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은 왜 ‘버즈피드’를 흉내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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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미디어가 꿈틀대고 있다. 육중한 조직의 무게 탓에 변화에 쉽사리 쫓아가지 못하던 때와는 다른 양상이다. <버즈피드>, <허핑턴포스트>로 상징되는 뉴미디어들의 행보를 베끼거나 닮아가며 잃어버린 수용자를 되찾기 위해 발버둥을 치고 있다.

글로벌 뉴스 네트워크 <CNN>의 행보는 단연 눈에 띈다. 창사 35주년을 맞은 <CNN>은 인터넷 전략 측면에서도 손꼽히는 혁신을 시도하는 몇 안되는 케이블 방송사다. ‘CNN 파이프라인’이라는 주문형 방송 서비스를 온라인에 개설하는가 하면 시민저널리즘이 한창 붐을 일으킬 땐 ‘아이리포트’라는 서비스를 열어 시민들이 직접 제작한 뉴스 콘텐츠를 수용하기도 했다.

버즈피드를 벤치마킹해 설립한 CNN의 '그레이트빅스토리' 홈페이지.

<버즈피드>를 벤치마킹해 설립한 <CNN>의 ‘그레이트빅스토리’ 홈페이지.

지난 10월20일 문을 연 ‘그레이트빅스토리‘는 <CNN>이 <버즈피드>를 겨냥해 내놓은 디지털 영상 뉴스 프로젝트다. 사건 현장의 생생함을 강조하는 <CNN>의 뉴스 콘텐츠와 달리, 그레이트빅스토리는 가볍고 흥미로운 뉴스를 지향한다. 영상의 러닝타임도 1~2분으로 짧다. 뉴스 조직 특유의 진지함과 무게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레이트빅스토리가 게시한 첫번째 영상 ‘허리케인의 심장부로 날아가다’를 보면 색깔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이 영상은 허리케인 사냥꾼으로 불리는 비행기 조종사 저스틴 키베이와의 인터뷰 콘텐츠다. 인물 인터뷰 영상임에도 당사자는 등장하지 않는다. 모형 비행기를 솜털 속으로 날려보내는 재치있는 연출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버즈피드> 영상의 발랄함이 인터뷰 영상에 녹아들어있다.

이후 발행된 영상들도 이 같은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뉴스라는 진지한 소재를 유쾌한 형식으로 풀어내 시청자들의 구미를 끌어당긴다. 효과도 곧장 나타나고 있다. 개설된 지 채 며칠도 되지 않았지만 페이스북 페이지의 좋아요 수는 13만건에 육박했다. 일부 영상 콘텐츠는 공유수가 4만건을 훌쩍 넘길 정도로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CNN>이 그레이트빅스토리를 개설한 이유는 전통 뉴스를 소비하지 않는 밀레니얼 세대를 다시 뉴스 소비자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젊은 감각으로 뉴스를 재구성해 떠나간 10·20대를 온라인 영역에서 묶어두겠다는 발상이다. 칩 프로듀서인 쿠트니 쿠페는 지난 10월21일 <애드위크>와의 인터뷰에서 “고프로, 인스타그램, 유튜브와 함께 성장한 도시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했다”고 말했다.

<CNN>은 이들 밀레니얼 세대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해 디지털 영향력을 인정받은 직원들을 데려와 팀을 구성했다. 영입된 직원 가운데에는 <버즈피드> 출신도 있다. 물론 <CNN> 직접 설립한 스타트업인 만큼 <CNN> 출신이 창업 멤버에 포함돼 있다. 앤드류 모스나 크리스 버렌드는 <CNN>과 <CNN> 디지털의 부사장을 역임한 이들이다.

그레이트빅스토리의 수익모델은 네이티브 광고다. 프리롤 광고나 배너광고를 배제하고 네이티브 영상 광고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영상의 문법부터 수익모델에 이르기까지 <버즈피드>를 쏙 빼닮은 모습이다.

그레이트빅스토리는 페이스북, 유튜브, 스냅챗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유통한 뒤 2016년부터는 애플TV, 로쿠 등 OTT 채널로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일부 영상은 <CNN> 케이블 채널을 통해서도 방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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