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촌길, IoT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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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날수록 마을에 상점을 차린 소상공인은 행복해진다. 하지만 관광객이 소음을 내고, 주차문제로 시비를 만들어낼수록 원주민의 삶은 고단해진다. 마을을 삶의 터전으로 삼은 이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럽다. 공간 자체가 콘텐츠인 지역에서는 흔히 발생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서울의 북쪽, 북악산의 남쪽, 전통과 첨단이 공존하는 북촌이 그렇다.

10월24일 북촌에서 서울시가 주최한 ‘북촌 사물인터넷(IoT) 개방의 날’ 행사가 마련됐다. 북촌에서는 IoT 기술로부터 도움을 받아 도시문제의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이날 개방의 날 행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정세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종로구)이 참여했다. 국내 다양한 기술 스타트업이 북촌을 무대로 소음과 쓰레기, 주차문제 등 도시문제의 해법을 제시하는 IoT 기술을 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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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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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큐브랩이 북촌에 설치한 ‘클린캡’

쓰레기 관리하고, 게임으로 체험하고

북촌 IoT 기술 체험의 시작은 안국역 풍문여고부터다. 풍문여고 정문은 삼청동과 북촌으로 이어지는 산책길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이곳에 첫 번째 IoT 기술이 마련돼 있다. IoT 스타트업 이큐브랩이 제작한 ‘클린캡’이다. 클린캡은 쓰레기통 위에 부착하는 적외선 장비다. 쓰레기통이 일정 수준 이상 채워지면 자동으로 서울시의 다산 콜센터로 연락하도록 설계됐다. 이큐브랩의 쓰레기 감지 적외선 센서는 북촌 전역에 마련된 약 20여개의 쓰레기통에 설치됐다. 쓰레기통을 주기적으로 비워야 하는 환경미화원의 동선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주는 솔루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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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게이트가 교육박물관에 도입한 ‘북촌 러닝맨’ 서비스

풍문여고 산책길을 따라 사거리로 올라가면, 오른쪽에서 서울교육박물관을 찾을 수 있다. 교육박물관에서는 유비게이트가 개발한 ‘북촌 러닝맨’ 게임이 도입됐다. 마치 TV 프로그램 ‘러닝맨’처럼 교육박물관을 무대로 게임을 즐기도록 고안된 서비스다. 박물관 전시물을 보고, 관련 문제를 풀거나 북촌 한옥마을에 어울리는 ‘미션’을 수행해 관광객의 북촌 방문에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관광에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기법을 도입한 사례로 박물관 관람에 집중도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날 개방의 날 행사에 자녀와 함께 교육박물관을 방문한 박지영 씨(38)는 “아이들이 매우 좋아했다”라며 “관람물에 대한 집중도를 올리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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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스미스가 북촌에 설치한 환경감지센서

주민을 위한 주차관리, 아이를 위한 안심등교

교육박물관과 정독도서관을 바라보는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내려가면, 가회동 성당과 제동초등학교로 빠져나가는 길과 만난다. 이큐브랩의 ‘클린캡’과 유비게이트의 ‘북촌 러닝맨’이 관광객을 위한 IoT 솔루션이라면, 이큐브랩의 두 번째 북촌 IoT 솔루션인 주차 관제 시스템과 이노온의 ‘파킹플랙스’, 스파코사의 자녀 안심 서비스는 북촌 주민을 위한 기술이다.

이큐브랩은 적외선 센서를 이용해 불법 주정차단속 지역을 관제할 수 있는 장비를 개발했다. 초등학교 정문 앞이나 소방서 앞 등 주차가 허용되지 않는 곳을 단속하는 장비다. 적외선 센서가 주정차 금지구역에 들어선 자동차를 감지하면, 관련 공무원이 웹페이지를 통해 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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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온의 주차공유 솔루션 ‘파킹플랙스’

반대로 주민이 주차공간을 이용해 공유경제활동에 참여하도록 돕는 서비스로 북촌에 마련됐다. 이노온이 개발한 파킹플랙스가 대표적이다. 거주자 우선 주차 구역은 낮에는 보통 주차되는 차량이 없다. 파킹플랙스는 거주자 우선 주차공간에 주차장 관리 센서를 부착해 관광객이 실시간으로 빈 주차공간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주민은 자신의 집에 마련된 주차장을 이용해 이익을 거둘 수도 있어 좋다. 수많은 관광객이 몰고 오는 차량으로 몸살을 앓는 북촌에서 주민과 관광객의 주차 문제를 공유경제를 통해 해결하는 솔루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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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코사의 자녀 안심 등교 서비스

스파코사의 자녀 안심 서비스는 비콘을 이용한 기술이다. 아이들의 목걸이나 운동화 등에 부착한 센서를 북촌 전역에 마련된 환경감지센서가 탐지할 수 있도록 했다. 북촌 골목골목 마련된 센서는 아이의 목걸이 센서를 감지해 동선을 파악한다. 만약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목걸이의 단추만 누르면 즉시 신고로 이어진다. 부모는 아이들의 동선을 스마트폰의 응용프로그램(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스파코사는 비콘 센서 100개를 북촌의 제동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지급하고, 서비스를 시범 운용 중이다. 아이들의 센서를 감지하는 장비는 피플앤드테크놀로지에서 개발해 북촌 일대에 14대를 설치했다.

북촌에는 환경 정보를 검출하기 위한 환경감지센서도 설치돼 있다. 토이스미스에서 제작한 환경감지센서는 북촌에서 발생하는 소음이나 악취, 온도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북촌 일대 주요 지점 14곳에 장착돼 있지만, 앞으로 140여개까지 확장해 설치할 계획이다. 다른 스타트업이 토이스미스의 환경감지센서가 수집하는 각종 데이터를 활용해 더욱 다양한 서비스를 기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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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회동 성당에 도입된 증강현실 기술 ‘가회동 성당 AR'(정세균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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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회동 성당에 도입된 증강현실 기술 ‘가회동 성당 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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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회동 성당의 증강현실 안내 서비스는 올리브스토리가 비콘으로 도입했다.

관광 경험 혁신하는 가회동 성당의 증강현실

제동초등학교를 오른편에 두고 북쪽으로 5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왼편에서 가회동 성당과 만날 수 있다. 가회동 성당에는 관광객을 위한 증강현실 기술이 구현돼 있다. 올리브스토리가 비콘 기술로 제작한 스마트 박물관 안내 서비스다.

가회동 성당 내부에 마련된 전시실에는 비콘 센서가 부착돼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에서 ‘가회동 성당 AR’ 앱을 내려받으면, 성당 내부 전시실로 들어갈 때 증강현실 체험 알림을 받을 수 있다. 비콘이 부착된 전시물에 스마트폰을 비추면, 전시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현재 가회동 성당을 중심으로 7개 전시물에 증강현실 안내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 지금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만 증강현실 안내를 체험할 수 있지만, 올리브스토리는 곧 아이폰용 가회동 성당 AR 앱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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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플래닛의 ‘시럽’ 앱에서 ‘삼청동 앤 북촌 가이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소상공인 살찌우는 SK플래닛의 ‘시럽’

가회동 성당을 나와 좁은 2차선 차도를 건너자. 작은 카페와 음식점이 옹기종기 들어 앉은 다양한 골목길이 펼쳐진다. 마을 골목을 누비며 남들은 모르는 나만의 북촌 ‘핫 플레이스’를 발굴하는 것도 북촌을 방문하는 이들이 경험할 수 있는 작은 재미다. SK플래닛이 서비스 중인 ‘시럽’이 분위기 좋은 카페나 음식점을 찾으려는 관광객의 편의를 돕는다.

북촌 IoT 시범 특구 프로젝트에 참여한 SK플래닛은 시럽 앱 안에 ‘삼청동 앤 북촌 가이드’ 기능을 추가했다. 북촌 가이드에서는 북촌 지도를 통해 시럽페이 가맹점을 확인할 수 있다. 찾아가려는 상점까지 도보 내비게이션으로 안내를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 북촌만을 위한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셈이다. SK플래닛의 ‘시럽오더’를 활용하면, 상점 밖에서도 음료나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결제는 시럽페이나 신용카드를 쓰면 된다.

시럽의 삼청동 앤 북촌 가이드는 관광객이 GPS의 위치정보를 바탕으로 근처 상점의 쿠폰이나 할인행사 알림도 보내준다. SK플래닛은 시럽이 관광객의 발길을 소상공인의 점포로 이끄는 솔루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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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스타트업 협력 이끄는 소통창구 필요해”

박원순 서울시장, 정세균 의원과 함께 북촌 IoT 개방의 날 행사에 참여한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소통 창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북촌 IoT 프로젝트에 참여한 스타트업이 서로 쉽게 협력할 방법을 찾아달라는 의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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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토이스미스가 북촌에 설치한 환경감지센서는 일종의 IoT 데이터 플랫폼이다. 북촌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측정하고, 대기의 질을 관측하며, 비콘 센서를 탐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 자체로는 그저 데이터일 뿐이지만, 스파코사의 비콘을 활용한 자녀 안심 등교 서비스와 맞물리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어느 한 스타트업이 한가지 기술로 도시문제 해법을 제안하기보다는 다른 업체의 기술과 협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더 나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이다.

최영훈 서울시청 정보기획관은 “내년에는 지금보다 좀 더 공격적으로 예산 계획을 수립했다”라며 “스타트업에 적극적인 지원을 계획 중이고, 스타트업 사이에 공유와 연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물리적인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스타트업 인큐베이션 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또, 서울시는 북촌 IoT 시범사업에 참여한 스타트업의 다양한 기술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해외 진출에는 인텔코리아가 다리를 놓기로 했다. 인텔코리아는 전세계에 갖고 있는 기술과 네트워크, 협력업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권명숙 인텔코리아 사장도 이날 개방의 날 행사에 참여해 “IoT가 지향하는 환경과 교통 등 모든 분야에서 해외진출을 지원할 것”이라며 “인텔이 전세계에 갖고 있는 다양한 네트워크와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북촌은 서울시의 첫 번째 IoT 시범사업 공간이다. 북촌의 IoT 솔루션은 11월 한 달 보강 기간을 거쳐 오는 12월 일반 관광객이 자연스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북촌의 IoT 실험을 발판 삼아 다양한 지역으로 도시문제 해법을 전파한다는 방침이다.

정세균 의원은 “젊은 세대의 역량이 곧 수익모델로 연결되면 바랄 것이 없다”라며 “이러한 서울시의 도전이 젊은 세대의 성과로 연결돼 새로운 세대가 힘을 얻고,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길 기원한다”라고 설명했다. 정세균 의원은 종로구를 비롯한 서촌 등에도 북촌 IoT와 비슷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북촌에서 얻은 IoT 시범사업 노하우를 다른 지역에 적극적으로 적용할 생각이다. 스타트업의 사업 공간이 확장되면, 더욱 다양한 수익실험을 할 수 있는 덕분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북촌 실험을 바탕으로 ‘G벨리’ 프로젝트에서 2단계로 사업을 시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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