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시대, ‘웃긴대학’은 죽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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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대학. 지금도 웃긴대학을 즐겨 이용하시는 분에게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저는 정말 오랜만에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블로터> 독자분 평균 연령을 고려하면, 그래도 들어본 분이 많지 않을까 합니다. 웃긴대학은 2000년대 초반에 활발했던 유머 커뮤니티입니다. 지금은 다양한 커뮤니티 서비스의 등장으로 그 세를 많이 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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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대학’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갑자기 왜 웃긴대학 이야기가 나왔냐고요?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9월22일 오전 7시30분, 삼성동 엔스페이스에서 ‘2015 굿 인터넷 클럽’ 8차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커뮤니티 시대는 이제 끝났는가?’를 주제로 토크 형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패널로 참여한 사람은 김주관 캠프모바일 밴드사업부 이사, 박대성 페이스북코리아 이사, 에듀테크 기업인 클래스팅의 김태우 매니저 그리고 웃긴대학의 이정민 대표였습니다. 누가 봐도 웃긴대학을 통해 ‘기존 커뮤니티의 끝난’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커뮤니티들이 잘 나가는’ 이야기를 듣겠다는 그림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정말 커뮤니티 시대는 끝났을까요?

커뮤니티는 끝났다? 변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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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온라인 커뮤니티는 넓은 화면에 여러 요소를 배치해 넣을 수 있는 웹에 기반을 뒀습니다. 그러나 작은 화면에 서비스를 응축해야 하는 모바일 시대가 오면서 기존 커뮤니티 서비스들은 침체기로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프리챌도 커뮤니티 서비스를 종료했고, 네이버나 다음 카페, 싸이월드 클럽 서비스도 많이 조용해진 상황입니다. 커뮤니티 위기론은 이런 PC기반 서비스의 정체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패널들은 기존 커뮤니티 서비스의 퇴진이 형태의 변화일 뿐이며, 커뮤니티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데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김주관 이사는 “커뮤니티가 죽었다기보다는 다른 형태로 많이 분화되고 있다”라고 커뮤니티 위기론을 분석했습니다. 또한 “예전에는 카페밖에 없으니 가족 모임이나 동창회 카페를 만들었지만, 이제는 모바일에 맞게 사용하기 쉽고 간편한 밴드가 적절했던 것”이라며 밴드의 성장 배경을 용도에 적합한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 측면에서 설명했습니다. 여전히 중고나라 등 카페 기반의 커뮤니티가 역할을 하는 것처럼, 거대 커뮤니티에 적합한 카페만의 영역이 있다고 김주관 이사는 내다봤습니다.

김태우 매니저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영역이 생긴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태우 매니저는 “사람들의 요구는 시간이 지나면 변화한다. 새로운 기회는 있다” 라며 “늘 ‘다 나왔다’고 하지만 끊임없이 계속 나온다”라고 말했습니다. 교사가 중심이 돼 학생들이 사용하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클래스팅 역시 교육이라는 영역에 집중해서 성장한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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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관 캠프모바일 이사, 김태우 클래스팅 매니저, 박대성 페이스북코리아 이사, 이정민 웃긴대학 대표, 사회자 김국현 에디토이 대표(왼쪽부터)

 

커뮤니티의 내일을 바라보려면

커뮤니티도 다른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본질이 변하지는 않습니다. 커뮤니티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어들지는 않은 만큼, 모바일 시대에 적합한 커뮤니티의 가능성은 여전합니다.

박대성 이사는 “처음 시작하면 버텨야 하는 기간이 있다”라며 “다양한 기업에서 제공하는 벤처 관련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라고 답했습니다. 김주관 이사는 “버티컬인지 범용인지, 콘텐츠인지 기술 중심인지를 명확히 하는 게 중요하다”는 답을 냈습니다. 또한 “밑바닥부터 시작하면 수익화까지는 멀다”라며 기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봤습니다. 콘텐츠 중심의 커뮤니티를 지향한다면, 경쟁력 있는 콘텐츠로도 충분하다는 입장입니다.

김태우 매니저는 “결국 커뮤니티에 100명이 있으면 생산자는 한 명뿐이고 나머지는 보는 사람”이라며 콘텐츠 생산자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기존 서비스에서 콘텐츠 생산자를 모을 수 있는지 테스트 하고 가는 것도 좋다” 라며 위험을 줄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웃긴대학 쪽 의견은 조금 달랐습니다. 이정민 대표는 “기존 플랫폼을 활용한 커뮤니티보다는 다양하고 독립적인 커뮤니티가 많아야 한다”라고 다양성을 강조했습니다. 다양한 서비스의 유지 요건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서비스에 애착을 가지고 초기에 한 명의 사용자라도 들어오면 잘 관리해야 한다”라고 서비스 운영진의 노력에 커뮤니티의 흥망이 좌우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웃긴대학 이정민 대표는 “정치적으로 발언이 센 분들이 일베로 가서 화제성이 사라졌을 뿐, 분란 없이 조용히 잘 지내고 있다”라고 위기론을 일축했습니다. 오히려 이슈로 인한 트래픽은 서버 비용만 초래하기에 수익적인 측면은 개선됐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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