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AS] 블로그 마케팅, 좀 더 세밀히 들여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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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초에 발행된 기사 “‘블로그 마케팅’은 어떻게 ‘쓰레기’를 만들어 내는가“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이 다양했다. 블로그 마케팅 경험이 있다고 제보한 김재희(가명) 씨는 아르바이트했던 한 달 동안 15개의 블로그를 대리 관리했다. ‘글 0개, 이웃 수 0명’의 블로그를 네이버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하는 것이 그에게 주어진 임무였다. 회사는 글이 상업성을 띄어선 안 된다고 요구했다. 또 기존 게시글을 복사하는 것도 금지했다. 이를 위해 재희 씨는 하지도 않은 일들을 지어내 글을 작성했다고 고백했다.

기사가 발행된 후 다른 독자에게도 블로그 마케팅을 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제보자는 아르바이트 경험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지인의 소개를 받아 재택으로 근무했습니다. 블로그 1개를 관리했는데 하루 2개의 글을 올리고 댓글을 5개 이상 작성하는 게 주 업무였죠. 저도 비슷한 원칙이 있었어요. 특정 상표를 제목에 쓰거나 태그하지 않는 것이요. 또 최소 4시간을 간격으로 글을 올려야 했어요. 이웃 신청은 프로그램이 있어서 거기다 인사말 넣고 클릭하면 한번에 300명에게 신청이 가요. 한두 달 관리하면 블로그 랭킹이 오르는가 보더라고요. 이 바닥도 나름 시장이 생성돼 있어서 그렇게 관리된 블로그는 70~90만원 선에서 팔렸어요. 아르바이트 이후에 블로그가 SNS보다 더 더럽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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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네이버에 ‘최적화 블로그 구매’라고 검색하니 어렵지 않게 판매자의 연락처를 구할 수 있었다. A 업체에 가격을 물었다. 업체는 70만원에 이웃 수가 300명 정도 되는 블로그를 바로 살 수 있다고 답했다. 물량은 5개 이상 있었다. 원하는 키워드로 글을 작성하면 검색 결과 상위에 블로그가 노출될 것이라고 했다. 어떻게 가능한 것이냐고 물었다. “네이버의 로직을 알고 (블로그를) 키우기 때문이죠.” 이 업체 관계자는 “네이버에 들키면 블로그가 죽을 수 있다”라며 관리를 함께 해주는 서비스도 친절히 소개해줬다.

다른 업체에도 구매 문의를 해봤다. B 업체에서 제시한 블로그 하나의 가격은 50만원. 이웃 수는 500명 이상이었다. B 업체는 “기존엔 70~80만원에 판매됐는데, 최근 수량이 많아져 역대 최저가로 제공하는 것”이라며 구매를 독려했다. 블로그 품질에 관해 묻자 “저희는 가정용 IP로 수작업하는 거예요”라며 안심하라고 말했다. 구입한 블로그는 얼마 동안 사용이 가능할까. B 업체는 이렇게 대답했다. “블로그는 어차피 ‘광고 도구’예요. 영원히 쓸 거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언젠간 네이버에 의해 차단돼 블로그가 죽을 수밖에 없거든요. 일종의 광고 비용이라고 생각하세요. 죽으면 또 사서 운영하면 되는 거예요.”

업체들이 정보를 교류하는 커뮤니티 게시판도 있었다. 그곳에선 검색 결과에서 차단된 블로그를 ‘저품질 블로그’, ‘안드로메다 블로그’라고 표현했다. 한쪽 게시판에선 업체들이 상품을 홍보하기도 한다. 어떤 업체는 대놓고 홈페이지에 가격을 걸어뒀다.

IB

△커뮤니티 게시판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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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체가 홈페이지에 제시해놓은 가격표

업체들의 홍보 문구를 살펴보니 대부분 부동산, 병원 등의 기업이 거래처인 듯 보였다. 주로 언급된 ‘피부과’를 네이버에 검색해 상위 노출된 블로그에 들어가 봤다.

블로그를 통해 병원 홍보를 하고 있는 C 피부과의 블로그에는 7월까지는 일상적인 게시물이 주로 올라왔다. 하지만 7월 말부터 제목에 ‘영등포 피부과’라는 단어가 적힌 글이 다수 게시됐다. 블로그 관리자의 닉네임도 같은 시기부터 업체명으로 변경됐다. 참고로 ‘영등포 피부과’를 검색창에 입력하니, 블로그 검색 결과 1페이지에 나오는 총 10개의 게시물 중 C 업체 홍보글이 4개나 됐다. 사정은 D 피부과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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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피부과의 블로그 갈무리. 7월 말을 기점으로 닉네임이 업체명으로 변경됐다. 현재 피부과를 홍보하는 게시물이 주로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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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은 D 피부과도 마찬가지다. 첫 게시물이 올라온 6월부터 7월 말까지는 일상적인 글만 올라왔다. 이 블로그는 8월부터 돌연 피부과 홍보 블로그로 변경됐다. 닉네임도 업체명으로 바뀌었고, 이후 일상 게시물은 하나도 올라오지 않았다.

C 피부과에 최적화 블로그를 구입한 것이냐고 문의해봤다. C 피부과는 본점에서 모든 블로그를 관리하고 있어 자신들은 잘 모르는 일이니 본점에 연락해보라고 답했다. 연락이 닿은 본점 관계자는 “마케팅팀이 따로 블로그를 관리하고 있다”라면서도 담당자와의 통화 연결 요청에 “담당자가 외부에 있어 연결이 힘들다”라고 거절했다. 블로그 구매가 의심되는 다른 피부과는 “물음에 답할 의무가 없는 것 같다”라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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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글이나 업체 운영 블로그가 검색 결과의 다수를 차지하다 보니 이로 인한 일반 사용자들의 불편은 가중되고 있다. 노치원(26) 씨는 “여행 가서 묵을 숙소를 검색하니 업체에서 운영하는 블로그거나 돈 받고 작성한 후기가 태반이었다”라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혜미(20) 씨도 “예전엔 식사 약속이 있을 때 맛집을 검색해보고 갔는데 홍보글만 나와서 혼란스러웠다”라며 “이젠 예전만큼 검색하지도 않고, 검색 결과를 맹신하지도 않는다”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을까. 네이버 홍보실 남지웅 과장은 “상업성 블로그가 네이버 검색 품질에 손실을 줄 수 있어 우려하고 있다”라며 “일반 사용자가 훨씬 많은 상황이고, 그들의 글을 더 많이 노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일반 이용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네이버는 탐지 프로세스 도입, 블로그 신뢰도를 기반으로 한 검색 결과 노출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정확한 알고리즘은 악용 가능성이 우려돼 외부에는 공개할 수 없다”라고 남지웅 과장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