서 페이스북이 한창 인기몰이를 하던 2011년 9월이다. 에반 스피겔은 스탠포드대 사교클럽인 ‘카파 시그마’에서 버디 머피, 레지 브라운를 알게 되고 함께 스냅챗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앱 ‘피카부’를 개발했다. 하지만 스냅챗 공동 설립자에 레지 브라운은 이름을 올리지 못한다. 에반 스피겔이 사용자경험(UX) 디자인 쪽을 맡고, 버디 머피는 코딩을 전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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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 스피겔 CEO는 페이스북을 보며 ‘좋아요’만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눈에 페이스북은 과시하거나 표면적인 감정을 나누고 있었지만 실제 삶은 우울하고 어두운 면도 있었다. 그는 페이스북과는 다른, 대안적인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나온 게 10초가 지나면 사진이 사라져서 더 솔직한 사진을 공유하게 되는 ‘스냅챗’이다.

그래서 스냅챗은 출시 초기 다른 앱과 달리 페이스북 마케팅을 거의 하지 않았다. 기존 언론 홍보에도 적극 나서지 않았다. 오히려 10대들이 입소문을 내주며 스냅챗 초기 인기를 이끌었다. 스냅챗은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 살던 에반 스피겔의 사촌 동생이 설치해 쓰기 시작했고, 근방 10대들에게 큰 인기를 끌게 됐다.

페이스북의 롤모델

스냅챗이 한차례 유명세를 치른 사건이 있다. 출시 2년 만인 2013년,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것이다. 당시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을 인수할 때와 같은 금액인 10억달러를 제시했다. 스냅챗은 무료 앱으로 사용자에게 비용을 받지 않았으며 별다른 수익모델도 마련하지 못했던 상황이었음에도 페이스북의 제안을 거절했다.

약 1년 뒤 에반 스피겔의 당시 선택이 현명했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스냅챗은 월간 활성 사용자수가 약 1억명으로 추측되며 특히 미국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시장조사업체 컴스코어의 2014년 조사 결과, 스냅챗은 32.9%로 미국 밀레니얼 세대(18~31세)에 인기 있는 소셜 앱 3위를 차지했다. 스냅챗과 비슷한 앱도 쏟아지며 스냅챗은 그야말로 ‘신드롬’을 일으켰다.

▲스냅챗(출처 : https://flic.kr/p/oTnxry. CC BY 2.0)

▲스냅챗(출처 : https://flic.kr/p/oTnxry. CC BY 2.0)

페이스북은 스냅챗을 인수하려다 실패한 후 꾸준히 ‘스냅챗앓이’ 중이다. 지난 2012년에는 스냅챗과 비슷한 ‘포크’라는 앱을 만들었다 서비스를 접었다. 2014년엔 ‘슬링샷’을 선보였다. 또한 각자의 영상을 모아 하나의 스냅챗 영상으로 만드는 스냅챗의 ‘아워스토리’와 닮은 ‘리프’를 지난 5월에 공개했다. 지난 7월31일에는 스냅챗의 ‘라이브 스토리’와 비슷한 방식으로 미국 음악 페스티벌 ‘롤라팔루자’에 대한 게시물을 큐레이션해 생중계하기도 했다.

메신저에서 콘텐츠 플랫폼으로

모바일 메신저로서 충분한 이용자층을 확보한 스냅챗은 최근 메시징 플랫폼에서 콘텐츠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지난 2014년 8월 스냅챗은 ‘라이브 스토리’를 선보였다. 라이브 스토리는 하나의 이벤트에 참가한 각자의 영상을 모아 하나의 기록물로 만들어내는 콘텐츠다. 같은 시간, 장소에서 사용자가 제각각 다른 시점에서 찍어 올린 짤막한 동영상이나 사진들을 스냅챗 큐레이터가 모아 편집해 준다. 결과물은 마치 미니 다큐와 비슷한 형식이 된다.

올해 1월에는 뉴스 유통 서비스 ‘디스커버’를 공개했다. <CNN>과 <야후뉴스>, <내셔널 지오그래픽>, <바이스>, <데일리메일>을 포함한 11개 언론사가 제휴를 통해 디스커버에 뉴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냅챗은 “내러티브를 우선하는 스토리텔링 방식을 구축하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언론사들과 협력한 결과”라고 블로그에 밝혔다.

▲스냅챗 ‘디스커버’

▲스냅챗 ‘디스커버’

디스커버와 라이브 스토리는 모두 별도 앱 형태가 아닌 스냅챗 앱 안에 탭 형태로 포함돼 있다. 스냅챗은 여기에 광고를 넣어 수익을 도모한다. ‘카카오톡’ 앱 안에 채널’이나 ‘카카오TV’가 들어가 있는 것과 비슷하다.

수익성도 입증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6월29일, ”미국에 사는 13~34세의 연령층이 같은 사건에 대한 생중계 방송을 스냅챗 ‘라이브스토리’로 보는 비율이 TV보다 약 8배 높다”라고 보도했다. 광고주도 줄 서기 시작했다. <리코드>는 6월17일 “스냅챗 라이브 스토리 광고 구간에 하루 노출되는 광고비는 40만달러”라고 전했다.

콘텐츠 자체 제작에도 관심

넷플릭스처럼 콘텐츠 자체 제작도 한다. 지난 2월 자체 제작한 웹시리즈 ‘리터럴리 캔트 이븐’을 디스커버를 통해 방영하기도 했다. ‘리터럴리 캔트 이븐’은 사샤 스필버그와 에밀리 골드윈이 출연하고 연출했다. 각 에피소드의 러닝타임은 5분씩이며 휘발성 모바일 메신저인 스냅챗처럼 공개된 지 24시간 만에 사라진다.

▲‘리터럴리 캔트 이븐’

▲‘리터럴리 캔트 이븐’

스냅챗은 오는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때는 ‘디스커버’에 자체 채널을 만들어 직접 제작한 뉴스를 유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전통 언론사의 정치부나 사회부의 취재·편집 인력을 모으고 있다. 최근엔 2016년 미국 대선 때 스냅챗의 뉴스 이벤트를 커버할 ‘콘텐츠 분석가’ 채용 공고를 내기도 했다.

지난 4월에는 <CNN> 리포터였던 피터 험비를 영입하기도 했다. 피터 험비는 스냅챗에서 뉴스 부문을 이끄는 책임자 역할을 맡았다. <뉴욕타임스>는 스냅챗의 피터 험비 영입 소식과 관련해 5월4일 “2008년 대통령 선거 당시에는 <허핑턴포스트>와 <폴리티코>라는 새로운 매체가 두각을 나타내며 대선 뉴스의 보도 방식에 변화를 일으켰고, 2012년은 <버즈피드>였다”라며 “2016년 선거는 <스냅챗>의 차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수직적으로 생각하라”

스냅챗 화면 비율의 기본값은 세로 화면이다. 페리스코프도 곧 가로 화면을 지원할 예정으로 알려지며, 스냅챗은 세로 영상만 지원하는 대표적인 플랫폼이 됐다. 에반 스피겔 CEO는 <애드위크>와 인터뷰에서 “수직적으로 생각하라”고 말했다. 그는 스냅챗이 디지털 비디오 시장의 세로 화면 비율 문법에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스냅챗식 세로형 콘텐츠는 광고 효과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버즈피드>의 전 회장인 존 스타인버그 <데일리메일> 북미 지사 최고경영자(CEO)는 “스냅챗 디스커버에서 실험한 내용에 따르면 사용자들은 가로 화면보다 세로 화면으로 제작된 동영상 광고를 끝까지 볼 확률이 9배 더 높다”라며 “더 공격적으로 세로 화면 콘텐츠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세로 화면으로 꽉 찬 스냅챗 동영상 광고

▲세로 화면으로 꽉 찬 스냅챗 동영상 광고

에반 스피겔은 아예 광고 회사도 직접 차렸다. 스냅챗은 6월23일 세계 최대 광고회사인 영국 WPP와 인터넷 매체 <데일리메일>과 손잡고 콘텐츠 마케팅 회사 트러플피그를 공동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트러플피그는 주로 모바일에 최적화된 세로형 동영상 광고를 집행한다.

IPO 앞두고 사업 다각화 중

스냅챗은 올해 우버와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등과 함께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기대를 한 몸에 받는 기업공개(IPO) 유망주다. 이미 페이스북이나 구글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바 있던 에반 스피겔 CEO는 “스냅챗을 매각할 의사는 없다”며 “IPO에 앞서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냅챗은 아직 구체적인 IPO 시기는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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