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비엔비와 우버는 공유경제인가?”

가 +
가 -

12월9일 상공회의소에서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주관(미래창조과학부 후원)으로 ‘2015 ICT 인문사회 심포지엄’이 열렸다. ‘인터레스팅 ICT, 사물-사람-데이터가 만드는 세상’을 부제로 달았다.

interestingICT1

손상영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기조발표에 이어서 첫 번째 발표자로 나온 손상영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유경제의 사회적 가치와 삶의 질’이라는 주제로 공유경제란 무엇인지 기준점에 대한 논의를 소개하며, 최근에 급격하게 부상하고 있는 우버와 에어비엔비 사례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손 연구위원은 “공유경제가 이 시대의 버즈워드(buzz word)인 것은 틀림이 없다”라며 “하지만 공유경제의 정의는 명확하지 않다. 공유경제의 철학적인 배경을 들여다보고, 여러 서비스의 본질이 뭔지, 실체가 뭔지 파악해 보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공유경제’라는 용어는 미국의 로렌스 레식 하버드 대학교 교수의 저서에서 처음 사용됐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앞서 공유경제의 이론적 배경은 요하이 벤클러 교수의 저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벤클러 교수에 의하면 분산형 컴퓨팅, 카풀 등 공유행위는 특정 커뮤니티 내에서가 아니라 범사회적으로 실천돼 왔다. 공유경제는 가격체계가 아닌 사회관계와 공유의 윤리를 기반으로 자원을 동원하고 배분한다.

이런 범사회적 공유는 새로운 생산양식으로 부상하는데, 단순히 휴머니즘 기반의 공유가 아닌, 개인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자원을 가지고 효과적인 생산활동에 관여하는 것을 말한다.

벤클러 교수는 사회적 공유라는 새로운 생산양식의 가치는 크게 자율성과 효율성의 측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본다. 자율성은 개인이 사회관계에 있어서 자율성을 보장하고, 생산활동에의 기여 또는 잉여 자원 투자에서 계약이나 감사에 구속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하나의 가치인 ‘효율성’은 느슨한 사회관계가 자원의 유동성을 높여 경제적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다는 의미다.

손 연구위원은 “공유경제 연구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공유경제의 보편적 개념정의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라며 “다만 공유경제 사업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공유경제의 여러 가지 차원으로 사업 유형을 분류하고, 각 사업의 성격을 파악해 보겠다”라고 밝히며 자신의 기준을 제시했다.

육하원칙으로 ‘공유경제’인지 파악하기

손 연구위원은 육하원칙 중 언제와 어디서를 제외한 ‘누가(공유 주체)’, ‘무엇을(공유 대상)’, ‘어떻게(공유 방법)’, ‘왜(공유목적)’를 가지고 공유경제의 개념과 유형을 분류했다. 대략적인 분류는 다음과 같다.

  • 공유 목표 : 소비/서비스 제공, 제조/생산
  • 공유 방법 : 자산 임대, 서비스 제공/교환, 자산 매매/교환
  • 공유플랫폼의 목적 : 영리, 비영리
  • 공유 주체 및 방식 : P2P(개인 간), B2P(기업-개인), 커뮤니티, 크라우드소싱/크라우드펀딩

손 연구위원은 이러한 분류를 바탕으로 에어비엔비와 우버의 사례를 분석했다. 우선 에어비엔비의 경우는 임대인과 임차인은 P2P로 연결하는 영리 목적의 사업이다. 영리 목적이라는 판단은 벤처캐피탈(VC)에게 투자받은 규모로 판단했다. 손 연구위원은 “VC의 투자를 받는다는 것은 영리가 목적이라는 의미”라며 “비상장인 경우에도 이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interestingICT2.png

공유경제 유형 분류(출처 : 2015 ICT-인문사회 심포지엄 자료집)

영리의 구분이 첫 번째 논점이었다면 두 번째 논점은 ‘에어비엔비의 사업이 시장경제에 포함될 수 있는지’다. 시장경제는 기본적으로 가격에 의해 자원이 배분되는 체제다. 가격과의 상호작용이 있는지가 중요다. 손 연구위원은 “학계에는 에어비엔비의 등장으로 인해 기존 숙박업소가 대항해서 요금을 낮춘 바 있다는 실증연구들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에이비앤비는 다양한 개인 거주지를 이용해서 숙박업시장에서 다품종 소량생산과 가격 차별화 전략을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또한, 임대료가 어떻게 형성되는지가 대여자의 의사를 좌우하기도 한다. 손 연구위원은 “이런 측면들을 고려했을 때 에이비엔비 사업은 많은 부분이 시장경제에 포함된다고 판단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더 읽어보세요!

세 번째 논점은 궁극적으로 에어비엔비가 벤클러 교수가 정의한 공유경제의 가치에 부합하는지 여부다. 결론부터 말하면 부합하지 않는다. 앞서 공유경제의 가치는 자율성과 효율성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에어비엔비는 자산 임대에 관한 결정에 대해서 임대인이 재량권을 가진다는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자율성이 인정되지만, 충분하진 않다.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집을 빌려줘야 하는 경우는 자율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효율성의 측면에서도 달성되기 어렵다. 임대자산이 부동산인 주거시설이므로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예컨대 다른 지역에 축제가 열려서 임대 수요가 증가한다고 해서 여기에 빠르게 반응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우버도 전반적으로 에어비엔비와 비슷하다. 우버 기사도 생존을 위해 일을 할 경우 완전히 자율적이라 보기 힘들며, 우버의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벤틀러가 말하는 자율성에 한참 못 미친다.

손 연구위원은 마지막으로 공유경제의 도입과 삶의 질을 연관지어 분석했다. 에어비엔비는 소비자의 선택 폭 확대, 가격 인하, 사회적 관계 기회 확대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임대 기간을 둘러싸고 주택 부족의 우려를 낳으며, 기존 숙박업자에게는 매출을 감소시키고 고용을 감소하기도 한다.

우버는 소비자의 선택 폭이 확대되며 가격 인하의 효과를 얻었지만, 운전기사 및 차량 관련 위험이 증대했다는 사회적인 부작용을 가져왔다. 손 연구위원은 “우버는 기존에 택시회사가 담당하던 사고위험부담, 보험 등을 전부 기사에게 전가해 버리는 악영향을 가지고 왔다”라고 말했다. 또한, “우버나 에어비엔비가 독점 사업자 지위를 가짐으로써 생길 수 있는 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대체할 조합형 플랫폼의 움직임이 있다”라며 “다만 조합형으로 글로벌 기업에 대항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실천의 문제가 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