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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교통위반 ‘딱지’는 누구에게?

2015.11.13

구글에는 다소 민망할 수도 있는 상황이 미국 도로에서 연출됐다.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 때문이다. 구글은 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에서 자율주행자동차 주행을 시험 중인데, 현지시각으로 11월12일 경찰이 주행 중인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를 막아선 것이다. 주행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게 이유였다. 결론부터 말하면, 구글 자율주행자동차는 교통법규를 어기지 않았다.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자율주행자동차에 관한 규제 문제와 교통 당국의 섬세한 규정에 관해 여러 시사점을 가진 해프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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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알렉산더 밀로스키 페이스북

자율주행자동차가 경찰로부터 경고를 받는 장면은 페이스북 사용자 알렉산더 밀로스키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린 덕분에 알려졌다. 사진을 바탕으로 한 현지 언론의 보도가 이어지자 구글도 구글플러스의 자율주행자동차 공식 계정을 통해 사건이 일어난 경위를 설명하기도 했다. 구글플러스 공식 계정이 밝힌 내용을 따르면, 당시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는 시간당 25마일 수준의 속도로 주행 중이었다. km/h 단위로 바꾸면 시간당 약 40km 속도로 주행한 셈이다.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최소 제한속도 규정(22400)을 통해 정상적인 차량의 흐름을 방해하는 느린 속도로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경찰이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를 길가에 세운 것은 이런 까닭에서다.

캘리포니아의 마운틴뷰 경찰(MVPD)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이번 일이 일어난 이유를 설명했다. 교통 흐름을 방해할 정도로 느리게 주행해서는 안 되지만,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는 다른 규칙을 적용받는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마운틴뷰 경찰은 블로그에서 “해당 자동차는 시간당 35마일(약 56km/h) 도로에서 시간당 24마일(약 38km/h) 속도로 주행 중이었다”라며 “경찰관이 자동차를 세우고 가까이 다가간 이후 해당 차량이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인 것을 인지했다”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주 정부 교통 당국은 자율주행자동차, 혹은 전기자동차에 관한 규정을 별도로 마련해 운영 중이다. 이름은 ‘지역 전기자동차(Neighborhood Electric Vehicle, NEV), 저속차량에 관한 정의(Low-Speed Vehicle, LSV))’다. 이 규칙을 따르면,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는 시간당 20마일(약 20km/h) 이상의 속도로 달릴 수 있지만, 시간당 25마일(약 40km/h) 속도를 초과할 수는 없다. 다시 말해, 해당 사진에 등장한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는 캘리포니아 정부의 규칙을 어기지 않은 셈이다.

구글 자율주행자동차의 구글플러스 계정은 “우리는 안전상의 이유로 프로타입 자동차의 속도를 25마일로 제한했다”라며 “프로토타입 자율주행자동차가 지역 도로에서 무서운 존재로 주목받는 대신 친숙하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것으로 느끼도록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일은 두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하나는 자율주행자동차가 교통법규를 위반했을 때, 경찰은 누구에게 ‘딱지’를 끊어야 할 것인가에 관한 문제다. 운전은 자율주행시스템이 했는데, 운전석에 있던 운전자는 억울할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자율주행자동차의 운전석에 앉아 있던 운전자가 경찰과 이야기를 나누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새로운 기술을 대하는 꼼꼼한 태도도 주목할 만하다. 고속도로 등에서 최소 제한속도 아래로 주행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위법한 일이지만, 별도의 NEV 규정을 만들어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나 다른 전기차에 관한 규칙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전 속도에 행정적 규제가 보폭을 맞춘 사례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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