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알바’의 일상과 스마트폰이라는 ‘족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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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세대의 모바일 조건

청년 노동의 일상을 지배하는 스마트폰이라는 모바일 기술은 그들의 노동문화에 어떻게 기생하며 자리잡고 있을까? 휴대폰은 특히 국내 청년 프레카리아트 1에게 생존의 필수품목이 된 지 오래다. 스마트폰 인구는 올해 4천만명을 넘어섰다. 청년들은 알바 일을 얻기 위해 알바몬, 알바천국 등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자신의 이력과 신상 정보를 올리고 수시로 적당한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 알바몬 의 광고가 대중에게 최저시급의 현 상황을 급속히 알릴 정도로 관련 모바일 앱 시장은 대중화됐다. 모바일 앱을 굳이 쓰지 않더라도 괜찮은 시급의 일자리나 하다못해 열정페이 일을 얻기 위해서는 지인으로부터 걸려올 수 있는 휴대폰 벨을 늘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휴대폰은 새로운 불안정한 노마드형 청년 노동 계층, 이른바 ‘모바일 프레카리아트(mobile precariat)’를 재생산하기 위한 새로운 지배의 장치이자 플랫폼이 돼 간다.

따져보면 청년들이 알바로 버는 시급 노동의 실제 가장 큰 포식자는 이동통신사이다. 부모의 도움을 받아 통신 요금을 물기도 하지만 대부분 알바 노동으로 어렵게 번 임금의 거의 15~20% 정도(5~10여만원 정도 금액)가 이동통신비로 자동 이체된다. 의식 있는 이들은 알바 청년을 고용해 적정 수준의 노동 보상을 하지 않는 행위를 하는 해당 업주들을 질타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이동통신사들이 힘들게 번 시급을 마치 고정비용처럼 매번 별 저항 없이 크게 떼어가는 불운한 현실이 먼저 존재한다. 청년 알바의 필수품인 휴대폰 통신 약정 금액의 현실화가 필요한 대목이다.

스마트폰은 그들에게 구직의 수단이기도 하지만 당연히 그 용도를 넘어선다. 청년들의 장사 밑천일 수도 있고 알바 일터에서 점장의 실시간 원격 통제와 명령 수행 기계일 수도 있고 새로운 문화소비의 게이트이자 수많은 청년 ‘잉여’들이 시간 날 때마다 SNS나 카카오톡을 통해 친구와 낯선 이들과 이야기를 늘어놓는 배설의 전자 장치이기도 하다. 각종 모바일 앱을 통해 문화 소비하고 웹툰과 ‘움짤’ 2로 만들어진 뉴스 같지 않은 뉴스 ‘콘텐츠’를 읽고 서로 모르는 ‘트친’(트위터 친구)과 ‘페친’(페이스북 친구)에 ‘리트윗’과 ‘좋아요’로 감정 노동하는 사적 개별 행위에서 청년들은 정서적 위안을 얻기보다 욕망의 또 다른 결핍 안에서 허우적거리기 십상이다. 이는 결국 낯선 것(타자)과 공적인 세상과의 유대감을 외면하고 단절하는 “타자성에 대한 과잉차단”을 특징으로 하는 ‘단속사회(團束社會)’의 모습일 뿐이다 3.

게다가 오늘날 청년 세대들이 모바일 기기 창(윈도우)에 남기는 감정의 찌꺼기(배설물)는 디지털 ‘잉여’가 돼 닷컴의 재물이 될 공산이 크다. 그들이 알바가 없는 시간대나 알바 중 짬짬이 모바일 플랫폼에서 만들어낸 감정의 배설이 쌓이고 모여 해당 기업의 자원이 되고 이윤원으로 수탈되는 과정을 겪게 되는 것이다. 청년 세대의 ‘잉여’(glut)는 그렇게 디지털 자본의 ‘잉여’(surplus)가 될 운명에 처한다.

모바일 문화 속 현실 권력장의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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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한 대학 선배가 후배들에게 보낸 카카오톡 대화방 이미지.

SNS를 떠들썩하게 했던 카카오톡 그룹 대화방의 글을 잠시 읽어 보자. 이는 한 대학 선배 학생이 후배들에 게 그들간 선·후배 서열 체계와 군대식 상명하복을 강조하는 문자를 보내 사회적으로 논란을 불렀던 사례다. 오히려 이는 전자로 매개된 소통이 ‘최고의 놀이터’이거나 자유로운 평등의 매개 공간이라기보다는 기존의 사회적 위계 질서와 비정상적 선·후배 문화가 청년들의 모바일 환경에 까지 어떻게 비집고 들어오는지 보여주는 구체적인 경우다. 이 경우에 휴대폰과 이를 통한 모바일 채팅은 ‘돈 안들이고 하는 정서적 위안’이 아니라 현실의 불합리를 매순간 실어 나른다. 카톡에서의 그룹 채팅방은 평등한 소통의 장이 더 이상 아니다. 현실을 덮고 있는 여러 크고 작은 권력과 관습이 매순간 감정의 여러 흐름과 포개지면서 감정노동과 스트레스의 장이 되는 것이다.

시급 일을 시작한 누군가에게 이처럼 모바일 세계로 연장된 현실의 권력장 효과는 비슷하게 유지된다. 예를 들어, 점주와 매니저는 매장의 CCTV를 볼 수 있는 원격 스크린이나 모바일 앱을 통해 고용된 알바 노동자들 을 원격으로 감시하고 관리하는 데 익숙하다. 특히 매장을 여러 개 거느린 업주의 경우나 매장에 매달려 있길 원하지 않은 점주들에게 원격 모바일 통제 능력은 필수다. 이 경우에 주인은 매장 홀에 잡히는 접객들 보다는 주방과 카운터를 지키며 일하는 알바 청년들의 일하는 모습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 다음의 알바 노동 관찰 사례를 보자 4.

H양: 사장님이 (법을) 모르시는 것 같은데, 사업장 나가는 출입문 쪽에 CCTV가 있는 건 맞는데, 부엌 안에 설치하는 건 불법이라고 알고 있어요.
관찰자: 부엌 안에도 있어요? 난 안 보이니까 설치가 안 돼 있는지 알았지.
H양: 네, 설치돼 있어요. 카운터에, 그리고 여기 저기에……
관찰자: 너무 심각한데…
H양: 그렇죠, 문제가 있죠. 근데 사장님은 (심각함을) 전혀 몰라요.
관찰자: 내가 본 것만 해도 카운터 쪽에 두 개, 세 개.
H양: 세 개.
관찰자: 안쪽에 두 개 있고, 홀 비치는 거 하나 있고, 기계실 쪽에 하나 있고.
H양: 그건 별 의미가 없고 어쨌거나 세 개가 있는데, 하나 정도가 카운터 쪽을 비치는 거예요. 카운 터를 제대로 비치고 있고, 그래서 카운터는 사각지대가 없어요.
관찰자: (부엌) 그 안에도 하나가 달려 있나요?
H양: 네. 설거지 하던 안쪽 가끔 가다가 다른 알바 분이 안쪽 문 열면 의자가 있거든요. 그걸 끌고 와서 앉았어요. 그것을 (사장님이) CCTV로 보고 실시간으로 전화를 해서는 (의자에서) 일어나 라고 그랬어요. 저도 옆에서 그걸 봤고.
관찰자: 외부에서 CCTV를 계속 관찰(하는 거예요?)
H양: (사장님이) 핸드폰으로 볼 수 있어요.

커피점에서 일하는 H양(24살)의 시급은 5210원이다. 그의 스마트폰 사양은 ‘베가S5’에 6만원의 통신비를 알바로 번 돈으로 매달 내고 있다. 근무 중 휴대폰 이용은 규정상 금지된다. 하지만 CCTV와 연동된 주인의 휴대폰은 늘 사장이자 점주의 시선이 머무는 곳이다. 매장 주인이나 점주는 보통 이렇게 스마트폰 CCTV 앱으로 알바 청년들을 원격 감시할 수도 있고, 알바 시간 외에도 그들을 끊임없이 휴대폰과 문자로, 그리고 카카오톡으로 소환하고 명령한다. 즉 카카오톡 앱에 여러 개의 대화방, 예를 들면 점주, 매니저, 알바 동기 카톡 방들을 각각 개설해 업무 시간 외에도 해야 할 일을 지시하거나 평가한다. 다음의 알바 카톡방 내용을 보자.

[그림2]에서 보는 것처럼, 카톡방은 새로운 모바일 관계를 통해 업무 시간 외 사장과 매니저가 만든 각각의 방들에서 각기 다른 폭언과 명령을 들으면서 근무 시간 외 감정노동을 허비하도록 활용되고 있다. 대화방은 방의 성격, 즉 누가 그 방의 실질적 명령권자인지에 따라서 알바 노동자의 근무 외 감정노동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알바 노동자들은 알바 노동 근무 외 시간에도 수행했던 일에 대한 평가와 지적 사항을 들어야 하고, 새로운 일거리와 해당 설교를 들어야 하고, 임금 체불을 무마하는 문자 한 줄에 일희일비해야 하고, 사장과 매니저의 문자에 답하지 않거나 반응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폭력적 상황에 처한다. 알바 근무지가 카톡 대화방을 매개로 일상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침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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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 한 커피전문점 점주와 매니저가 운영하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

사사롭고 친분에 의해 구성되는 모바일 채팅 앱들, 카카오톡, 텔레그램, 밴드 등이 이제 사회적 권위와 부당 노동 행위를 확장하는 일과 자연스레 연계된다. 청년 알바들은 시급의 정해진 테두리 바깥에서도 모바일 기술 문화와 더불어 계속해 노동의 연장에 강제 합류하고 있다. 물론 이제까지의 관찰에 기반해 오늘날 모바일 기기 의 기술적 설계와 그것이 지닌 억압적‘ 지평’(horizon)의 정도를 부정적으로 단정하기 이른 감이 있다.

모바일 통제와 탈주, 공존의 사례

조금 다른 사례를 보자. 명동의 대기업 전통차 체인점에서 일하는 알바 청년 C양의 사례다 5.

관찰자: (매장) 안쪽 주방이 궁금한 게, 알바생들이 들어가서 음료도 마시고 그러잖아요. 주방 안이 잘 안보였어요. 근데 거기에서 휴대폰 쓰고 그래요?
C양: 네. 직원들 밖에 있고 그럴 땐 그 안에서 많이 써요. 그래서 저도 안에서 근무하는 날에는 휴대폰 진짜 많이 쓰는 편이에요. 밖에서 일할 때 직원들이 다 밖에 있을 때는 휴대폰 만지지도 못해요.
관찰자: CCTV가 있던데, 홀 쪽에서 바로 일하는 데로 비치는 카메라가 있던데?
C양: 포스(카운터를 의미) 보는 사람이랑 음료 준비하는 사람들 쪽으로 두 대 (있어요).
관찰자: 맞아요 그 쪽으로! 그 쪽으로 의식을 하나요?
C양: 해야 해요.
관찰자: 의식을 안 하는 것처럼 보이던데.
C양: 제가요?
관찰자: 아니 다들, CCTV를 안 쳐다보던데요.
C양: 쳐다보지는 않는데, 의식은 해요. 점장님이 (4층 사무실로) 올라가면 물건 발주 넣으면서 계속 (CCTV화면을) 보시거든요. 매장 손님이 얼마나 들어왔고, 애들이 휴대폰을 하나 안하나 계속 감시할 수 있으니까요.
관찰자: CCTV 화면이 그럼 4층에?
C양: 네. 거기서 다 볼 수 있어요. 거기에 자리가 크게 있어요. 관찰자: 그게 본사와 연결되나요?
C양: 그렇진 않아요.
관찰자: CCTV는 점장만 볼 수 있어요?
C양: 점장만 관리하는 게 아니라 (매장에서 일하는) 시니어님, 주니어님들도 발주 넣을 수 있고, CCTV도 볼 수 있어요.
관찰자: 그러니까 그 안에 있을수록 핸드폰 사용할 수 있는…
C양: 네 핸드폰 계속 사용하고, 직원분들 없을 때는 상시적으로 사용해요. 저도 평균적으로 한 시 간 정도 사용하는데, 안쪽에서 일할 때는 더 많이 사용해요.
관찰자: 그러면 안쪽에는 카메라가 없다는 이야기잖아요?
C양: 네. 안쪽에는 카메라가 없어요.
관찰자: 그걸로 주의를 하거나 그래요? 안에 오래 있을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어떻게 터치가 안 되 겠네요? 근데 점장, 시니어, 주니어 (매니저)가 왔다갔다 하잖아요?
C양: 네. 그래서 눈치보고 (사용하고 그러죠).

C양(22살)의 시급은 6700원이다. 상대적으로 시급이 높다. 하지만, 야간 수당, 주휴수당 등과 다른 근로 조건들이 다 포함된 시급이라서 높은 편이다. 그는 부근 돈가스 식당에서도 같이 일하면서 모두 합쳐 총 월 40여만원 정도를 번다. C양의 휴대폰 기종은 ‘옵티머스G 프로’이고, 통신 요금은 10만원 정도이다. 부모가 그의 통신비를 대납해준다. 근무 중 그의 평균 휴대폰 이용은 1시간 정도이다. 앞서 H양에 비해, 휴대폰 이용과 관련해 근로 환경이 좀 나은 편이다. H양과 달리 C양의 근로조건은 점주의 CCTV를 피하는 법을 쉽게 터득하고 그 반경으로부터 벗어나 한갓질 때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문자나 카톡을 보내거나 간단한 정보를 확인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대부분의 경우에 주인이나 매니저는 알바를 관리하기 위해, 반면 알바 노동자는 본능적으로 ‘게으를 수 있는 권리’를 위해 휴대폰에 각각 의지한다. 노동현장에서 청년들에게 이제 휴대폰은 알바 노동 중 잠깐 쉬어가는 휴식과 비슷해져 간다. 이와 관련해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J양(22살)의 사례를 잠시 보자 6.

관찰자: 휴대폰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 지?
J양: 뭐 한다 그러면, 휴식 정도(의 의미)?
관찰자: 근무지 안에서는?
J양: 네. 카톡 오면 확인하고, 손님 안 들어오면 쉴 때 이용하는 정도…
관찰자: CCTV가 거의 사각지대가 없도록 설치돼 있던데… 주방 안에도 있는 거예요?
J양: 네. 되게 많아요. 심지어 밥 먹는데도 있어요. 뒤에 테이블이 있고, 선생님(관찰자)이 식사하신 뒤쪽에 통로가 있잖아요. 거기에 나무로 된 서랍장 같은 게 있어요. 그 사이에 뒤돌아서서 (휴 대폰을) 해야 해요.
관찰자: 거기가 사각지대군요?
J양: 거기에서 벌 서는 것처럼 구석에서 해야 해요. 밥 먹을 때는 그나마 괜찮아요. (점장이) 하게 내 버려두거든요. 근무시간에는 (그 곳 통로에서 잠깐씩) 그렇게 해야 해요.

J양의 시급은 6천원이다. 휴대폰 사양은 ‘갤럭시S4’를 사용하고 5만3천원의 통신요금을 내고 있다. 그는 직접적으로 알바노동의 과정에서 간단한 스마트폰 사용을 일종의 음료로 목을 축이는 행위와 비슷하게 생각한다. 스마트폰 활용이 시급의 꽉 짜여진 노동 강도와 반경 안에서 일종의 오아시스 같은 효과를 지니는 셈이다. 물론 이는 점주와 매니저의 실제 시선과 CCTV의 렌즈를 피해 용인된다. 직장 외 호출과 명령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노동의 성과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용인과 묵인이 이뤄지고 있다. 청년 알바들은 그 묵인의 룰 안에서 적정하게 휴대폰을 자신의 사적인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묘한 모바일 노동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 다.

국내 청년들의 알바와 비정규직 근무 중 휴대폰 이용방식은, 적어도 우리보다 한참 앞서 휴대폰 문화가 발달한 일본과 비교해서도 독특하다. 일본의 경우에 비정규직 ‘프리터’(フリーター; freeter)들 자신이나 점주 자 신이 노동 현장에서 휴대폰을 쓰는 행위 자체를 대단히 부적절하고 노동윤리에 어긋난다고 보고 있다. 국내의 경우에는 어쨌거나 매장 주인이 스마트폰을 통한 노동 통제 효과가 더 크다고 보고 이를 용인한다고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청년 알바들 또한 휴대폰 사용을 심하게 제약하는 업주를 기피하는 경향이 커서, 어쩔 수 없이 점주가 알바노동자의 휴대폰 사용을 묵인하는 경우도 많다. 알바노동에도 휴대폰을 매개해 미묘한 노동 통제와 탈주의 선들이 부딪히고 있는 셈이다.

모바일 알바문화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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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기술문화가 국내 청년노동의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거나 정반대로 더욱 어렵게 하는 근본 변인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 보다는 모바일 기술환경은 청년들이 현재 처한 노동문화의 특징적 조건과 그 불안정성의 단면을 극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앞서 잠시 참여 관찰과 인터뷰 등을 통해 살펴본 것처럼, 서울이란 대도시의 청년 프레카리아트는 대개 스마트폰과 노동 사업장간의 결합도가 긴밀해서 모바일 비정규 노동문화가 보편화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 사례로 카카오톡의 대화방과 CCTV 매장관찰 모바일 앱 등이 청년 알바들의 노동 강도와 노동 스트레스를 강화하는 족쇄로 작동하는 특이성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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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로부터 또 다른 형태의 모바일 앱 개발이나 특정 기술 연동과 함께 사업주에 의한 알바 노동의 통제 능력이 점차 확장할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물론 그 속에서 통제를 벗어나기 위한 청년 알바들의 줄기찬 탈주와 ‘농땡이’의 모습 또한 쉽게 관찰할 수 있었다. 이 글에서는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청년 세대의 모바일을 통한 대중문화 콘텐츠 소비와 SNS를 매개로 타인과의 소통이 점차 늘면서 그들 자신의 노동현장 이슈를 공론화하고 공유하고 오프라인의 현실에서 청년 노조단체들과 연대하는 흐름이 형성되는 것 또한 또다른 흐름이다.

아직은 국내 모바일 노동문화가 자율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기술적으로 그리 완전히 닫혀 있는 국면은 아닌 듯싶다. 신생의 혁명기술이자 소통 미디어인 이 작은 스크린 장치로부터 우린 여러 희망과 감응의 기술문화적 갈래길을 찾을 수 있을 법하다. 당연히 그것은 청년 알바들의 현실적 고민을 완화할 수 있는 대안 기술문화적 실험이 돼야 할 것이다. 현실 정치의 반노동 정서를 고려해 보자면 비관론적 전망만이 드리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속는 셈치고 새로운 모바일 통신매체에 익숙한 청년들이 이끄는 또다른 모바일 ‘기동성의 정치’를 기대해 봄직하지 않을까? 청년 세대 대다수가 비록 생계형인 이 시대에도 자본주의 형식적 평등주의 원칙은 사양 좋은 휴대폰 하나씩 들고 다닐 수 있다는 것 아니겠는가. 이제 당장 이를 밑천 삼아 척박한 알바노동에도 모바일 문화정치의 여러 갈래길을 만드는 상상력 가득한 기획을 꾸며봐도 좋겠다.

이 기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KISDI가 ICT인문사회 혁신기반 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발간하는 ‘ICT인문사회융합동향’ 2015년 3호에 게시된 글입니다. 원고의 저자는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 디지털문화정책전공 교수입니다. <블로터>는 KISDI와 콘텐츠 제휴를 맺고 동시 게재하고 있습니다. 원제는 ‘청년알바’의 일상과 스마트폰 문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