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씨, 동영상 서비스 어떡하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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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동영상 콘텐츠가 중요해지고 있지만, 네이버의 동영상 콘텐츠는 아직 취약합니다. 지표야 나쁘진 않지만, 속이 텅 비었습니다. 네이버 TV캐스트의 지표상승을 이끄는 방송사의 콘텐츠는 네이버 자체 경쟁력이 아닙니다. 이미 콘텐츠 주도권이 방송국으로 넘어간 불안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가 확보하고자 하는 새로운 네이버만의 경쟁력은 웹 오리지널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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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웹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 지원하는 데 쓰겠다고 발표한 금액만 3년 동안 100억원 규모입니다. 물론 구체적인 지원 내용을 알 수 없지만, 적잖은 금액이긴 합니다. 네이버가 ‘커넥트 2015’ 행사에서 밝힌 동영상 콘텐츠 지원 방안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콘텐츠 부문 : 제작 지원 3년 100억원

  • 웹 드라마, 웹 예능 등 웹 오리지널 시리즈
  • 플레이리그
  • 우수 창작자를 위한 특별 지원 프로그램
  • 영상 제작 스튜디오 지원
  • 멀티트랙 크리에어터 등 제작 도구 제공
  • 동영상 쇼핑 PPL 등 다양한 특화상품 개발
  • 파일럿 공모전, 시나리오 공모전
  • 전문 영상 제작 교육 프로그램

기술 부문

  • 모바일 개인방송을 위한 ‘글로벌 퍼스널 라이브 1.0’
  • 시간을 되돌려서 볼 수 있는 라이브 타임머신
  • 스마트 클라우드 : 업로드 속도 개선, 보안 프로그램 강화
  • 올인원 플레이어 : PC, 스마트 TV, X박스 등을 지원. 네이버 서비스 내의 모든 영상을 쉽게 찾을 수 있고, 개인별 콘텐츠도 추천 기능
  • 아이디 기반 런타임 워터마크로 불법복제 방지

네이버의 동영상 전략이 발표되자 <블로터> 독자분들의 우려가 쏟아졌습니다. 네이버의 전략이 생태계를 만드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장기적으로는 콘텐츠 생산자들이 외면할 수밖에 없다는 비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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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좀 살자. flickr, David K, CC BY

창작자가 먹고 살 수 있어야 생태계

사실 생태계라는 건 (물론 대단하지만) 그리 대단한 게 아닙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내’가 이 바닥에서 먹고 살 수 있으면 그게 생태계죠. 현재 국내에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동영상 플랫폼은 유튜브아프리카입니다. 유튜브는 광고 수익을 콘텐츠 창작자에게 배분합니다. 아프리카는 좀 더 적극적인 모델입니다. 시청자들은 아프리카 BJ에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별풍선이나 스티커를 줄 수 있습니다. 별풍선 수익을 나눔으로써 공생하는 생태계가 될 수 있었습니다.

네이버가 밝힌 웹 오리지널 콘텐츠는 유튜브나 아프리카TV처럼 크리에이터들의 작품이 핵심은 아닙니다. 웹 드라마나 웹 애니메이션 등 전문 제작사의 콘텐츠가 알맹이입니다. 그나마 밝혀진 수익모델도 이쪽에 포인트가 맞춰져 있습니다. 웹 드라마의 경우에는 광고 수익을 나누고, 전용 광고 상품을 별도 개발해 제작사가 직접 영업을 할 수 있습니다. ‘유료 미리보기’, ‘패키지 광고’, ‘PPL 커머스’등의 광고 수익모델도 있습니다.

플레이리그는 수익모델이 없습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플레이리그는 초기 서비스기 때문에 수익모델보다는 사용성 강화가 우선”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직 수익모델을 고민할 수준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또한 네이버 관계자는 “동영상을 올리는 모든 사람이 수익 창출을 위해서 영상을 선보이는 것은 아니다”라며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이익을 거둬가는 창작자도 극히 소수”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MCN과도 협력하면서 좀 더 활성화할 예정입니다.

네이버가 별풍선 같은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을까요? 어려워 보입니다. 아프리카TV는 별풍선이라는 수익모델로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부작용이 만만찮습니다. 물론 별풍선은 콘텐츠에 직접 돈을 지불하는 방식을 정착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지만, 아프리카TV의 일부 BJ들은 별풍선으로 수익을 올리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간장을 끼얹기도 하고, 별풍선을 많이 주면 옷을 훌러덩 벗기도 합니다. 문제가 됐던 게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장애인을 사람으로 대접해줘야 합니까?”라는 망언을 쏟았다가 공식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네이버는 국내 대부분 사람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공공재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아프리카와 방향성이 한참 다릅니다.

유튜브처럼 광고 수익을 배분하는 건 어떨까요? 일단 네이버는 TV캐스트의 광고 수익을 나누고 있긴 합니다. 다만 계약 조건마다 다르므로 구체적으로 비율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1인 창작자들이 콘텐츠를 올리고 있는 플레이리그는 현재 수익모델이 없으므로 나눌 수익 자체가 없습니다. 네이버 쪽은 나중에 광고를 붙이는 등 수익모델이 생기면 수익을 배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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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밀어줄 수 있는’ 동영상 콘텐츠

왜 이런 차이가 존재할까요? 유튜브나 아프리카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플랫폼에 와서 영상을 만들고 이익을 창출함으로써 플랫폼도 이익을 내는 게 목적입니다. 즉 ‘동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이 모이는 플랫폼’이 되는 게 우선입니다. 일단 자유롭게 콘텐츠를 생산하게 두고,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콘텐츠들이 올라오면 수정하는 식의 운영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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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다릅니다. 네이버의 동영상 전략을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사람을 잡아두거나 끌어올 수 있는 네이버만의 동영상 콘텐츠 전략’입니다. 동영상 제작자가 우선이 아닙니다. 동영상 콘텐츠를 통해서 사람들이 포털에 머무르게 만드는 게 목적입니다. 앞의 두 플랫폼과는 궁극적인 목적이 다릅니다. 전자는 생산자를 잡아두는 게 우선이지만 후자는 소비자를 잡아두는 게 우선입니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창작자를 지원해야 하니까 ‘상생’을 들고 나왔을 뿐입니다.

지금의 포털은 다른 웹사이트로 넘어가는 관문이 아니라 콘텐츠로 사람을 잡아두는 성채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대부분 국민이 사용하는 서비스기 때문에 어느 정도 정제된 콘텐츠로 사람을 잡아둬야 합니다. 여기에 더해 궁극적으로 콘텐츠가 수익을 낼 수 있으려면 네이버의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포털 메인, 못해도 서비스 메인에는 걸어줘야 합니다.

결국, 네이버에서는 네이버의 이름을 걸고 네이버가 밀어줄 수 있는 콘텐츠만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네이버가 현재 내놓은 동영상 콘텐츠 지원은 사실 ‘포털이 밀어줄 만한 콘텐츠’라는 명확한 테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창작자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포털이 밀어줄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합니다. 웹툰이 어떻게 자리잡았고, 현재의 웹툰이 어떻게 수익을 냈는지 생각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웹툰으로 수익을 내는 작가들은 네이버가 이름을 걸고 밀어주는 소수의 작가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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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전략이 효과가 있을까요? 조영신 박사는 “주는 쪽과 받는 쪽의 차이다”라며 “주는 쪽은 ‘내 공간이 좋으니 너희들이 들어오는 게 좋을 거아’정도의 사인만 주면 충분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라고 네이버의 동영상 전략을 평했습니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 대비 네이버 TV캐스트가 더 좋다는 사인 정도만 내면 충분했다는 의미입니다.

제작사의 반응은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2013년에 웹드라마를 8개사로 시작했는데 지금 50개 이상의 제작사와 협력하고 있다”라며 “문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플레이리그도 업계에서 자리를 잡는 중인 MCN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방송국의 콘텐츠는 주도권을 잃었고, 마냥 1인 창작자들에게 생태계 만들어주자니 부작용이 우려됩니다. 물론 1인 창작자의 영상도 보장할 수 있다면 밀어줄 수 있지만 쉽진 않습니다. 네이버의 1인 방송은 스타들의 개인방송인 V나 네이버가 직접 계약한 뷰티 크리에이터에 한정돼 있다는 것도 이를 보여줍니다. 웹 드라마, 웹 예능 등 웹 오리지널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어느 정도의 품질도 확보할 수 있고, 공급하는 콘텐츠 생산자가 방송국만큼 힘이 센 것도 아닙니다. 네이버가 2016년에 웹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하겠다고 나선 배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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