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즈베리파이, ‘소셜오디오’로 변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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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하다. 간단해 보이는 듯하면서도 복잡하다. 오디오인지 스피커인지 경계도 모호하다. 그래서 더 매력적인지 모른다.

메이커 커뮤니티 ‘서큘러스’팀이 개발한 소셜오디오 ‘파이오’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콘셉트로 제작된 반조립형 오디오 시스템이다. 클라우드를 중심 축에 놓고 스마트폰과 오디오가 연결된 구조다. 오디오 자체는 오픈소스 하드웨어인 라즈베리파이 A+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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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오 소셜오디오 실제 설치 사진.(사진 출처 : 서큘러스 페이스북 페이지)

라즈베리파이는 파이오의 핵심 프로세서다. 스마트폰에서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넘어온 정보를 처리하고 스피커로 넘겨준다. 그 덕에 스마폰에서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들이 오디오로 쏙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음성인식 기능이 한 예다.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의 음성인식 기능을 이용해 사용자가 “날씨를 알려줘”라고 말하면 답변은 파이오가 대신해준다.

파이오의 기능을 일상적 용도로 확장해보자. 400km 떨어진 부모님 댁에 소셜오디오를 놔드리면 아침 풍경이 달라질 수 있다. 타지에 있는 자녀들이 스마트폰으로 파이오에 문자를 보내면, 파이오가 해당 문자를 부모님께 대신 읽어줄 수 있다. 부모님이 아니라 연인이라면? 달콤한 사랑의 세레나데를 먼 곳에 있지만 옆에 있는 것처럼 들려주는 것도 문제 없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음악도, 라디오도 함께 들을 수 있다. 그래서 소셜오디오다.

소셜오디오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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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오의 리모콘 모바일앱. 주요 메뉴로 음악, 라디오, 메시지, 알람 등이 제공되고 있다.(사진 출처 : 서큘러스 페이스북 페이지)

파이오는 메이커 커뮤니티 ‘서큘러스’에 속한 3명의 개발자들 손에서 빚어졌다. 소프트웨어 교육에 관심을 갖고 있던 이들은 ‘코딩 교육을 흥미롭게 진행할 수 없을까’ 고민에 빠져 있던 터였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사물인터넷(IoT)과 결합해보면 어떨까라는 방향으로 생각을 뻗었고 곧 실행에 옮겼다. 그렇게 손수 빚어낸 메이커 제품이 파이오다.

파이오는 메이커 문화의 응결체다. 라즈베리파이라는 두뇌에 노드JS로 짠 코드로 영혼을 담고 3D 프린터로 찍어낸 외장을 붙여냈다. 여기에 스피커와 같은 소소한 주변기기가 연결되면서 세상에 하나뿐인 오디오로 탄생하게 됐다. 메이커 특유의 조립방식인 만큼 일부 주변기기는 사용자가 교체해도 무방하다.

무엇보다 파이오의 장점은 진화하는 데 있다. 테슬라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만으로 기능이 향상되듯, 파이오도 지속적으로 펌웨어가 판올림되면서 성장하는 기기다. 기연아 씨는 “한 번 사면 그것으로 끝나는 제품이 아니라 테슬라, 아이폰처럼 지속적으로 사용자와 교감하고 스스로 발전하는 동반자가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는 테슬라처럼 와이파이만 연결되면 자동으로 진행된다. 최신 업데이트 파일을 내려받아 설치해야 하는 수고가 필요 없다. 기씨는 사용자들의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해 인터넷 카페도 개설했다. 기연아 씨는 “현재 자체 API를 제작 중인데 API를 활용해 다양하게 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코딩 가능하면 새 기능 추가도 쉬워

파이오는 코딩만 가능하면, 나만의 기능도 만들어낼 수 있다. 리모콘의 제어 코드가 오픈소스로 공유돼 있어서다. 서큘러스라는 코드 전용 플랫폼에서 소스코드를 내려받아 적절히 수정한 뒤 ‘적용하기’ 버튼만 누르면 파이오는 새 제품으로 탄생한다. 소프트웨어가 중심이며 하드웨어는 거들 뿐인 제품인 것이다.

뜯어보면, 파이오는 스마트폰의 리시버에 불과하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주요 기능들을 파이오가 수신해 스피커로 내보내는 정도다. 현재로선 블루투스 송·수신을 지원하지 않아 불편함도 감수해야 한다. 집안에 와이파이가 흐르고 있어야만 이용이 가능하다. 비어 있는 듯 뭔가 모를 부족함은 메이커 제품들의 단점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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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것이 또한 장점이 된다. 비어 있기에 마음껏 채워 넣을 수 있다. 코드를 덧붙여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도 있고, 스피커를 교체해 더 고품격 제품으로 재구성할 수도 있다. 사운드클라우드만 재생할 수 있는 음악 선물 기능도 얼마든지 확장해볼 수 있다. 단, 고품격 오디오를 기대한다면 일찌감치 기대를 버리는 것이 좋다. 오디오를 사람과 사람을 매개하는, 가족과 연인과 친밀감을 북돋우는 도구로 활용해볼 요량이라면 고민해봄직한 제품이다.

기연아 씨는 파이오의 크라우드펀딩을 진행 중이다. 모금에 성공한다면 고급 모델을 개발하고 소프트웨어 교육을 확대하는 데 써볼 계획이란다. 기연아 씨는 11월20일 <블로터>와 전화 통화에서 “현재 고급제품 개발도 준비하고 있다”라며 “특히 음질에 민감한 사용자를 위해 고급 스피커를 부착한 모델을 만들어볼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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