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페이스북 뉴스 입점에 앞서 고려해야 할 6가지

가 +
가 -

페이스북 뉴스 서비스인 ‘인스턴트 아티클’이 국내 언론사에도 일부 도입된다. 페이스북은 12월3일 보도자료를 통해 “인스턴트 아티클 테스트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확대된다”고 밝혔다. 국내 파트너 언론사로는 SBS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은 빠른 로딩 속도, 혁신적인 뉴스 소비 경험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미 영미권에서는 18개 언론사가 인스턴트 아티클로 뉴스를 유통하고 있다. 만족도도 비교적 높은 편이다. 이로 인해 국내 언론사들도 인스턴트 아티클의 국내 도입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봐왔다.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

페이스북코리아는 시범 서비스를 거쳐 2016년 상반기에는 더 많은 국내 언론사에게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사 과정을 거치겠지만 되도록 많은 언론사들에 기회를 열어두겠다는 것이 페이스북코리아의 방침이다.

현재 국내 언론사들은 인스턴트 아티클 진입 여부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다. 네이버 뉴스 전송 계약과 달리 손에 잡히는 수익이 뚜렷하지 않아 망설이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때문에 국내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인스턴트 아티클 서비스를 내놓는 SBS의 성공 여부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언론사는 인스턴트 아티클 진입 여부를 판단하는 대조군으로 네이버 뉴스를 설정할 가능성이 높다. 동일한 시간과 인력을 투입했을 때 실질적으로 보상되는 규모가 네이버 뉴스보다 더 높다면 마다할 리 없다. 하지만 불확실성만 가득하다면 일단 다음 몇 가지를 먼저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1. 어떤 유익을 기대하는가

comscore

페이스북으로부터 유입되는 트래픽은 점차 구글을 넘어서고 있다.(자료 : 파슬리)

 

페이스북은 인스턴트 아티클로 기사를 공급하는 언론사에 전재료를 지급하지 않는다. 국내 언론사의 표현을 빌리자면 ‘헐값’ 정도가 아니라 ‘공짜’로 기사를 넘겨주는 셈이다. 네이버 검색처럼 트래픽을 가져다주지도 않는다. 당장 돈 될 만한 구석이라곤 찾아보기 어렵다. 보장된 수익이 확실하지 않은데 굳이 기사를 넘겨줄 필요가 있느냐는 고민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페이스북은 속도 향상, 구독자 확장, 브랜드 인지의 확대로 언론사를 설득한다. 국내 언론사는 네이버에 뉴스를 제공함으로써 이미 구독자를 충분히 확보했다. 네이버 뉴스 또한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모바일웹의 속도가 문제라면 구글 AMP 프로젝트의 기술적 지원을 받는 것도 대안이다. 브랜드 인지는 더 이상 꾀할 여지도 남아 있지 않다. 따라서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로 어떤 유익을 얻을 것인지를 분명히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이 지원하는 혁신적인 UX를 이용해 기존 독자들에게 차별화한 스토리텔링의 경험을 선사하겠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혹은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 내에 고품질 광고를 유치해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면 적극적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무엇을 얻을 것인지를 분명히 하는 작업은 가장 필수적인 조건이다.

#2. 공유 효과를 극대화할 스토리텔링은 가능한가

NYT-Instant-Articles

<뉴욕타임스>의 경우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로 내보낸 기사가 일반 기사에 비해 공유도가 높게 나타났다. (자료 출처 : 윕 블로그)

 

소셜 콘텐츠 전문 분석업체 윕의 통계에 따르면, 인스턴트 아티클로 발행된 뉴스는 그렇지 않은 뉴스에 비해 3배 정도 더 많은 공유를 불러일으킨다. ‘좋아요’나 댓글 수도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뉴욕타임스>의 경우 공유 수는 3.5배, ‘좋아요’ 수는 2.5배, 댓글수는 5.5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유수의 확대는 인스턴트 아티클이 선사하는 최고의 선물이다. 사용자들의 뉴스 참여도(engagement)가 높아질수록 도달 범위는 확장되고 더 많은 독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렇다고 모든 기사가 이런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유를 불러올 수 있는 기사의 내용, 글쓰기 방식, 포맷 등이 영향을 미친다.

일각에서는 페이스북이 인스턴트 아티클에 노출 가중치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조정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기존과 별반 다르지 않은 기사 유형이라도 뉴스피드 알고리즘의 특혜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실례로 검증되지는 않았다.

인스턴트 아티클로 수용자 확장을 꾀할 목적이라면 공유 가능한 뉴스를 생산하는 부가 작업이 요구된다는 점을 유념해둘 필요가 있다. 알고리즘이 도와줄 수 있는 영역도 한계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3. 기대 수익과 기회 비용은 계산해봤는가

페이스북은 인스턴트 아티클 제휴 언론사에 광고 수익 배분이라는 비즈니스 계약을 제안하고 있다. 언론사가 직접 영업한 광고에 대해서는 언론사에 100% 수익을 돌려준다. 페이스북이 유치한 광고에 대해서도 70%라는 파격적인 수익 제공을 약속하고 있다.

그렇다고 최소 광고 수익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뉴스를 인링크로 제공한 대가가 여전히 불확실하다. 네이버는 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전재료를 언론사에 지불하고 있다. 헐값 논란이 제기되고 있지만 언론사 입장에선 보장된 수익이 결코 적은 규모는 아닌 것이다.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에 입점할 경우 당장 페이스북으로부터 유입되는 트래픽은 줄어들게 된다. <워싱턴포스트>도 인스턴트 아티클에 뉴스를 제공한 이후 모바일 트래픽이 일부 감소했다고 털어놓고 있다. 국내 언론사는 모바일 트래픽이 감소할 경우 네트워크 광고 수익이 일부 하락하게 된다. 만약 인스턴트 아티클로 감소한 수익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다면 입점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언론사가 감안해야 할 기회비용은 단순히 네트워크 광고 수익의 감소만은 아니다. 대조군으로 삼은 네이버의 전재료 수익도 고려해야 한다. 적어도 인스턴트 아티클에서 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수익이 창출되지 않으면 국내 언론사 입장에선 매력적인 플랫폼은 아닐 수 있다.

#4. 연동 광고 상품을 기획해봤는가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에 게재된 광고.(사진 출처 :  인스턴트 아티클 화면 캡처)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에 게재된 광고.(사진 : <워싱턴포스트> 인스턴트 아티클 화면 캡처)

페이스북은 인스턴트 아티클에 언론사의 자체 광고를 게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네이티브 광고도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다. 인스턴트 아티클에 네이티브 광고를 게시하고 있는 <버즈피드>가 대표 사례다. 이는 네이버 뉴스와 차별되는 부분이다. 게다가 여기서 발생한 모든 수익은 수수료 없이 언론사에 되돌려준다. 광고 상품 구성에서 언론사의 자율성이 인정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언론사들은 배너형 디스플레이 광고 수익에 의존하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은 일반적인 링크보다 더 많은 공유수와 노출을 기록 중이다. 언론사 입장에선 부가적인 광고 노출 창구를 얻게 되는 셈이다.

셈법은 자연스럽게 결합 광고 상품으로 이어진다. 자사 모바일웹과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에 동시에 광고 상품을 노출하게 된다면 광고주가 요구하는 최소 보장 노출을 이전보다 일찍 달성할 수 있다. 문제는 멀티 플랫폼 노출 광고 상품을 기획하고 유치할 수 있느냐 여부다. 그리고 광고 단가가 만족스러운지도 판단해볼 대목이다.

또 한 가지 한계도 있다. 인스턴트 아티클 트래픽의 에측 불가능성이다. 킴벌리 로 애틀랜틱 디지털 부회장은 <니먼랩>과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 트래픽이나 성과는 무척이나 변덕스럽다”면서 “바이럴 콘텐츠의 특성이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다소 변덕스럽다”고 말했다. 인스턴트 아티클로 들어오는 트래픽이 안정적이지 않아 운영상의 애로 사항이 있다는 설명이다.

#5. 데이터를 활용할 준비는 돼있는가

페이스북은 인스턴트 아티클 입점 언론사들에 몇 가지 데이터를 제공한다. <니먼랩>의 보도에 따르면 기사별 페이지뷰와 공유수, 스크롤 범위 등이다. 스크롤 범위는 사용자가 기사의 어느 범위까지 읽었는지를 나타내주는 지표다. 이렇게 집계된 데이터는 컴스코어에 보내져 합산된다. 뿐만 아니라 언론사가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분석 시스템에 데이터를 통합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의 상황은 다르다. 영미권의 유력 언론사와 달리 데이터 활용 능력이 상대적으로낮은 편이다. 페이스북코리아가 인스턴트 아티클 내 사용자 데이터를 제공해준다 하더라도 이것이 콘텐츠 전략에 활용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언론사가 운영하고 있는 구글 애널리틱스에 인스턴트 아티클 데이터를 통합하더라도 당장 뉴스룸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지 않는 이상, 필요한 인사이트를 발견하기도 쉽지 않다.

컴스코어와 같은 제3자 데이터 분석 기관과의 협업도 아직까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페이스북코리아는 국내 언론사들이 비교 지표로 활용하는 닐슨코리안클릭에 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인스턴트 아티클로 발생한 페이지뷰나 순방문자수가 코리안클릭 순위 지표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국내 언론사는 코리안클릭이나 랭키닷컴의 언론사별 비교 지표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인스턴트 아티클의 페이지뷰가 늘어난다고 해서 순위 변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에 실익이 크지 않다. 페이스북코리아가 제공할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준비가 뒤따르지 않으면 데이터는 그저 데이터로만 남게 된다. 참고로 <워싱턴포스트>는 주간 재방문율을 가장 중요한 데이터로 삼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6. 플랫폼 종속성을 견제할 준비는 돼 있는가

페이스북에서 뉴스를 소비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자료 출처 : 퓨리서치 센터)

페이스북에서 뉴스를 소비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자료 출처 : 퓨리서치 센터)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은 한편으로는 플랫폼 종속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종속성의 탈피라는 양면적 성격을 지닌다. 후자는 네이버 종속성에 대한 견제라는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다. 현재 국내 언론사는 독자를 만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창구가 네이버 뉴스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며 새로운 접점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사용자 유입 비율로만 따지면 여전히 네이버의 압도적 우위 구도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더 읽어보세요!

문제는 인스터트 아티클이 국내에 출범한 이후부터다. 종속성의 탈피를 위해 또다른 종속을 감행할 것이냐에 대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 네이버와 인스턴트 아티클에 동시에 기사를 공급할 경우 자사 웹사이트 방문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 올해 5월 인스턴트 아티클이 출범할 당시 미국 미디어 평론가 사이에서 진행됐던 논란도 이 주제와 관련이 깊다.

자사 모바일 서비스로 직접 방문하는 고정 독자층이 줄어들 경우 개별 언론사의 의제설정과 확산 기능은 서서히 감퇴할 수밖에 없다. 플랫폼 종속적이라는 의미는 알고리즘 통제와 동의어다. 페이스북과 네이버의 알고리즘에 의해 의제설정 기능이 약화할 경우 개별 언론사의 영향력은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를 견제할 만한 준비가 돼있지 않다면 언론사가 잃어버리게 될 가치는 작지 않다.

언론사가 협상력을 지니려면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에 입점한 영미권 언론사 18곳.(이미지 출처 :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 페이지)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에 입점한 영미권 언론사 18곳.(이미지 출처 :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 페이지)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의 여러 한계에도 직접 운영 중인 언론사들은 한결같이 “되도록 많은 기사를 내보내려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도, <슬레이트>도 이러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처럼 긍정적인 반응을 낳게 된 데는 <버즈피드>를 비롯한 초기 입점 언론사들의 강력한 협상력이 기반이 됐다. 이들 언론사는 7개항에 이르는 계약 조건을 페이스북 쪽에 제시해 관철시켰다. 페이스북도 플랫폼을 벗어나려는 원심력에 제동을 걸 수 있었기에 밑지지는 않는 선택이었다. 한국에서도 언론사와 페이스북 코리아가 서로 밀고당기는 풍경을 재현하게 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협상은 거래다. 줄 것의 가치가 높으면 되받을 수 있는 것의 가치도 높아야 한다. 하지만 그 역이라면 페이스북에 뉴스 유통의 통제권을 온전히 갖다바치는 결과만 낳을 수도 있다. 동등하고도 등가적 교환이 가능한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언론사의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 페이스북은 세계에서 가장 영리한 집단이 모여 있는 글로벌 IT 기업이다.

<슬레이트>의 댄 체크 부회장은 모든 기사가 인스턴트 아티클 포맷처럼 화려하고 아름답게 치장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자체 제작한 인터랙티브 기사나 퀴즈 기사를 전송하면 깨져 보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네티즌의견(총 2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