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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구글세’가 뭔고 하니

2015.11.30

애플의 사내 유보금 2030억달러(232조7395억원)는 어느 나라 계좌에 보관돼 있을까. 본사가 있는 미국? 아니다. 정답은 아일랜드다. 애플은 막대한 금액의 사내 유보금을 미국 본사 계좌에 묵혀두지 않는다. 굳이 그럴 이유가 없다. 35%에 이르는 미국 내 법인세를 내느니 차라리 돈을 빌려 쓰는 편이 훨씬 이득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애플은 아일랜드 코크 지역에 2개의 회사를 지금도 운영하고 있다.

구글이라고 다르지 않다. 구글 드라이브의 용량을 늘리기 위해 추가 요금을 결제하면 구글 아일랜드 법인으로 흘러들어간다. 해외에서 발생한 대부분의 소득은 구글 아일랜드 법인으로 모인 뒤 필요에 따라 미국 본사 등으로 환송된다. 하지만 본사로 환수되는 금액은 미미하다. 막대한 법인세를 납부하느니 아일랜드에 잠가두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IT 거인들은 조세회피의 ‘달인’이다. 이 때문에 전세계 정부로부터 비난을 사왔다. 소득이 존재하는 곳에 과세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들은 교묘한 재테크 전략으로 납세를 회피해왔다. 뿐만 아니라 해외 법인을 유한회사로 설립해 매출 규모나 수익 등에 대한 공시 의무에서 비껴나 있었다. 예를 들면 애플이나 구글이 한국에서 얼마나 벌고 있는지 알 수 없을 뿐더러 세금조차 내지 않고 있었다.

앞으로 이러한 관행에 제동이 걸릴지 모른다. 지난 11월 15~16일 이틀간 터키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서 글로벌 IT 기업들의 조세회피를 차단할 수 있는 공조 방안에 각국 정상들의 합의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소위 ‘구글세’ 부과를 본격화하는데 각국 정부가 동의했다는 의미다.

애플이 창안한 조세회피 기법, ‘더블 아이리시 위드 어 더치 샌드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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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uble Irish with a Dutch Sandwich’ 조세 기법의 흐름도.

조세회피 기술의 최고봉은 역시 애플이다. 애플은 1980년대 ‘더블 아이리시  위드 어 더치 샌드위치(Double Irish With A Dutch Sandwich)’라는 독특한 조세회피 기법을 만들어냈다. 2개의 아일랜드 자회사와 1개의 네덜란드 자회사를 의미하는 이 용어는 전세계 정부를 골치아프게 한 장본인이다. 애플이 고안한 이 기법은 글로벌 IT 기업들의 합법적인 절세 전략으로 자리를 잡았다.

‘Double Irish With A Dutch Sandwich’ 기법으로 조세를 회피하기 위해선 2곳의 아일랜드 법인과 1곳의 네덜란드 법인, 그리고 1곳의 조세천국 현지 법인 등 4곳의 신규 회사를 설립해야 한다. 이 법인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지적재산권’과 그 사용료다.

세금을 회피하는 방식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먼저 아일랜드에 A, B라는 회사를, 네덜란드에 C라는 회사를 설립한다. A 회사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IT 기업으로부터 지적재산권을 저가로 이전받는다. B라는 회사는 A 회사가 보유한 지적재산권을 미국 외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갖는다. 물론 B 회사의 지분은 100% A 회사가 갖고 있다. C 회사는 A와 B사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맡는다. (안종석, 2013)

예를 들어보자. 구글 드라이브의 용량 확장을 위해 사용자가 비용을 결제하면, 그 비용은 고스란히 아일랜드에 있는 B 회사로 들어간다. B 회사는 미국을 제외하고 전세계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모이는 관문이다. B 회사는 벌어들인 수익의 상당한 금액을 A 회사로 보내지 않고 네덜란드에 있는 C 회사로 보낸다. 원천징수세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다. 네덜란드의 C 회사는 B 회사로부터 받은 수익의 99% 이상을 다시 A 회사로 송금한다. 지적재산권 사용료 명목이다. 이렇게 송금 경로를 우회하게 되면 납세액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아직 화룡점정이 남아있다. 버뮤다나 바하마와 같은 조세천국(법인세 0%인 지역)에 별도 법인을 설립해 A 회사의 실질적 경영을 담당한다고 신고한다. 이는 A 회사의 실재 소재지가 버뮤다임을 증명하기 위한 절차다. 원천징수세를 납부하지 않기 위한 전략이다.  아일랜드 세법은 실질적 거주자에 대해서만 법인세를 부과한다. A 기업을 운영하는 주체가 버뮤다에 있기 때문에 법인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미국 또한 현지 거주자가 아닌 경우 법인세를 물리지 않는다.

구글세와 조세회피

과제명주요 대응 조치
혼성불일치 해소원칙적으로 지급국에서 과세(지급국 손금불산입)하고, 지급국에서 미과세시 수령국에서 과세(수령국 익금산입)
특정외국법인 유보소득 과세강화해외 자회사 유보소득 배당 간주 과세 제도 적용 범위 확대
이자비용 공제제도차입금 용도와 기업규모를 고려하여 비용 공제되는 이자범위를 제한
유해조세 제도 폐지각종 조세지원 제도에 대한 유해성 여부 판단 및 정보교환 등을 통한 관련 제도 투명성 제고
조약남용 방지 조세조약의 혜택을 적용 받을 수 있는 법적 지위를 제한
고정사업장회피방지조세조약상 고정사업장 적용 범위를 확대하여 고정사업장 회피사례 방지
이전가격 세제강화법률적 소유권 여부와 상관없이 무형자산의 개발 및 위험 부담 등의 실질적 기여도에 따라 각 나라에 과세가능 소득을 분배
통계분석, 강제적보고기업의 조세회피 전략에 대한 과세당국의 정보 수집능력 강화
이전가격 문서화과세당국의 이전가격 위험 평가 및 진단을 명확히 하도록 자료(마스터파일, 로컬파일, 국가별보고서) 제출강화 → 국가간 정보 교환
분쟁해결상호합의절차에 대한 납세자 접근성 확대, 등 조세조약상 상호합의절차 규정 개선
디지털경제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거래 등 전자상거래 과세방안 마련
다자간협약다자간 협정 체계를 마련하여 동 협정 참여 국가간에는 양자조세협정이 개정되는 효과가 발생토록 함

애플과 구글은 이렇듯 교묘한 방식으로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 법인세 납부를 회피해왔다. 물론 불법은 아니다. 애플과 구글 재무담당자가 “우리는 법을 위반한 적이 없다”고 한 발언은 거짓이 아니다. 게다가 구글과 애플은 미국 안에서 발생한 영업이익에 대해서는 꼬박꼬박 법인세를 신고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외 지역에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거의 내지 않다. 구글의 해외 수익 비중은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T 기업들이 법인세 납부를 우회하기 위해 다양한 기법을 동원하는 데엔 각국별로 천차만별인 법인세율이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법인세는 35%이지만 아일랜드는 12.5%에 불과하다. 한국은 23%로 OECD 국가 가운데선 비교적 낮은 편에 속한다. 조세천국으로 일컬어지는 버뮤다, 케이맨군도, 바하마 등은 소득에 따른 세금을 전혀 부과하지 않는다. 영국령인 버진 아일랜드도 법인세율이 5% 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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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15·16일 터키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부 수반들은 구글세 도입을 담은 OECD 최종보고서를 승인했다. 지난 2012년부터 연구돼온 IT 기업들의 조세회피 기법을 무력화하는 데 큰 틀에서 동의를 표시한 셈이다. 이번 합의에 따라 각국 정부가 실행 계획을 성실하게 완료하게 되면 글로벌 IT 기업들의 조세회피 전략은 일정 부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G20에서 승인된 ‘BEPS 대응방안’을 보면, 현재 애플과 구글이 구사하고 있는 조세회피 전략을 국제 공조를 통해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뚜렷하게 읽힌다. 특정 지역에 쌓아두고 있는 현금 자산에 대해 과세하겠다는 조항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소재지 규정의 빈틈을 이용해 원천징수를 피하는 기법도 차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각국에서 벌어들인 소득 정보를 공유한다는 내용도 포함돼있다.

영국정부는 최종 승인에 앞서 2014년 12월 10일 일명 ‘우회 수익세(diverted profit tax)’라는 명칭으로 자국 내에서 발생한 수익을 타국으로 이전할 경우 이전액의 25%에 해당하는 세금을 물리는 이른바 ‘구글세’를 의결했다. 네덜란드는 단지 우회하는 성격의 도관회사에 대해 실재성 기준을 갖추지 못하면 조세조약 상대국에 관련 정보를 전달하겠다고도 했다. (백대용, 2015)

아일랜드, 지적재산 법인세 12.5 → 6.25% 하향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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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아일랜드다. OECD 최종 보고서가 공개되자 아일랜드 세무당국은 지식개발상자(지적재산권 수익)에 대해 법인세를 현행 12.5%에서 6.25%로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조세회피를 의도하고 있는 글로벌 IT 기업에게 더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아일랜드가 적극적으로 실행 계획에 동참하지 않으면 구글세의 실효성은 떨어질 수도 있다.

국내에선 홍지만 새누리당 의원이 구글세 도입을 위한 법인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홍 의원이 지난 2014년 12월 ‘법인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면서 “컴퓨터프로그램 저작권이 국외에 등록되었더라도 국내에서 판매 등에 사용된 경우에는 이를 외국법인의 국내원천소득으로 보고 과세할 수 있도록 법률에서 명시적인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 등이 해외에서 발생한 수익을 지적재산권의 사용료 명목으로 이전해온 점에 착안한 것이다.

따라서 이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구글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과세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정부도 G20 합의를 바탕으로 구글세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르면 2017년 법인세와 소득세법을 개정해 구글, 애플 등에 직접 과세하는 방안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참고 자료

  • 백대용.(2015). ‘구글세’와 국제사회의 세금전쟁. EU Brief. Vol.7, No.1. 삼성경제연구소.
  • 안종석.(2103). 다국적 IT 기업의 조세회피 행태와 시사점 : 애플, 구글의 사례를 중심으로. 재정포럼 2013년 7월호.
  • 심영섭.(2015). 지적재산권 무기로 구글 공격 전망은 어두워. 신문과방송 2015년1월호.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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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아티 미디어테크랩장입니다. 이메일은 dangun76@mediati.kr 트위터는 @dangun76 을 쓰고 있습니다. '뉴스미디어의 수익모델 비교 연구'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현재 관련 분야 박사과정에 재학 중입니다. 저서로 '트위터 140자의 매직', '혁신 저널리즘'이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다양한 피드백을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mediagotosa/)에서 더 많은 얘기 나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