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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에서 소셜 미디어가 무럭무럭 자라난다

2010.01.31

미디어의 현재와 내일을 분석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최근 화두로 등장한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확장된 현실)’을 소개해보려 한다.

‘증강현실’의 키워드 중 하나는, 지난 글 ‘증강현실과 LTE‘에서 지적했던 것 처럼 ‘브라우징’ 방식의 변화, 즉 ‘정보 소비 양식’의 변화다. 파이어폭스, 사파리, 인터넷 익스플로어 등 전통적인 브라우저 외에도 ‘카메라’가 세상의 정보를 소비하는 ‘창구’가 된다.

증강현실의 기술적 뒷받침 또는 전제조건은 휴대폰 또는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프로세서 성능의 (지속적인) 향상이다. 모토롤라 ‘드로이드(Droid)’에는 550 MHz CPU가 장착되었고, 구글의 넥서스 원(Nexus One)에는 퀄컴(Qualcomm)에서 제작된 1GHz 성능의 CPU가, 애플의 아이폰에는 600 MHz CPU가 장착되어 있다 (기술사양 비교는 여기를 참조). ‘무어의 법칙’을 언급하지 않아도 휴대폰, 스마트폰 프로세서 성능이 앞으로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이러한 프로세서 성능에서 쉽게 알 수 있는 점은 전화 통화, 사진 찍기, 또는 웹사이트 서핑 등만을 하기에는 프로세서 성능이 과하다는 사실이다.

현재의 프로세서 성능으로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기능 중 하나가 네비게이션 등 위치기반 서비스(Location Based Service)다. 애플의 독일 앱스토어(App Store)에서 판매되는 10위권 앱(App)에는 네비게이션 관련 앱이 무려 4개에 이른다. 노키아(Nokia)는 최근 자사의 네비게이션 서비스를 자사의 기기, 아이폰, 안드리오드폰에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참조: WSJ). 당연히 노키아의 네비게이션 앱에는 다양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얼리어답터(early adopter)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포스퀘어(foursquare)라는 서비스도 이른바 위치기반 SNS다. 페이스북도 트위터 대항마인 라이브 소식(Live Feed) 기능을 선보인 이후 최근에는 포스퀘어의 대항마를 개발하고 있어 (참조글 보기), 이후 위치기반 SNS는 소셜 미디어의 또 다른 치열할 경쟁시장이 될 듯 하다.

위치기반 SNS는 두 가지 관점에서 새로운 미디어 질서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1. 전통적 저널리즘의 상업적 성공을 가져왔던 공식 ‘독자=소비자=광고소비자’를 위치기반 SNS에 적용할 수 있다. ‘사용자 현 위치’, ‘한 사용자가 자주 방문하는 장소’, ‘친구가 많은 사용자가 추천하는 장소’, ‘장소에 얽힌 이야기’, ‘장소에 얽힌 뉴스’. 여기서 장소는 ‘그 어떤 무엇인가의 소비가 이루어지는 장소’다. 바로 광고주가 ‘할렐루야!’ 외칠 소비자 정보다.

2. 세상의 모든 땅 조각에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서로 다른 ‘정보/내용’의 씨앗을 뿌리고, 그 ‘정보/내용’의 나무를 키우며, 그 ‘정보/내용’의 다채로운 과실을 따 먹을 것이다. 그리고 그 땅 조각 하나 하나가 ‘정보/내용’에 ‘접근하는 입구’가 될 것이다. 여기서 ‘소셜 증강현실’이 시작된다.

증강현실의 또 다른 핵심은, ‘카메라’에 보이는 ‘사물/사람’과 이 ‘사물/사람’의 온라인 정보가 통합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길 또는 장소를 찾는 네비게이션이 ‘상품’을 찾는 네비게이션으로 진화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동영상 하나를 감상해 보자.

[youtube sTERI1s-UyA]

위의 동영상은 벨기에 맥주 Stella Artois의 아이폰 앱을 설명한 것이다. 앞으로 그리고 아마도 모든 기업들은 위와 같은 앱을 개발할 것이다. 소비자가 자신의 대리점을 찾게 해주고, 소비자가 은행 인출기를 찾게 도와주고, 소비자가 자사 제품/서비스를 찾아오는 도중 딴 곳으로 빠지지 못하도록 오만 가지 오락/유희를 제공할 것이다.

‘여행 산업’에도 ‘증강현실’은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유럽 여행 중 파리의 에펠 탑을 카메라에 담으면 관련 정보을 얻을 수 있다. 또는 괴테나 카프카와 함께 하는 유럽 문학 여행도 가능하다. 북해 바닷가 모래사장을 카메라에 담으려 하니, 카프카의 시가 한국어로 번역되어 파도와 함께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리스의 한 작은 섬에 도착해 파란 지중해 바다를 카메라에 담아보니, 이 바다를 배경으로 한 영화 장면들이 나를 찾아온다.

실제 사물/사람과 온라인 상의 사물/사람을 연결하는 증강현실과 최근 구글과 아마존에서 선보인 ‘이미지 인식’ 서비스는 서로 구별되어야다. 구글의 Goggle아마존의 아이폰 용 앱은, 사용자가 찍은 사진 이미지가 해당 기업으로 전송되어 해당 기업이 가지고 있는 데이타베이스의 자료와 ‘비교’되어 그 결과가 다시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형식이다. 이 또한 매우 유용한 서비스가 될 수 있다. 한 소비자가 한 가게에서 물건을 구입하고자 한다. 이 가게의 물건 가격이 비쌀까, 아님 저렴할까 궁금하다. 이 때 해당 물건 사진을 찍어 ‘가격비교 사이트’에 전송하면 궁금함을 바로 바로 해결할 수 있다. 매우 유용한 ‘쇼핑 도우미’다. 이와 달리 증강현실로 분류할 수 있는 것은 최근 ‘레고(LEGO)’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다. 레고의 조립 장난감을 구입할 때, 이를 통해 조립할 수 있는 장난감의 다양한 형태를 미리 시각적으로 알 수 있다. 아래의 동영상을 보자.

[youtube PGu0N3eL2D0]

최근 노키아 연구소(Nokia Research Center)에서 선보인 것은 카메라가 아니라 ‘안경’을 정보의 창구로 사용하는 기술이다. 물론 아직 현실화 단계는 아니라 한다.

[youtube CGwvZWyLiBU]

위의 동영상에서 마지막 부분을 보자. 노를 젓는 젊은이의 SNS 정보를 확인하는 주인공의 환한 미소는 언제든지, 길을 걷는 매력적인 여인의 트윗을 확인하는 청년의 느끼한 미소로 바뀔 수 있다.

또 다른 사례, 특히 소셜 미디어 또는 소셜 증강현실과 관련해서 유의미한 사례는 오스트리아 기업 Mobilizy가 만든 위키튜드(Wikitude)라는 서비스다. 먼저 서비스 소개 동영상을 보자.

[youtube ReH9dmqfOqA]

위에 소개된 동영상은 설명력이 떨어지는 잘못 제작된 동영상이다. 그러나 위키튜드가 가진 잠재력은 대단하다. 위키튜드의 핵심은, 카메라에 담긴 하나의 사물에 대한 위키피디아 정보와 구글 정보가 자막처리되어 나타난다는 것이다. 네비게이션 옵션은 ‘여행’, ‘쇼핑’, 또는 ‘길 찾기’ 등이다. 옵션에 따라 보여지는 정보가 달라진다다. 위키튜드와 유사한 카메라 기반 브라우저는 네덜란드의 Layar, 영국의 acrossair 등 이다. 앞으로 이들 업체 사이에서는 ‘카메라 기반 브라우저’의 ‘표준’ 싸움이 치열하게 진행될 것이다.

그렇다면 마지막 문제,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문제는 사물에 자막처리 되듯 뿌려지는 ‘정보/내용’를 ‘누가 생산할 것인가’이다. 바로 우리 모두가 생산하고, 우리 모두가 생산한 정보/내용을 각자의 취향에 따라 소비할 것이다. 길을 걷다 우연히 보게된 음식점. 그곳의 맛은 어떨까?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번거롭다. 휴대폰 카메라에 그 음식점을 담으면 끝이다. 음식점에 대한 평가를 바로 알 수 있다. 이 음식점에 대한 평가가 너무 많거나, 평가점수들이 들쑥날쑥인가? 문제없다. 내가 신뢰하는 지인(following) 또는 그 지인의 지인의 평가만 골라서 보여주게 옵션을 설정해 두었기 때문이다. 축구경기를 볼 때면 각 선수들의 정보가 나의 필요에 따라 보여진다. 내가 신뢰하는 지인(following)들의 트윗들이 경기 순간 순간 푸른 축구장 위로 펼쳐진다. MBC 100토론을 시청하면서, 논객들의 황당한 주장을 위키피디아를 통해 실시간으로 검증할 수 있다. 정보가 넘쳐나 삶이 피곤해질까 두려운가? 문제없다. 이러한 기능들을 꺼버리면(Off) 끝이다. 이러한 미래를 착실히, 아니 가장 효과적으로 준비하는 기업은 구글이다. 최근에 구글이 선보인 소셜 검색(Social Search) 소개 동영상을 보자.

[youtube aYf5iSA6t6g]

물론 ‘증강현실’은 아직까지는 ‘미래’의 이야기다. 아이폰과 구글 안드로이드 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관련 앱들이 아주 조금 개발되었을 뿐이다. 그리고 증강현실이 대중화되기 위해서 넘어야할 산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수익 모델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무엇을 통해 돈을 벌 수 있을까? 또는 ‘사물’과 ‘정보’를 결합시키는 이 방대한 작업에 들어가는 천문학적 예산은 누가 감당할 것인가? 관련 앱을 앱스토어에 팔아서? 앱 판매를 통해서는 앱 개발비용과 개발이윤을 얻을 수 있을 뿐이다. 결국 전 세계 대형 도서관의 모든 책들을 스캔하고 있는 구글이 이 영역에 뛰어들 것이다. 실제 사물과 이 사물의 정보를 열결시키는 것, 그리고 그 사이에 ‘광고’를 살짝 결합시키는 것, 구글이 결코 놓치지 않을 것이다.

증강현실이 현실이 되는 그 날,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크고 작은 미디어 기업들이 혁신 경쟁이 이미 시작되었다.

jskang@gmx.net

디지털사회연구소(www.datagram.co.kr) 소장 및 (사)오픈넷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