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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히 ‘혁신’이라 부를만한 노트북, MS ‘서피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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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은 ‘혁신’이라는 수식을 붙이기에 손색이 없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밤 미국에서 발표한 새 노트북 얘기다. 이름은 ‘서피스북’이다. 노트북을 재창조한 이들로 역사에 기록될 업체는 기존 노트북 제조업체가 아니라 MS일지도 모르겠다. 이게 혁신이 아니면, 무엇이 혁신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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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팔 닮은 ‘다이나믹 풀크럼 힌지’

제품의 다른 특징은 뒤로 미루고, 힌지를 먼저 보자. 서피스북에는 실제 양산돼 시장에 출시될 예정인 제품이 맞나 의심될 정도로 독특한 힌지가 적용돼 있다. MS의 서피스북 소개 영상을 보면 ‘다이나믹 풀크럼 힌지(Dynamic Fulcrum Hinge)’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데, 마치 SF영화에 등장하는 로봇의 다관절 팔처럼 생겼다. 4개의 관절이 물려 있는 형태로 접을 땐 둥글게 말리고, 펼 때는 곧게 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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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나믹 풀크럼 힌지’

서피스북은 모니터 부분을 분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모니터를 분리해 태블릿PC처럼 쓸 수 있다는 얘기다. 모니터를 키보드에 붙이는 방식에도 신경을 기울였다. ‘머슬 와이어드 락(Muscle Wired Lock)’ 기술이 분리형 모니터를 안정적으로 부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MS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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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한 모니터는 힌지에 거꾸로 끼울 수 있다. 모니터 화면은 키보드 전면을 보고 결합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필요하면 키보드 뒤쪽을 바라보도록 부착할 수 있다. 거꾸로 끼운 상태에서 접는 것도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서피스북은 인텔이 주장하는 ‘투인원’ 노트북과 닮았다.

기존 서피스 시리즈는 기본적으로 태블릿PC 형태에 키보드를 결합하도록 디자인된 제품이었다. 태블릿PC 뒷면에 탑재한 스탠드로 모니터를 세워 마치 노트북처럼 쓰도록 고안됐다. 문제는 노트북만큼 안정적이지도, 태블릿PC만큼 역동적이지도 않았다는 데 있다. ‘서피스프로3’에 이르러 스탠드의 힌지 각도를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도록 개선됐지만, 스탠드 구조가 갖는 불안정한 형태는 여전했다. 서피스북은 독특한 힌지와 결합 방식으로 기존 서피스의 시리즈의 이같은 단점을 극복했다.

완전한 ‘하이브리드 노트북’

서피스북은 완전한 노트북 형태로 디자인됐다. 기존 서피스 시리즈와 달리 노트북처럼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독특한 힌지 덕분에 모니터만 따로 분리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기존 서피스 시리즈의 정체성도 녹여냈다. 기존 서피스 시리즈는 노트북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태블릿PC라고 보기에도 모호한 제품이었다면, 서피스북은 2가지 카테고리를 완벽하게 하나의 형태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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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피스북의 키보드 부분도 달라졌다. 단순한 키보드 역할만 하는 별도의 액세서리에 지나지 않았던 기존 서피스 시리즈와 달리 서피스북의 키보드에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내장돼 있다. 엔비디아의 GDDR5 메모리가 적용된 GPU다. 기존 노트북에 탑재되는 900M 시리즈와 달리 서피스북만을 위해 설계된 일종의 커스텀 GPU라고 보면 된다. MS가 서피스북 개발을 위해 엔비디아와 얼마나 긴밀히 협업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활용된 아키텍처는 엔비디아의 최신 맥스웰 아키텍처다. 하지만 MS는 서피스북의 엔비디아 GPU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성능을 내는지 밝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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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부분에 탑재된 GPU는 모니터를 키보드에 붙였을 때만 동작한다. 모니터를 분리한 상태에서는 인텔 6세대 스카이레이크 중앙처리장치(CPU)에 내장된 내장 GPU를 활용한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GPU 활용이 동적으로 변한다는 뜻이다.

가격은 175만원, 판매는 10월26일부터

서피스북에 구체적으로 어떤 부품이 쓰였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공개된 하드웨어는 다음과 같다. 화면 크기는 13.5인치고, 600만개 픽셀로 이루어져 있다. 해상도는 3000×2000이다. 인텔의 6세대 코어 프로세서 ‘스카이레이크’로 동작하며, 내장 램은 최대 16GB, 저장공간은 최대 1TB다. 애플의 ‘맥북프로’와 비교해 최대 두 배나 더 빠른 성능을 낸다는 게 MS의 주장이다. 모니터 부분만 보면, 인텔의 코어 i7 프로세서가 적용된 가장 얇은 PC라는 점도 서피스북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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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3.0 포트 2개와 SD카드를 끼울 수 있는 슬롯이 마련돼 있다. 5포인트 멀티터치를 지원하는 트랙패드와 백라이트를 지원하는 키보드가 적용됐다. 몸체는 마그네슘으로 설계됐고, 배터리 사용 시간은 12시간 정도라는 게 MS의 설명이다. 기존 서피스 시리즈처럼 펜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모델 구성은 총 5가지다. 가장 싼 모델은 i5 프로세서에 125GB, 8GB 램이 탑재된 제품이다. 하위 모델에는 엔비디아 외장 GPU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가장 비싼 모델은 i7 프로세서에 512GB 저장공간, 16GB램, 외장형 엔비디아 GPU가 탑재된 제품이다. 가장 싼 모델의 가격은 1499달러로 우리돈 약 175만원 정도고, 제일 비싼 제품은 우리돈으로 약 314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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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피스북은 오는 10월26일 출시될 예정이다. 예약판매는 10월7일부터 시작된다. 국내 출시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그동안 모든 서피스 시리즈가 국내 출시된 만큼, 서피스북의 국내 출시도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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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는 2012년부터 서피스 시리즈를 꾸준히 소개해 왔다. 불행하게도 시장에서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서피스 시리즈로 막대한 손해를 보기도 했으니 성공보다는 실패라는 수식이 더 어울렸다. 서피스 시리즈는 종종 조롱거리로 전락하기도 했지만, MS는 포기하는 대신 혁신하기로 마음먹은 모양이다. 서피스북은 MS가 서피스 시리즈에 쏟은 애정의 성과처럼 보인다.

서피스 시리즈는 ‘윈도우8’부터 시작된 모바일과 데스크톱의 통합을 상징한다. 그동안 등장한 서피스 시리즈는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실패했지만, 서피스북 이후 노트북의 형태가 어떻게 변화할지 무척 궁금하다. 거의 30여년 동안 유지돼 온 클램셸 노트북의 외형적 혁신이 기존 노트북 제조업체가 아닌 MS에서 출발했다는 점도 의외다. 서피스북은 MS가 쏘아 올린 노트북 혁신의 신호탄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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