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개발자가 분노를 느끼는 순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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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커뮤니티 오프라인 모임, 가보신 적 있나요? 보통 컨퍼런스나 스터디 모임을 떠올리실텐데요. 9월3일 저녁 판교 어느 맥주집에서는 조금 독특한 개발자 행사가 열렸습니다. 티몬이 주최한 ‘데브리바디’라는 행사입니다. 데브리바디는 개발자끼리 맛있는 음식을 먹고, 수다를 떨고, 선물도 받는 그런 행사입니다. 티몬은 이 행사를 주최를 위해 티몬 내부 개발자들에게 설문조사를 하는 등 공을 많이 들였다고 하는데요. 개발자 마음에 쏙 드는 그런 행사를 만들고 싶었다고요. <블로터>가 직접 찾아가 행사 풍경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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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리바디 행사는 접수를 시작한 지 7시간 만에 마감됐다고 합니다. 데브리바디라는 단어는 티몬이 만들었습니다. 개발자(Developer)의 앞 글자 ‘데브’와 에브리바디(Everybody)를 합성한 단어로 ‘모든 개발자’라는 뜻이겠죠. 보통 커뮤니티 행사는 개인 혼자 많이들 찾아가실 텐데요. 이번 행사는 개발자 커뮤니티에 따로 홍보를 해서 커뮤니티 단위의 참석자도 많았습니다. 이번 행사 컨셉은 ‘매드맥스’를 많이 패러디 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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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명찰을 찾고, 자주 사용하는 언어 스티커를 붙여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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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평오 티몬 서비스개발랩 랩장(왼쪽), 김성식 티몬 PM유닛 유닛장(가운데), 신충섭 티몬 플랫폼 개발랩 랩장(오른쪽)

이날 행사에는 티몬 신입 개발자들도 있었고요. 티몬 시니어 개발자분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입담이 좋은 티몬 시니어 개발자 분들은  스스로를 ‘주석맨’으로 부르며 대화를 이끌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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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음식이 무한 제공되기도 했습니다. 맥주도 무한 리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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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를 위한 게임도 마련돼 있었습니다. 그냥 사진을 찍으면 재미없겠죠. 분노하는 표정으로 사진을 찍어야 선물이 제공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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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분노의 다트게임’도 준비됐습니다. 왜 ‘분노’냐고요? 다트에는 분노를 일으킬 대상이 여러 개 그려져 있었습니다. 무엇을 맞출지 미리 정하고 해당 동그라미에 정확히 다트를 꽂아야 상품이 제공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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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버그’를 맞춘 용자도 있었습니다.

데브리바디 행사에는 서로 대화를 하는 시간 외에 사회자가 따로 퀴즈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퀴즈 내용은 주관식으로 ‘개발자가 분노를 느끼는 순간’과 ‘열정을 느끼는 순간’을 맞추는 것이었는데요. 퀴즈가 끝나고 각각 15위까지 순위가 공개됐습니다. 먼저 개발자분들은 언제 가장 분노를 느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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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라고 해서 항상 분노를 느끼는 것은 아니겠죠. 분명 행복하고 열정을 느끼는 순간도 있습니다. 언제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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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은 개발자를 위한 재밌는 게임도 직접 만들었습니다. 일명 ‘분노의 타자’. 티몬 내부 개발자가 며칠 동안 코딩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20여줄 코드가 제시됐는데요. 가장 빠르게 치는 사람의 이름이 상위 순위로 올라갔습니다. 오타를 누르면 입력이 되지 않도록 개발됐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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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타자 1등 상품은 무려 기계식 키보드. 개발자의 취향을 정확히 알고 있는 상품이기에, 많은 참석자들이 부러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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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 추첨 이벤트도 열렸습니다. 추첨은 이승배 티몬 CTO가 진행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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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 추천 1등 상품은 ‘애플워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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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브리바디는 밤 10시30분까지 진행됐습니다. 이런 커뮤니티 행사 어떠신가요? 티몬은 비슷한 행사를 조만간 또 진행할 수 있다고 귀띔해줬는데요. 티몬 개발자 페이스북을 참고하면 티몬의 재밌는 이벤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이승배 티몬 CTO

“커뮤니티에서 사고의 폭 넓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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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배 티몬 CTO

티몬에는 130명이 넘는 개발자가 근무하고 있다. 개발 조직은 서비스 개발실, 플랫폼 개발실, 모바일 개발실, PM유닛로 구성돼 있다. 그 외에도 데이터 연구실, 인프라 관리실 등을 모두 총괄하는 사람이 이승배 티몬 CTO다. 이승배 CTO는 10살 무렵부터 개발을 시작했다고 한다.

“우연히 학교에 컴퓨터가 지원됐어요. 신기해보여서 배우고 싶다고 신청했죠. 초등학교때 베이직으로 이것저것 만들어봤어요. 처음에는 거의 영어공부를 한 것 같아요. 코딩을 할 때 ‘set’, ‘let’, ‘location’ 같은 영어를 입력하잖아요. 제가 어렸을 때 살던 곳은 시골이라 영어를 일찍 안배웠거든요. 프로그래밍 하면서 친구들은 모르는 영어를 배우니 더 재밌었죠. 주변 가족 중에 컴퓨터를 전공한 분이 있었어요. 앞으로 프로그래밍이 많이 성장할 거라고 조언해주셔서 대학교 입학 때 전산학과를 지망했죠. 졸업 후에 계속 프로그래머로 살았고, 프리챌과 네이버를 거쳐 지금은 티몬 CTO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티몬 신입 개발자도 많이 참여했다. 이승배 CTO는 후배들이 커뮤니티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생각을 배우길 기대했다. 이승배 CTO도 과거 개발할 때 온·오프라인 커뮤니티에 많이 참여했다고 했다.

“예전에 해외 컨퍼런스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거기서 기술을 배우고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가장 즐거운 때가 보프(BOF, Birds of a feather, 개발자 행사에서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였어요. 서로 이야기하다보면 제가 글로만 읽던 기술이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배울 수 있더라고요. 사고의 폭도 넓어지고요. 후배 개발자들도 커뮤니티에 가서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듣기를 추천해요.”

이승배 CTO는 티몬 개발 문화를 재미있고 수평적이고 능동적인 분위기로 이끌려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 실험을 권장하기도 하고, 무엇인가 결정되기 전에 지금 하는 일에 대한 의미를 찾을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과 기존 기술을 장단점을 수치화해서 비교해, 기존 기술보다 낫거나 비슷하기만 하더라도 시도해보라고 권장해요. 예를 들어, 티몬에서는 PHP, 자바 언어를 썼는데요. 개발자들이 새로운 언어를 시도하고 싶어했죠. 그래서 JVM 기반 언어면 공부해보라고 방향 정도만 제안해줬어요. 그랬더니 스칼라 공부들을 열심히 하더라고요. 반대의 경우도 있죠. 개발자들이 이 기능을 왜 만들어야 하는지 모를 때가 있어요. 이때 최대한 설명하려고 노력해요. 가령 시간이 부족한데 필요한 거라면 일단 버그만 안 나도록 완성하는게 중요하고요. 어떤 것은 중요한  부분이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경써서 개발해야 한다고 말해주는 거죠. 그런 부분을 설명하면서 개발자 스스로 지금 하는 일에 대한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려고 합니다.”

최근 이승배 CTO는 최근 사람을 뽑는 일에 관심이 커졌다고 한다. 이때 기준은 기술과 인성 점수 둘로 나눠 평가한다. 둘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일단 선발에서 제외된다고 한다. 과거에는 두 부분을 동일한 비율로 중요시했지만, 최근에는 인성 점수에 더 높은 가치를 둔다고 한다.

“요즘은 시대가 많이 달라져서 혼자 뭔가 개발하는 게 힘들어요. 특히 저희가 내놓는 서비스는 사용자도 많고, 인내심이 필요하는 일도 많거든요. 그러기에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요. 아키텍처같은 기술에도 관심이 있긴 하지만, 최근에 사람에 대해 더 많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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