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애인, 페이스북에선 쉽게 정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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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하면 페이스북은 개인정보를 망라한 각자의 ‘가족관계증명서’와도 같습니다. 어디에 사는지,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느 학교에 다녔으며, 지금은 어떤 직장에 있는지 모두 알고 있으니까요. 심지어 친구는 몇 명인지, 사용자가 누구와 연애 중인지까지 알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페이스북은 어쩌면 가족관계증명서보다 훨씬 뛰어난 기록소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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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곧 페이스북이고, 페이스북이 곧 나인 분들을 위해 11월19일(현지시각), 페이스북이 새로운 도구를 소개했습니다. 이른바 ‘헤어진 연인을 위한 도구’입니다. 페이스북에서 누군가와 연애 중이라고 표기한 분들 많으시죠? 만약 그 사람과 헤어지게 된다면 한바탕 크게 울고, 이 기능을 이용해 보세요. 페이스북이 마음까지 위로해주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불편한 일은 겪지 않도록 도와줄 수는 있습니다.

페이스북 관계 정리 도구의 핵심은 자연스러움과 꼼꼼함입니다. 하나씩 봅시다. 우선, 헤어진 연인과 친구 관계를 끊지 않아도 됩니다. 굳이 차단할 필요도 없습니다. 어젯밤 그 사람과 이별했다고, 다음 날 아침 페이스북에서 연인 관계 상태를 싱글로 바꾸는 일은 아무래도 부자연스럽잖아요. 게다가 타임라인에서 다른 친구들의 관심도 받게 되고 말이죠.

페이스북의 관계 정리 도구를 쓰면, 친구관계를 끊거나 차단하지 않아도 더이상 그 사람이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나타나지 않도록 설정할 수 있습니다. 습관처럼 페이스북에 접속했다가, 마치 교통사고라도 당한 것마냥 꼴 보기 싫은 얼굴과 마주쳐 기분 상할 것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입니다. 친구의 이름을 태그하려 할 때, 그 사람의 이름이 추천 목록에 뜨는 일도 없죠. 눈에서 멀어지도록 돕는 셈입니다.

반대로, ‘구여친∙구남친’이 더이상 사용자가 올린 게시물을 볼 수 없도록 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사진이나 상태 업데이트, 동영상 등을 노출하고 싶지 않을 때 설정하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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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관계 정리 도구

사용자와 전 연인이 함께 태그 된 과거 게시물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하나하나 찾아가며 지우느라 품을 팔지 않아도 됩니다. 이별한 상대와 함께 태그된 게시물을 누가 볼 수 있도록 할지 제한하는 설정도 포함돼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꼼꼼한 배려가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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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윈터스 페이스북 프로덕트 매니저는 페이스북의 뉴스룸 페이지에서 관계 정리 도구를 소개하며 “이번 기능은 삶의 어려운 순간을 통과하고 있는 이들을 돕기 위한 우리의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라며 “이 도구로 사람들이 더 편하고 쉽게 페이스북에서 관계를 정리하길 바란다”라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켈리, 혹시 얼마 전 실제로 이별을 경험한 것은 아니겠죠? 켈리의 사정이야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관계 맺음과 이별의 아픔을 잘 이해하는 개발자라는 점은 확실히 알겠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별 상대에게 사용자가 이처럼 설정을 변경했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미 관계를 정리한 이들에게도 좋은 기능이지만, 은밀하고 비밀스럽게 이별을 준비 중인 이들에게도 유용합니다.

페이스북의 관계 정리 기능은 아직 실험 단계입니다. 우선 미국에 있는 사용자가 모바일에서만 쓸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페이스북에서 ‘연애중’ 상태를 유지했다가 이 상태를 ‘싱글’로 바꾸는 이들에게 제한적으로 제공되는 기능입니다. 어서 빨리 전세계 사용자에게 확대돼 국내에서도 많은 이들이 이 도구를 쓰게 되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 기능을 쓰는 날이 오지 않는 게 가장 좋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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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 보고, 덜 보여주고, 볼 수 있는 사람을 제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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