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미국에서 열렸던 CES 2010(국제전자제품박람회)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PC와 모바일, TV에서 가동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들의 거래 장터를 업그레이드 해서 공개했다. 일명 삼성앱스토어(www.samsungapps.com).

삼성전자는 PC와 가전, 휴대폰 등 이용자가 접할 수 있는 많은 하드웨어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서서히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분야로 시장을 확대하려고 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TV도 앱스토어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것이었다. 사이트에는 아직 TV 분야가 개설돼 있지 않지만 삼성전자 홍보팀은 “향후 TV용 콘텐츠 사업을 위한 기반은 다지고 있다”고 밝혔다.

samsungapps100120언뜻 TV 제조사가 앱스토어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출시되고 있는 TV들은 다양한 부가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오픈소스 기반의 운영체제들이 탑재되고 있다. 심지어 셋톱박스 기능을 점차 TV 제조사들이 수용하고 있다. LG전자는 CES 2010 행사에서 VoIP(Voice over IP) 서비스 업체인 스카이프와 협력해 인터넷전화를 TV 속으로 이식시키는데 성공했다.

점차 TV가 PC 기능을 추가하면서 온라인이나 PC에서 사용되는 수많은 콘텐츠가 바로 TV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애플이 TV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나선 것도 아이폰에서 확보된 수많은 콘텐츠 개발 업체들이나 전세계 개발자들과의 관계를 TV까지 확산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들의 전략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기인 엑스박스(XBoX)와 향후 충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09년 CES 행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미국 VoD 서비스 업체인 넥플릭스(Netflix)와 협력, 북미 지역 엑스박스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도 넥플릭스와 제휴해 북미 TV 구매 사용자들이 관련 서비스를 받도록 하고 있다. 게임기 업체와 TV 업체간 콘텐츠 확보 전쟁이 시작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국내 TV 제조사들이 독자적인 콘텐츠 생태계를 마련할지 여부도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스박스용 게임 업체들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점차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업체들과 손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그간 콘텐츠 생태계 마련엔 별관심을 안보인 우리나라 TV 제조사들이 차별화를 내세울 무기가 많지 않다.

한편, 북미나 유럽 지역이 TV제조사나 게임기업체, 애플과 같은 컴퓨터 업체간 경쟁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지만 국내는 이런 이들이 벌어질 확율이 매우 낮다. 우리나라엔 이미 IPTV 사업자들이 자리를 틀고 앉아있기 때문이다. 또 TV 제조사들의 국내 매출 기여도도 2% 안팎으로 매우 낮아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통신사들과 등을 질 이유도 없다.

문제는 IPTV 사업자들이 이런 생태계 마련에 성공할 수 있느냐의 여부다. IPTV 사업자들은 IPTV 가입자 확보에 우선 주력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런 부가 서비스 상품 확보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KT 측은 “향후 부가 서비스 분야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다각도의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IPTV 가입자 시장 자체가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콘텐츠 개발 회사들은 IPTV 사업자에게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IPTV 콘텐츠 제공 사업자로 등록을 해야 한다. 케이블TV에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거나 이미 게임 개발 업체로 등록돼 있어도 별도로 자격증을 따야 한다. 이 문제는 IPTV 사업 초기부터 문제 제기가 됐지만 법률 개정 문제가 있어 여전히 진척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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