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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①삼성전자 ‘갤럭시’

2015.08.27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지표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가트너는 스마트폰이 올 2분기, 계속 성장하던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판매량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는 회사가 삼성전자다. 삼성은 여전히 세계 1위의 스마트폰 판매 회사다. 시장에 대한 대응도 빠르고 무엇보다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을 대부분 직접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되기 시작했고 중국 시장에 급격한 변화가 오면서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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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폰의 유전자

삼성전자는 휴대폰을 다작하던 회사다. 플래그십 제품은 2~3달에 하나씩 내놓았고, 그 사이에도 여러가지 형태의 제품들이 계속해서 중간 시장을 채웠다. 신제품만큼 판매량에 도움이 되는 것도 없을 뿐더러, 제품을 많이 늘어놓는 것으로 선택의 폭을 넓히는 부가적인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도 그 안에서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라고 하면 갤럭시나 옴니아 등을 먼저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그 전부터 ‘미츠(MITs)’ 브랜드로 팜OS를 운영체제로 쓴 스마트폰을 내놓기도 했고, 윈도우폰의 전신인 포켓PC 운영체제의 스마트폰도 나왔다. 하지만 시장이 썩 스마트폰에 호의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판매량보다는 선택의 폭을 넓히는 하나의 제품 정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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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은 완제품 뿐 아니라 부품 면에서도 삼성의 중요한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시장을 꽉 잡고 있었지만 비메모리인 CPU는 상대적으로 약했다. 생산량도 그리 많지 않았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인텔이 ARM 프로세서인 스트롱암, X스케일을 포기하면서 그 시장은 삼성 차지가 됐고, HP와 컴팩을 비롯한 PDA, 스마트폰 업체들도 삼성의 칩을 써 왔다. 스마트폰은 이 프로세서 사업부의 명맥을 잇는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때는 몰랐겠지만 삼성전자는 이미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들 수 있는 채비가 된 회사였다.

윈도우폰의 악몽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 휴대폰 시장은 매우 폐쇄적이었다. 시장은 통신사가 주도했고, 기능들도 범용적이고, 표준화된 것보다 통신사가 준비한 서비스에 맞추고, 수익에 영향을 끼칠만한 부분들은 싹 제거되는 게 통상적인 일이었다. 통합 메신저, MP3 재생 제한, 무선랜 삭제 등이 2010년 이전의 휴대폰 시장 분위기다.

그러던 국내 시장에 갑자기 ‘아이폰’이 들어왔다. 2009년 11월28일의 일이다. ‘안 될거야’가 지배적인 분위기였지만 KT는 주파수의 차이가 없는 3G 시장에서 SK텔레콤 주도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목적으로 아이폰을 들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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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삼성전자로서는 처음 겪는 분위기였을 것이다. 스마트폰은 곧 아이폰으로 통했고, 도입과 동시에 세상이 달라지고 있는 분위기가 곳곳에서 느껴졌다. 여기에서 삼성전자가 꺼내든 카드는 ‘더 좋은 윈도우폰’이었다. 그렇게 ‘옴니아’가 세상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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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이야기지만 옴니아가 그렇게 나쁜 스마트폰은 아니었다. 당시에는 애플리케이션이 꽤 많이 있었고, 임베디드 시장을 잡고 있던 윈도우CE의 뿌리 덕분에 나름의 생태계도 있었다. 다만 시장 전체적으로 스마트폰이 그렇게 빨라야 한다는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윈도우폰은 아이폰과 비교 자체가 어려웠다. 삼성전자가 당장 꺼내들 수 있는 대안은 이걸 아이폰만큼 빠르게 만드는 것이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전지전능 옴니아’나 ‘옴니아가 아이폰보다 좋은 이유’ 등의 무리수 마케팅이 붙으면서 지금까지도 조롱거리가 됐지만, 하드웨어 제조사로서는 최선을 다 했던 셈이다. 이 역시 이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의 시야를 자극하는 일이 됐다.

‘가장 빠른 스마트폰’ 갤럭시S의 등장

HTC나 모토로라는 일찌감치 안드로이드에 발을 들였다.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늦은 편이긴 하지만 급했다. ‘아이폰3GS’의 대안이 윈도우가 아니라는 답은 얻었고,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안드로이드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그럼 어떤 제품을 만들 것이냐만 남았다.

삼성전자가 자신있게 꺼내 들었던 첫 안드로이드폰은 2010년 4월에 내놓은 ‘갤럭시A’다. A는 요즘 나오는 시리즈 아닌가? 요즘 A5, A8 등의 제품이 나오지만 지난2014년 말 이 시리즈의 뿌리가 됐던 제품은 ‘갤럭시 알파’였다. 바로 이 갤럭시A 때문이다. 물론 그 전에 ‘갤럭시’와 ‘갤럭시 스피카’ 등의 제품이 있긴 했지만 판매와는 거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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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A는 요즘 갤럭시 스마트폰 디자인의 뿌리를 잡은 제품이다. 720MHz 프로세서와 384MB 메모리 등을 가진 제품으로 안드로이드2.1 이클레어부터 2.2 프로요, 2.3 진저브레드까지 업데이트를 겪은 제품이다. 하지만 성능이 그렇게 썩 좋진 않았다. 기기 문제라기보다도 안드로이드의 UI 최적화가 아이폰의 그것과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그리고 삼성의 진짜 야심작 ‘갤럭시S’가 같은 2010년 6월4일 발표된다. 슬로건은 ‘슈퍼 스마트’다. 갤럭시S는 4인치 디스플레이에 1GHz 프로세서를 넣었다. 지금은 작아보이지만 화면 크기도 상당히 컸고, 스마트폰 프로세서가 1GHz를 기록한 것도 놀라운 일이었다.

당시 앤디 루빈 구글 부사장은 갤럭시S를 두고 최고의 제품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도 그럴 것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기 때문이다. 애플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함께 설계했고 UI에 신경을 많이 썼지만, 당시 안드로이드는 아직 개발 초기였고 최적화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리눅스 기반의 운영체제 자체가 너무 무거웠다. 애플의 아이폰3GS는 600MHz로도 속도와 성능 문제는 전혀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속도 문제는 사실 구글이 풀어줘야 했지만, 삼성전자는 하드웨어로 속도 문제를 풀어버렸다. 안드로이드를 진두지휘한 앤디 루빈으로서는 갤럭시S가 안드로이드의 한 획을 그은 역사적 제품으로 꼽을 만도 했다.

이 갤럭시S는 국내 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히트를 쳤고, 옴니아 충격 1년만에 전세를 뒤집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기기다. 2012년 1월 250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갤럭시S의 S가 SK텔레콤을 의미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전자는 아이폰을 들여온 KT에 갤럭시를 공급하지 않았다. 이후 ‘갤럭시K’, ‘갤럭시L’ 등의 변종 제품으로 KT와 LG유플러스에 공급했다.

삼성을 위한 안드로이드, 갤럭시S2

갤럭시S의 히트는 삼성전자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을 해볼 수 있다. 그간 얻은 경험과 부품 공급업체라는 환경 때문이다. 옴니아를 통해 스마트폰도 빨라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고, 그에 부응하는 부품을 직접 만들 수 있는 반도체 기술이 있었다. 지금까지도 부품부터 완제품,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직접 만드는 회사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근래 들어 화웨이 정도가 있을 뿐이다. 갤럭시S가 카피캣 논란에도 3개월만에 기획부터 생산까지 마쳤다는 이야기는 그냥 듣고 넘길 일은 아니다.

어쨌든 삼성전자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스마트폰’을 만드는 데 맛을 들였다. 아이폰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많았지만 적어도 두 기기가 엇비슷해 보인다면 프로세서 속도나 메모리의 용량 등 숫자는 안드로이드가 훨씬 앞설 수밖에 없다. 더 빠른 하드웨어라는 메시지는 잘 먹혔다. 그렇게 삼성전자는 2011년 2월 ‘갤럭시S2’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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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2는 하드웨어에 또 한 번 획기적인 변화를 준다. 바로 듀얼코어 프로세서다. 엑시노스4 프로세서는 코어텍스 A9 기반 코어를 2개 넣어 성능을 끌어올렸고, 멀티태스킹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화면은 4.27인치로 커졌다.

2010년 애플이 공개한 ‘아이폰4’의 위력이 상당했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진영이 움츠러들 뻔 했지만 갤럭시S2는 세계적으로 1위 통신업체들이 모두 아이폰의 대항마로 삼아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했기 때문에 순식간에 세계 시장으로 퍼져 나갈 수 있었다. 2013년 1월까지 꾸준히 팔린 스테디셀러인데 4천만대를 넘길 정도였다. 세상은 아이폰 아니면 갤럭시였다.

애플과 특허 소송, 그리고 유명세

하지만 이 히트작은 애플을 자극했다. 디자인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애플은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법원에 삼성전자를 고소했다. 시작은 2011년 네덜란드였다. 삼성전자가 디자인과 UX 전반적으로 아이폰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삼성도 맞고소를 놓았다. 아이폰에 쓴 모뎀이 삼성전자의 통신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이다.

디자인과 통신 기술의 특허 싸움은 2012년 해를 바꾸면서 더 치열해졌다. 그리고 이 논쟁에 대해서 지금까지도 뚜렷한 답을 내지는 못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 S2가 적지 않은 부분에서 아이폰을 닮긴 했지만 법적 효력을 받기는 쉽지 않았다. 소송은 지루해졌고, 법원은 계속해서 양사의 합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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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소송은 삼성에 큰 기회가 된다. 어느 시장이나 특정 제품이 너무 잘 나가는 것을 달갑게 보지는 않는다. 아이폰이 그랬고, 갤럭시는 아이폰을 견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안으로 떠올랐다. 더구나 그 갤럭시에 애플이 예민하게 대응하면서 삼성전자는 순식간에 애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효과를 얻었다. 삼성으로서는 판결을 떠나 소송으로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훨씬 컸다.

패블릿을 열다, 갤럭시노트

2011년 9월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라는 묘한 제품을 내놓는다. 기본적인 하드웨어는 갤럭시S2와 거의 닮았지만 화면이 매우 커졌다. 5.3인치다. 보통 스마트폰이 4인치 초반이었던 때인데, 무려 5.3인치를 내놓은 것이다.

이때 삼성은 ‘패블릿’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꺼낸다. 폰과 태블릿의 합성어다. 태블릿 시장에서 아이패드가 독보적으로 앞서가자, 삼성전자는 폰과 태블릿의 중간 지점, 즉 패블릿을 밀기 시작했다. 그냥 화면만 컸으면 큰 관심을 못 받았을 수도 있지만 삼성전자는 여기에 디지타이저 펜을 집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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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화면에 대한 명분으로 펜은 굉장히 잘 먹혔다. 작은 다이어리처럼 펜글씨를 쓸 수 있었고, 메모 기능은 다른 스마트폰이 따라할 수 없었다. 아이폰은 말할 것도 없었다. 처음에는 ‘이렇게 큰 걸 누가 쓰나’ 했지만 갤럭시노트는 의외의 성공을 이룬다.

삼성 스마트폰의 전성기 갤럭시S3

2012년 5월 ‘갤럭시S3’가 나온다. 디자인 특허 논쟁이 한창 일어날 때고, 삼성전자의 신제품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게 커질 때다. 가장 빠른 스마트폰의 위치를 놓칠 수 없었고, 확실한 차별점도 보여주어야 했다.

그렇게 나온 게 조약돌 디자인의 갤럭시S3다. 이 제품에는 쿼드코어 프로세서가 들어갔다. 이전 스마트폰과 성능에서 확연한 차이가 나타났다. 화면은 4.8인치로 커졌고, 해상도도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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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3는 출시 6개월만에 판매량 4천만대를 넘겼고, 국내 시장은 완전히 갤럭시로 돌아섰다. 늘 삼성전자의 신제품에 붙던 ‘아이폰 대항마’라는 뉴스 제목도 갤럭시S3를 기점으로 사라졌다. 2012년 하반기 들어 갤럭시S3는 적어도 국내에서는 대항마가 아니라 이미 아이폰을 눌러버렸고,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70%를 넘어 80%에 이른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이야기만 돌았던 이유는 이때쯤 제조사도, 통신사도 정기적으로 발표하던 판매량 지표를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은 갤럭시 천하가 됐다.

이 갤럭시S3는 지금까지도 잘 만든 스마트폰으로 꼽힌다. 특히 삼성전자의 디자인 특성을 확실히 잡았고, 터치위즈UI도 화면을 잘 활용했다.

인기는 당연히 2012년 가을에 발표한 ‘갤럭시노트2’의 흥행으로 이어졌다. 갤럭시S3만큼 빠르고, 이전 갤럭시노트보다 더 큰 화면의 제품이었다. 갤럭시노트2의 펜은 더 똑똑해졌고, 펜은 단순한 부속품이 아니라 갤럭시노트의 중요한 입력장치가 됐다.

2012년 삼성은 거칠 게 없었다. 절대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던 노키아를 눌렀고, 판매량으로는 누구도 따를 수 없는 1위였다. 아이폰과 옴니아의 쓴잔을 기회로 뒤집는 데 불과 2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 때부터 위기론이 돌기 시작했다.

위기는 시작됐다, 갤럭시S4

2013년 3월14일, ‘갤럭시S4’가 발표된다. 이 행사는 뉴욕에서 열렸는데, 행사 전체를 하나의 뮤지컬 공연처럼 꾸몄다. 오케스트라 연주가 이어졌고, 배우들이 나와 제품을 두고 여러 가지 연기를 펼친다. 발표자들이 주고 받으면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발표 행사는 멋지고 흥미로웠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드디어 ‘하드웨어’ 이야기를 털어냈다. 쿼드코어가 어떻고, 해상도가 몇이고, 배터리 용량이 얼마라는 이야기를 일체 하지 않는다. 갤럭시가 있으면 뭘 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더 가깝게 이야기가 흘러갔다. 방향이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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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하드웨어 자체적으로 획기적인 차별성을 갖기 어려워졌다. 엑시노스 프로세서는 설계를 바꿨지만 안정성이 떨어졌고, 퀄컴이 자체적으로 설계한 프로세서는 성능이 뛰어났다. 가장 빠른 스마트폰을 만들려면 퀄컴의 프로세서에 적극적으로 기댈 수밖에 없었다. 그 퀄컴 프로세서는 삼성전자 뿐 아니라 LG, 소니, HTC, 모토로라 등 모두가 쓰는 칩이 됐다.

결국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이야기가 넘어가기 시작했다. 당연한 방향성이다. 하지만 그게 잘 먹히지 않았던 것 같다. 사람들은 갤럭시에 잘 만든 하드웨어를 기대하는 데 익숙해져 있었고, 그 해결책으로 찾은 소프트웨어는 너무 많고 복잡하면서 시스템을 무겁게 만들었다.

또한 매년 디자인의 큰 변화를 가져왔던 것과 달리 갤럭시S4는 삼성전자의 색깔을 유지했는데, 그게 소비자들로서는 ‘신제품이 아니다’라는 인상을 주었다. 게다가 갤럭시S3가 여전히 빨랐기 때문에 교체에 대한 욕구가 가라앉았다. 스마트폰 시장에 성숙기, 정체기가 온 것이다.

‘갤럭시노트3’도 피해갈 수는 없었다. 물론 여전히 삼성전자의 브랜드는 강력했고, 마케팅이 잘 됐기 때문에 판매량은 늘었다. 중국과 인도 시장에 투자도 늘면서 그 성과도 나기 시작했다. 삼성은 성장하고 있었지만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달라진 안드로이드 시장의 현실, 갤럭시S5

시장이 1년 새 너무나도 많이 달라졌다. 2014년은 삼성전자에게 끔찍한 한 해였을 게다. 삼성전자는 발표를 서둘렀다. 제품 출시는 4월이었는데 발표는 2월24일에 했다. 빨리 신제품이 필요했다는 이야기다. 수율에 대한 소문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갤럭시S5’는 4월에 정상적으로 출시됐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앞서 제품을 판매하면서 3월27일부터 팔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반응은 영 신통치 않았다. 호평보다도 ‘뻔한 게 나왔다’는 분위기가 흘렀고, 뒷면 디자인을 두고 ‘반창고’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지금 보면 디자인이 그렇게까지 평가받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당시에는 꽤나 심각했다. 판매량도 뚝 떨어졌다. 삼성이 2012년 말부터 이야기했던 ‘위기’가 진짜로 찾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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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4’도 마찬가지였다. 갤럭시노트4는 상당히 잘 만든 기기였지만 판매로 썩 이어지지 않았다. 교체 수요가 확연히 줄어들었고, 아직도 갤럭시S3, 갤럭시노트2가 시장에서 팔리고 있었다.

국내에서는 단통법이 불거지면서 보조금 전쟁이 직격탄을 맞았고, 제조사로서도 판매지원금, 리베이트 등을 지급할 수 없게 됐다.

무엇보다 중국 시장의 타격이 너무 컸다. 샤오미, 원플러스, 메이주 등의 기업들이 갤럭시S5와 거의 비슷한 하드웨어를 반값에 팔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갤럭시의 복제품도 늘어났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 대응이 쉽지 않았다. 삼성은 중국 시장 점유율 1위에서 매 분기를 거칠 때마다 한 단계씩 내려오기 시작했다. 진짜 위기가 오기 시작한 것이다.

잘 만든 프리미엄폰이 전부일까…갤럭시S6

결론부터 말하자면 ‘갤럭시S6’는 현재 안드로이드 기기 중에서 가장 잘 만든 기기로 꼽기에 부족하지 않다. 특히 삼성이 가장 잘 하는 ‘가장 빠른 스마트폰’에 다가선 제품이다. 퀄컴이 빅리틀 구조의 옥타코어 프로세서를 이제 막 만들기 시작하면서 주춤하는 사이 삼성전자는 직접 만드는 프로세서를 꺼내놓고 다시 가장 빠른 스마트폰 자리를 꿰찼다.

디자인도 그간의 ‘플라스틱 장인’의 자존심을 버리고 금속을 쓴 데다가, 엣지 디스플레이를 디자인적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판매 성과는 영 신통치 않다. 흐름은 2014년과 다르지 않다. 국내 스마트폰은 단통법으로 인한 보조금 축소로 위축됐고 중국 스마트폰은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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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에 판매량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쉽게 넘길 이야기는 아니다. 제품 가치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기 때문이다. 비용이 들어가는 보조금 마케팅에 의존하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싸야 사겠다는 것인데, 그렇다고 세계적으로 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상황에서 국내만 값을 내릴 수도 없는 일이다. 삼성전자는 조금씩 출고가를 내리고 있긴 하지만 반응이 확 오지는 않는다.

그 동안 공들였던 중국도 삼성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2015년 2분기 1위는 샤오미가 차지했고 2위는 화웨이, 3위는 애플이다. 삼성전자는 통계에 따라 4위와 5위를 왔다갔다하지만 그 조차도 큰 의미가 없다.

급기야 9월에 발표하던 갤럭시노트의 발표와 출시를 8월로 앞당겼고, 신제품을 통해 갤럭시S6의 분위기까지 끌어올릴 채비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핵심 경쟁력, 부품

삼성전자의 방향성은 여전히 하드웨어에 있다. 갤럭시S3가 나올 때만 해도 ‘안드로이드의 갤럭시’가 아니라 ‘갤럭시의 안드로이드’의 분위기가 짙었지만 삼성전자는 터치위즈 외에 이렇다 할 삼성전자만의 서비스를 뿌리지 못했다. 비단 삼성전자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삼성전자가 갖고 있던 지배력에 비해 서비스의 아쉬움은 두고두고 지적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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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술을 갖고 있고, 대량 생산과 그 생산 관리에 대한 기술을 터득한 만큼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어 낼 저력은 충분하다. 아직까지 이 정도 수준의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고 생산해서 제품에 제때 실을 수 있는 회사는 삼성전자뿐이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경쟁자가 누구인지, 주력 시장이 어디인지에 대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안드로이드폰을 삼성만 눈에 띄게 잘 만들었고, 대안이 없었기 때문에 시장이 비싼 값을 받아들였지만 이제 소비자들은 PC처럼 브랜드와 가격을 둘 고민을 한다. 중국 제품들의 가격 경쟁력은 더 좋아졌고, 성능이나 품질도 못지 않다. 애플은 여전히 프리미엄 시장을 지키고 있지만 중국 판매량은 오히려 늘면서 매출을 이끌고 있다. 졸지에 사이에 끼어버린 게 갤럭시S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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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구글은 이제 더 이상 삼성전자에 안드로이드의 힘이 쏠리는 것을 원하지 않고, 경쟁자들도 삼성전자와 견주어 부족하지 않다. 프로세서가 이렇네 저렇네 해도 게임 정도를 제외하고는 저가폰과 프리미엄폰 사이의 성능 차이도 크지 않다. 시장의 흐름은 묘하게도 ‘적당한 제품’으로 넘어가고 있다.

당장 삼성은 또 다시 프리미엄 제품으로 시장의 반전을 노리고 있다. 어느 시장의 누구에게 팔 것인가에 대한 답이 필요해 보인다. 애플이 잡은 시장을 집중 공략했던 것처럼 지금의 삼성은 또 다른 시장 공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모토로라, HTC등 한번 꺾인 분위기를 쉽게 돌릴 수 없고, 삼성전자의 갤럭시를 둔 위기론도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방향만 잘 잡으면 반전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단정지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부품이다. 프로세서, 메모리, 디스플레이, 배터리까지 모두 필요에 따라 직접 만들 수 있는 저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은 다시 달라졌다.

allove@bloter.net

프리랜서 IT 컬럼니스트, 기술과 사람이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싶습니다. e메일 work.hs.cho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