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진출 꿈꾸신다면…” 레페리 대표의 조언 5가지

가 +
가 -

△ 최인석 레페리 대표

△ 최인석 레페리 대표

뷰티 전문 MCN(다중채널 네트워크) 사업자인 레페리 뷰티 엔터테인먼트(레페리)는 최근 중국 진출과 관련해 가장 고무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스타트업입니다. 이번 달에만 중국 최대 뷰티 콘텐츠·상거래 모바일 앱 ‘메이라’, 중국 동영상 플랫폼 ‘유쿠’와 독점 파트너십 계약 소식 연달아 들려줬습니다. 레페리는 홍콩에 법인을 설립한 상태며, 지금은 중국에 건너가 현지 사무실 개소 준비에 한창입니다.

대기업도 아닌 스타트업 레페리는 어떻게 현지 파트너를 만나 중국 진출을 할 수 있었을까요?  “중국에서 실제 사업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이제 시작이다”라고 겸손하게 말하는 최인석 레페리 대표가 중국 시장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며 지금껏 자신의 겪은 얘기를 <블로터>에 공유했습니다. 아래 내용은 최인석 대표와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한 글입니다. (편집자)

1. “지금 당장 중국에서 초대박은 안 나요.”

△ 지금 당장 영상으로 '초대박' 낼 생각 아니죠? (사진 : 플리커. CC BY ND 2.0)

△ 지금 당장 영상으로 ‘초대박’ 낼 생각 아니죠? (사진 : 플리커. CC BY ND 2.0)

중국에서 동영상으로 지금 당장 초대박 낼 생각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LTE 보급이 다 되지 않아 인터넷 느린 상황이다. 국내도 유튜브라는 플랫폼과 유튜버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시점이 정확하게 LTE가 보급된 시점과 겹친다. 그건 미국도 마찬가지다. 현재 중국 시청자들은 자유롭게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지는 않다. 특히 동영상 콘텐츠는 더욱 그렇다. 게다가 일인 제작자들도 아직 많이 출현하지 않은 상태다.

아직 LTE 통신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음에도 중국에서는 동영상 사업 관련해 인수전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7년까지 예산 210조원을 들여 LTE망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2년 안에 중국에 미디어 빅뱅이 터진다는 얘기다. 사실 지금 중국은 크리에이터도 그들 나름의 영역을 만들어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지만 사실 많진 않다. 우리나라를 생각하고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 안 된다.

2. “유튜브와 유쿠는 다릅니다.”

△유튜브가 '폴라베어'라면, 유쿠는 판다? (사진 : 위키피디아)

△ 유튜브가 ‘폴라베어’라면, 유쿠는 판다곰? (사진 : 위키피디아)

중국에서 유튜브와 페이스북이 안 된다는 건 다들 알고 계실 것이다. 중국 플랫폼을 활용해야 한다. 대표적인 플랫폼이 유쿠다. 흔히들 유쿠에 대해 ‘중국판 유튜브’라고 표현한다. 중국 최대 동영상 플랫폼이란 측면 외에 유튜브와 유쿠는 시스템이 완전히 다르다. 유튜브는 알고리즘을 통해 상대적으로 기회의 평등이 있다. 매우 비약해서 표현하자면 민주주의 사회다. 하지만 이에 비해 유쿠는 스스로 성장하기가 어려운 플랫폼이었다. 그냥 유쿠에 동영상을 올리는 식으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 (영상을 하나 올리면 불법 복제된 영상 수십개가 올라온다.)

레페리는 유쿠 본사와 제휴를 맺는 방식을 택했다. 그래서 유쿠와 레페리 소속 크리에이터인 ‘다또아’와 ‘밤비걸’의 독점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유쿠는 다또아와 밤비걸 채널의 공식 라이선스를 부여하고 저작권 관리, 채널 홍보 등을 맡아준다. 대신 레페리는 다른 동영상 플랫폼에는 영상을 안 올리고 유쿠에만 제공하기로 했다.

3. “한국과 중국은 커머스 플랫폼 구조가 다릅니다.”

△ e 커머스 (그림 : 플리커. CC BY 2.0)

△ e 커머스 (그림 : 플리커. CC BY 2.0)

유튜브와 유쿠가 다르듯 커머스 플랫폼 구조도 다르다. 하지만 대부분 국내 사업자들이 중국에 진출할 때 국내에서 사업하던 틀을 그대로 가져간다. 중국 커머스 플랫폼 구조는 C2B2C(Consumer-to-business-to-consumer, 소비자가 기업을 통해 각종 서비스나 물품을 다른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형태)다. 사실 이게 (한국 사업자들이 중국 진출할 때 어려움을 겪는)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사업자들은 C2B2C 방식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건 뷰티뿐만이 아니다. 한국에서 하듯이 어디어디 몰에 ‘입점’을 하고 자체 공식 온라인 몰을 만들어낸다. 회사가 통째로 움직이는 것이다. 그런데 이 C2B2C플랫폼이라는 게 국내에서 생소한 개념이긴 하다. 한국에 이런 식으로 된 가장 비슷한 커머스 모델은 ‘중고나라’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중국 커머스 모델은 개인들이 파는 게 핵심이다. 이런 1인 셀러, 따이공(보따리상)들을 주목했으면 좋겠다. 이 개인들이 한국 화장품 유통을 하며 가격 경쟁을 하다 보니 단가가 추락하고 있다. 그런데 또 싸면 가품이라고 하고, 너무 비싸면 정품이라고 믿어주긴 하는데 잘 안 팔린다. 어쩌라고. 한국 화장품이 중국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건 확실한데 사실 한국 화장품에 대해 정품 인증을 할 방법이 없는 거다.

메이라가 레페리와 제휴 맺은 배경 중 하나도 ‘제대로 된 따이공을 만들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유명하고 친숙한 뷰티 크리에이터가 정품을 ‘인증’하는 마케팅 전략인 셈이다. 예를 들어 같은 제품의 파운데이션을 파는 가격이 천차만별이고 어떤 게 정말 정품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2000~3000원 더 비싸도 ‘다또아’ 언니가 추천하는 제품 사는게 후련하지 않을까.

4. “중국에 대해 막연히 생각만 말고 부딪혀 보세요.”

△ 출처 : 디즈니 블로그

△ 짜이찌엔!!…. (…) 출처 : 디즈니 블로그

뷰티 전문 MCN이라는 밑그림을 그릴 때부터 중국 진출을 염두에 뒀다. 중국에서 사업하려면 현지 파트너는 필수라고 생각한다.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위챗으로 메시지 보내는 것부터 무작정 시작했다. 그런데 내가 중국어를 잘 몰랐고 당시엔 도와줄 직원도 없었다. ‘구글 번역기’로 한 번 돌리고 ‘플리토’를 활용하는 식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다 답장이 오면 또 메시지를 보냈다. 실제로 존재하는 회사라는 믿음을 주기 위해 사무실 사진도 찍어서 보내고. 마치 펜팔 하듯이. 처음엔 유쿠에 동영상 올리는 것도 처음엔 한나절이 걸렸다. 중국 대륙에 직접 가보는 것도 추천한다. 난 사실 밑바닥부터 무조건 부딪혔다. 그러다 보니 막연히 공부하고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배우게 됐다. 그 과정에서 사람들도 만나게 되고.

아, 그리고 나도 중국인들을 불신해야 한다는 그런 식의 조언들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난 그런 마인드를 다 버리고 접근했다. 내가 짧게 경험한 중국인들은 의사소통과 결정이 빠르다. 엄청 열심히 일하고 멋있는 사람도 있고. 물론 한국인들의 특성이 모두 제각각인 것처럼 중국도 이런 저런 사람이 있을 것이다. 다만, 그들을 불신하지 않는 대신 중국인들이 못 만드는 매력적인 무기를 내밀어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했다. 사업자들 대상으로 피칭을 할 때면 우리가 해야 하는 것과 당신들이 해야 하는 것, 우리가 얻는 것, 당신들이 얻는 것을 매우 명확하게 구분해서 설명했다.

5. “중국어·중국 문화 능숙지 않다면 CEO는 주인공 양보해요.”

△ 중국 미팅 자리에서 최인석 대표의 모습 (사진 : 플리커. CC BY 2.0)

△ 중국 미팅 자리에서 최인석 대표는 아마 이런 모습 (사진 : 플리커. CC BY 2.0)

나는 중국어를 잘 못한다. 어렸을 적 중국에서 살았다거나 중국 유학 경험도 없다. 그래서 중국 업무를 맡아줄 직원을 채용했다. 다른 거 하나도 안보고 중국에서 오래 거주해 중국어를 잘하고 중국 문화를 잘 아는 친구를 뽑았다.

처음 이 친구와 중국 사업 미팅을 갔을 때는 내가 말을 하고 이 친구가 번역을 해주는 식이었다. 일종의 통역사 역할이었던 거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싶더라. 그런 식으로 그 친구를 한 번 거친 의사소통을 해서는 ‘꽌시(關系)’라는 게 생기지 않을 것 같았다. 그 직원에게 통역사보다는 외교관 역할을 주는 게 더 옳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내가 뒤로 빠지고 그 친구를 전면에 내세웠다.

대표가 주인공이 되려고 하는 것보다 그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그리고 그 친구가 중국 문화를 잘 아는 것도 있었지만 덤으로 사회성도 좋았다. 사업 미팅도 잘했다.그래도 솔직히 처음에는 더 번역해주길 바라기도 했고 대표인지라 마음 한 구석에서는 통솔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당연히 중요한 사안을 결정할 때는 중간중간 나에게 의견을 구한다. 미팅 자리에서 난 노트북을 펴놓고 회의 정리를 많이 한다.(웃음) 중국에 가면 참 심심하다.

네티즌의견(총 1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