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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션’에서 배우는 스타트업 생존법

2015.10.13

극장가에 때아닌 스타트업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최근 개봉한 헐리우드 영화 ‘인턴’ 때문입니다. 겨우 1년여만에 성공신화를 쓴 30대 스타트업 CEO와 백전노장이라는 수식이 어울리는 70대 ‘인턴사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영화 속 스타트업 ‘어바웃더핏’과 CEO로 분장한 앤 헤서웨이의 연기에 실제 미국의 젊은 기업 문화가 녹아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합니다. ‘인턴’은 국내에서도 관객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인턴’이 주인공은 아닙니다. ‘인턴’과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영화 ‘마션’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마션’은 배우 맷 데이먼이 화성에 홀로 남겨진 화성탐사대원 마크 와트니로 분장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친다는 내용을 담은 SF 영화입니다. 미국 게임 개발업체 ‘블리자드’와 ‘AOL’ 등 IT 업체에서 개발자로 여러 해를 살아온 작가 앤디 위어가 쓴 같은 이름의 소설을 원작으로 했고, 리들리 스콧이 감독했습니다. 화성에 홀로 남겨진 우주인이라는 설정만 봐서는 암울한 SF 스릴러를 떠올릴수도 있겠습니다만, ‘마션’은 상영시간 내내 유쾌함과 낙관을 잃지 않는 즐거운 영화입니다. ‘인턴’이 직접적으로 미국 스타트업의 기업문화를 드러내는 영화라면, ‘마션’에서는 스타트업이 배우면 좋은 마음가짐과 긍정적인 도전정신이 녹아 있습니다. 다소 억지스러운 끼워맞추기 아니냐고요? 한번 들어보세요.

* 영화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 “영화 ‘인턴’에 숨어 있는 IT 기업들” 기사와 함께 읽으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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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야한다”

포기하지 말 것

소셜 ‘마션’ 영문판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I’m pretty much f**ked’. 거친 표현을 좀 순화하고, 우리말로 바꾸면 ‘아무래도 망한 것 같다’ 정도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지구의 무인도도 아니고, 지구에서 7500만km나 떨어져 있다는 화성인데 사실, 큰일났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것 같긴 합니다. 다음 화성 탐사대는 약 4년 뒤에 도착할 예정이고, 식량은 마크 와트니 혼자 소비한다고 가정했을 때 약 300일치 뿐입니다. 게다가 화성에 마련한 탐사기지는 31일만 임무를 수행하도록 설계됐다고 하니 단순히 큰 일이 벌어진 정도가 아닌 것입니다. 누구나 포기할만한 상황에서 마크 와트니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마크 와트니가 화성에서 처음으로 사망한 인물이 아니라, 화성에서 처음으로 작물을 재배하고, 지구로 성공적으로 귀환한 인물로 기록될 수 있었던 것은 포기를 모르는 긍정적인 마음가짐 덕분이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포기를 모르는 이들은 마크 와트니뿐만이 아닙니다. 지상의 과학자들도 마크 와트니 구조를 위해 열정을 불사릅니다.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는 보급선 개발을 단축하고, 실패로 돌아간 계획은 변경하고, 이론적으로만 가능해 보이는 기술을 실현하기 위해 밤을 지새웁니다. 마크 와트니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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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무래도 망한 것 같다(I’m pretty much fucked)”

주어진 자원을 창의적으로 활용할 것

영화 ‘마션’ 속 주인공 마크 와트니의 생존법은 ‘응용’과 ‘재활용’으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자원이 극히 제한된 상황에서 생존 기간을 늘리기 위한 극단적인 실험입니다. 화성탐사 자동차를 생존에 없어서는 안 될 이동수단으로 활용하고, 플루토늄 원자력 전지는 화성의 추운 밤 로버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돕는 난로로 재활용합니다.

마크 와트니는 영화 초반 화장실에 앉아 용변을 처리한 직후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떠올립니다. 다른 화성탐사대원이 남긴 인분을 활용하는 방법 말입니다. 인분으로 일군 화성의 토양이 감자를 길러내는 장면은 영화 속에서도 감동적으로 묘사됩니다. 주어진 자원을 창의적으로 이용하면, 절망 속에서도 솟아날 구멍을 찾을 수 있음을 상징하는 대목입니다.

물을 만들기 위해 불을 붙이는 과정에서도 마크 와트니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빛을 발합니다. 동료 화성탐사대원이 남긴 나무 십자가를 이용해 불을 만드는 장면은 주어진 자원을 얼마나 창의적으로 활용하는가에 대한 사례로 봐도 손색이 없습니다.

과거와 비교해 오늘날에는 스타트업이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이 풍부한 편입니다.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가 대표적입니다.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는 개발 중인 아이디어가 일반 사용자에게 어떻게 어필할 수 있을지 시험해 볼 무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로부터 실제 제품 완성에 필요한 자금 상당부분을 모금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봐도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는 스타트업에게 좋은 초기 자원줄 역할을 합니다.

국내 뷰티 IoT 스타트업 웨이웨어러블도 미국의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 ‘인디고고’를 통해 초기 자금 유치에 성공했습니다. 유이경 웨이웨어러블 커뮤니케이션 매니저는 “크라우드 펀딩은 하드웨어 스타트업에 좋은 기회”라며 ”시장에서 제품이나 아이디어가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 지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양산 단계 전에 테스트해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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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어진 자원을 창의적으로 활용하면 화성에서도 감자를 기를 수 있습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 것

영화 ‘마션’을 관통하는 정신이 있다면, 그것은 ‘낙관’과 ‘도전’입니다. 낙관적인 도전정신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가짐에서 나옵니다. 마크 와트니는 영화에서 작물을 기르기로 결심합니다. 식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죠. 지구로 떠난 대원이 남긴 인분을 활용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세웁니다. 불의의 사고로 온실을 잃었을 때는 식량소비 속도를 조절하는 등 필사적으로 생존 위해 계획을 수정합니다.

마크 와트니뿐만이 아닙니다. 화성에 홀로 남겨진 마크 와트니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지구의 과학자들도 도전에 도전을, 변화에 변화를 거듭합니다. 마크 와트니의 생존 기간을 늘리기 위해 보급선 발사 계획을 세우고, 보급선 발사가 실패로 돌아가자 중국과의 협업도 진행합니다.

불가능 처럼 보이는 계획을 실행하는 데도 주저함이 없습니다. 지구로 귀환 중인 헤르메스호의 탐사대원들은 지구의 중력을 이용해 화성으로 다시 돌아가는 계획을 세웁니다. 우주 임무 기간이 연장되고, 만약 실패할 경우 모든 대원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위험부담 속에서도 말입니다. 동료를 구하겠다는 마음만은 한결같은 것이지요.

대기업도 마찬가지겠지만, 스타트업에서는 유독 계획을 바꾸는 일이 자주 일어납니다. 수정과 변화를 통해 빠른 시간 안에 더 나은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은 작은 조직의 장점이기도 하죠. 스마트 화분과 농업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 중인 국내 스타트업 엔씽의 김혜연 대표도 처음엔 사각형 모양의 화분을 계획했다고 합니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도 똑같지만,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특히 제품 계획이 중간에 많이 바뀌는 것 같아요. 첫 제품은 사각형이었거든요. 지금은 원형으로 양산될 예정이고요. 제품의 회형이 바뀐 까닭은 식물이 자라는 데는 네모 모양의 화분보다 원형이 더 적합하다는 것을 배운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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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닙니다. 스타트업의 계획은 변화하기 마련입니다.

실패에서 배울 것

마크 와트니는 인분화 화성의 토양으로 작물을 재배할만한 온실을 완성합니다. 하지만 다음 문제가 또 나타납니다. 바로 물입니다. 마크 와트니는 와트니는 발사장치에서 얻은 하이드라진 연료와 이리듐 촉매를 이용해 물을 만들 계획을 세웁니다. 질소는 떼내고 남은 수소를 태우면 물이 얻어지는 과학 원리를 이용한다는 발상입니다. 마크 와트니의 첫 번째 도전은 실패합니다. 불을 붙이는 과정에서 마크 와트니가 호흡으로 내뿜는 산소를 미쳐 계산에 넣지 못해 폭발사고가 일어난 것입니다. 다음 도전에서 마크 와트니는 산소량 변화를 줄이고, 혹시 모를 폭발 사고를 대비합니다. 안전하게 불을 붙이는 데 성공하고, 화성에서 첫 감자를 수확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입니다.

김혜연 대표의 생각도 마크 와트니와 같습니다. 실패한 다음 포기하면, 그대로 끝입니다. 하지만 실패를 실수로 인정하고 방법을 바꾸면, 그 경험은 발전의 밑거름이 됩니다. 화성에서 생존하려는 마크 와트니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이 배우면 좋은 마음가짐이기도 합니다. 김혜연 엔씽 대표는 실패와 실수를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설명합니다.

“진짜 실패는 도전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하다가 안 되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실수라고 생각하고요. 잠깐 하고 마는 실수인거죠. 실수를 반복하며, 멈추기 않고 계속 도전하는 것이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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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이 될 만한 자원은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움을 이끌어낼 것

영화 ‘마션’에는 나사가 보급선 발사에 실패한 직후 중국의 국가항천국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장면이 나옵니다. 중국이 비밀리에 보유하고 있던 로켓을 마크 와트니 구조에 활용한다는 내용입니다. 영화의 이 대목을 스타트업에 비유하면 외부 투자자의 도움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도움을 받는 것, 도움을 이끌어내는 것은 신생업체의 지속가능성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은행권 청년창업재단 디캠프의 김광현 센터장은 오늘날 스타트업의 투자유치에 대해 ‘오래 살아남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평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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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이 충분하다면 투자 안 받고 견디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대부분의 자기 돈 만으로는 상품을 기획해 정상 궤도에 올리기까지 버티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과거에는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등 자금을 모으는 경로가 한정돼 있었는데, 최근엔 생태계가 바뀌면서 벤처캐피탈(VC)이나 엔젤투자 등 다양한 곳이 투자자로 나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는 부작용으로 기능하기도 합니다. 창업자의 경영권 약화나 서비스 개발 방향의 전환 등이 대표적입니다. 영화 ‘마션’에서는 중국의 도움을 받은 나사가 차기 화성탐사선에 중국인 우주인을 포함하는 것으로 훈훈한 선에서 거래가 이루어진 모양입니다만, 현실의 부작용은 이보다 심할 수 있지요.

하지만 김광현 센터장은 “스타트업 처지에서는 투자를 받는 것이 몇 안 되는 생존수단 중 하나”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보급선 발사 실패로 망연자실한 나사가 결국 마크 와트니를 구출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의 도움이 있었던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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