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보는 네이버 뉴스의 ‘정치적 중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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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의 네이버 의존도는 높습니다. 최근에는 인스턴트 아티클 등 페이스북이 뉴스 플랫폼으로서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도 네이버의 영향력은 큽니다.

네이버의 뉴스 편집은 많은 이용자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네이버도 이 부분을 알고 있기 때문에 기사 편집 원칙도 공개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정치적 중립을 기사 배열의 원칙 중 하나로 삼고 있습니다. 네이버가 말하는 기사 배열의 정치적 중립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데이터를 통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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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는 네이버 뉴스의 ‘이 시각 주요뉴스 배열 이력’을 가져왔습니다. 배열 이력에서는 네이버 뉴스 홈에서 서비스됐던 ‘이 시각 주요뉴스’를 볼 수 있습니다. 네이버 주요뉴스로 배열된 기사는 PC는 물론 모바일 메인에서도 상단에 노출되는 등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 주요뉴스 배열 이력 스크래퍼는 R로 만들었습니다. 코드는 블로터 깃허브를 통해 공개돼 있습니다. 제작 방법은 [디블로터]⑨네이버가 좋아하는 뉴스 분석해보니 기사를 참고하면 됩니다.

네이버 기사 배열 원칙

네이버에는 기사 배열 원칙이 있습니다. 네이버는 이 원칙에 따라 기사를 배열한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기사 편집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확한 전달 :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면서도 정확한 전달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양한 매체, 차별화된 시각의 정보를 함께 전달함으로써 이용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겠습니다.

정치적 중립 : 특정 계층의 논조나 입장을 지양하고 균형 있는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기사배열 가이드 이외의 어떤 외부 간섭이나 사적 이해관계도 배제하겠습니다.

공익가치 존중 : 상업적이거나 선정적인 내용의 기사는 지양하고 유익한 정보 전달에 힘쓰겠습니다. 지역, 종교, 성적차별을 부추기는 기사는 배제하겠습니다. 장애인, 비정규직, 노인,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배려하고 존중하겠습니다.

쌍방향 소통 : 이용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정보제공자의 기사 수정과 삭제 요청도 신속하게 반영하겠습니다. 뉴스서비스에 대한 궁금증과 개선점 등을 들을 수 있는 네티즌의 소리를 운영하고 귀 기울이겠습니다. 정정, 반론, 추후보도 기사 모음과 각 언론사 기사 중 고침보도 모음을 운영하고 신속하게 처리하겠습니다.

인격권 보호 : 개인정보와 인격침해 및 명예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배열하겠습니다. 기사나 댓글을 통해 개인정보고 유출되지 않도록 모니터 의무를 다하겠습니다. 기사의 오보나 저작권 침해 등의 문제로부터 이용자를 보호하는 24시간 접수안내를 운영하겠습니다.

이 중 중요한 부분은 첫 번째와 두 번째입니다. 세 번째 원칙은 일반적인 기사라면 갖춰야 할 덕목이며, 네 번째와 다섯 번째는 네이버 뉴스의 서비스적 특징입니다.

네이버 뉴스 편집 원칙을 고려했을 때, ‘네이버는 중립성 유지를 위해 정치적 편향이 적은 언론사의 기사를 상대적으로 많이 배치한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지 확인하기 위해, 매체의 이념적인 지형을 살펴본 후에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보겠습니다.

매체의 이념적 지형도

매체의 이념적 지형도를 우선 살펴보겠습니다. 참고한 연구는 ‘의견 다양성을 통해 본 언론매체의 이념적 지형도-경제민주화 이슈 보도의 의견 분석을 중심으로(윤영철, 김경모, 김지현 저)‘입니다. 이 논문은 경제민주화라는 공공 이슈를 대상으로 한국 사회의 신문, TV방송, 뉴스통신, 인터넷 뉴스 매체 등 언론매체가 어떤 이념적인 위치에서 얼마나 다양한 의견을 전달하는가를 알아본 연구입니다. 위 논문은 “경제민주화는 사회구성원이 이해관계, 용어의 해석과 정의, 누가 주장하고 발언하는가에 따라 보도내용이 상이하게 달라지고 한국 사회의 다양한 갈등구조가 집약되는 논쟁이었다는 점에서 언론매체의 의견 다양성은 물론 연관된 여론 다양성 문제를 검토할 수 있는 대표적 사안에 해당한다”라며 경제민주화를 이념적 위치 파악을 위한 공공 이슈로 선정했습니다. 분석 시기는 공식 대선기간 시작일이었던 2012년 11월27일부터 보도량이 현저하게 줄어든 2013년 7월 초까지이며, 매체별 관련 기사의 빈도를 일일단위로 조사해 이뤄졌습니다.

해당 논문은 한 매체가 어떤 이념적인 지향을 보이는지, 그리고 한 매체 안에서 얼마나 다양한 목소리를 담고 있는지를 수치로 나타내 지형도를 그리고 있습니다. 조사 대상에 포함된 매체는 신문 14개, 방송 9개, 통신사 3개, 종합일간지의 인터넷 뉴스 11개, 경제일간지의 인터넷뉴스 5개, 인터넷 전문 매체 4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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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윤영철, 김경모, & 김지현. (2015).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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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윤영철, 김경모, & 김지현. (2015). pp.51-52

연구결과를 보면 대부분의 방송사가 진보적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하게 짚어봐야 할 것은 이념적 지향점 점수에서 각 부문에서 나타나는 표준편차와범위의 차이다. 방송 부문의 경우 하위 매체들의 편차가 상대적으로 매우 컸는데, 이는…(중략)…다만 방송의 경우 연이어지는 특정 사건과 연관된 키워드(대선, 일자리창출, 남양유업사태)가 부각되는 시점마다 그때그때 시민정서와 분위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쪽으로 보도하는 관행의 문제로 바라볼 수 있다. 다양성 실천과 함께 보도의 선정성이 심각한 문제로 제기될 수 있을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분석결과의 해석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 윤영철, 김경모, & 김지현. (2015). p.58

이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확인하겠습니다. 데이터는 8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의 주요 뉴스 배열 이력입니다. 총 2만4136건 입니다. 8월 6305건, 9월 5899건, 10월 5989건, 11월 5943건 입니다. 언론사별 기사 수는 얼마나 되는지, 언론사별 노출 시간의 총합은 어떤지, 언론사별 평균 노출 시간도 알아봤습니다. 월별 데이터에 잡히는 언론사는 대략 60개 수준입니다.

포털 이용자의 뉴스 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편집된 위치, 이슈, 노출 시간, 언론사 브랜드,  뉴스 형식 등이 있습니다. 분석 대상인 노출시간 데이터는 실제로 뉴스의 포털 이용자에 대한 접근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가 편집한 ‘주요뉴스’이기 때문에 네이버를 사용하는 이용자에 대한 접근성이 높습니다. 노출 시간이 많을수록 네이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언론사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주요 기사에 배열된 기사 수와 노출 시간은 공개된 데이터 항목 중 양적으로 측정하기 용이한 지표이기도 합니다.

4달가량의 데이터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언론사의 순위는 변동폭이 작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월별 데이터도 큰 차이점이 보이지는 않습니다. 데이터가 일정하다는 의미는 네이버 뉴스의 기사 배열이 규칙적으로 집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일정하게 관찰되는 네이버 뉴스의 편집 경향에 대해서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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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 시간 총합으로 정렬한 데이터

먼저 노출 시간 총합 데이터로 정렬했습니다. <연합뉴스>가 압도적인 가운데, 방송사와 통신사가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통신사는 기사 생산량이 여타 언론보다 많습니다. 속보로 노출되는 경우도 많고, 기사로 다루는 영역 자체가 넓습니다. 통신사의 노출 시간이 높게 측정되는 이유입니다.

디지털사회연구소 소장 강정수 박사는 “통신사의 기사가 많은 것은 포털이 사실을 빨리 전달하려는 의도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빠르게 뉴스를 업데이트하기에 통신사만큼 좋은 매체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최진순 한국경제 기자 역시 “통신사 뉴스가 선호되는 것은 포털 시장의 속성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지상파 3사는 <SBS>가 가장 높은 가운데 <KBS>가 상대적으로 낮은 경향을 보입니다. 종편 중에서는 <JTBC>, 일간지 중에서는 <세계일보>가 꾸준히 높은 수치를 보이는 것도 눈에 띕니다. 대체로 주요 일간지는 유사한 수준이며, 경제지가 그다음을 잇고 있습니다. 최진순 기자는 “대외 신뢰도를 끌어올린 <JTBC>의 채택률이 높은 것은 유의할 만하다”라고 평했습니다. 강정수 박사 역시 “다음에서 <JTBC>의 반응이 좋자 네이버도 띄워준 것이다”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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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뉴스 배열 기사 수로 정렬한 데이터

주요 기사수도 노출 시간 총합과 엇비슷합니다. 기사 수는 통신사가 가장 많은 가운데, <SBS>와 <MBC>, <머니투데이>가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는 통신사-방송사-일간지 순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노출 시간 총합을 나타낸 자료와 비교적 유사한 경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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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뉴스 배열 기사 수 상위 20개를 노출 시간 평균으로 재정렬한 데이터

노출 시간 평균으로 정렬한 자료입니다. 좀 더 의미 있는 값을 내기 위해서 주요 뉴스로 편집된 기사 수 기준 상위 20개 언론사를 뽑았습니다. 이후 노출시간의 평균을 낸 뒤에 다시 정렬했습니다. 순수한 노출 시간 평균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주요 뉴스로 배열된 기사가 많은 20개의 언론사를 추려낸 이유는, 기사 수가 지나치게 적어 노출 시간 평균이 상대적으로 높게 측정되는 경우를 제외하기 위해서입니다.

노출 시간 평균으로 보면 방송사가 높은 가운데, 전반적으로는 다른 데이터에서 확인됐던 것처럼 통신사가 압도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보통 방송사는 저녁에 주요뉴스가 나오기 때문에 다음 날 아침까지 유지되곤 합니다. 또한, 주말에도 뉴스를 하므로 상대적으로 더 노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강정수 박사는 “방송사 기사 업데이트 빈도수가 떨어지기 때문에 개당 기사의 노출시간이 길게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노출 시간 총합에서 방송사가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안전을 택하는 네이버 뉴스

더 읽어보세요!

많이 집계되는 통신사와 방송사를 제외한 언론사의 데이터를 보면 네이버가 ‘안전한’ 뉴스 편집을 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속보를 많이 내는 통신사 비중이 높습니다. 방송사의 이념적 지향성은 확실하게 어떻다라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그 외의 언론사는 중도적 성향의 매체가 많이 노출되고 있으며, 비교적 색깔이 뚜렷한 언론의 경우 진보와 보수가 대략 엇비슷한 수치를 보이며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안전한 편집이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최진순 기자는 “네이버의 안전한 취사선택이 두드러진다”라며 “포털 뉴스가 다양성, 전문성보다 중립성을 의식한 것이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라고 데이터를 분석했습니다. 강정수 박사도 “통신사를 제외하면 균형을 맞추고 있다”라고 해석했습니다.

노출 시간 분석의 한계점

물론 데이터의 한계도 있습니다. 네이버가 공개하고 있는 데이터만으로는 포털 뉴스 배열의 경향성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강정수 박사는 “노출 시간 데이터는 언론사가 송고하는 양을 반영하지는 않기 때문에 단정짓기는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노출 시간 데이터만으로 확언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의미입니다.

최진순 기자는 “PC와 모바일 버전이 동일하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네이버 뉴스의 전반적인 경향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라며 “이슈별, 기사 내용별 판단의 근거가 고려되지는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주요 뉴스의 선택에 있어 매체 안배, 중립성 위주의 취사선택, 물량 면에서 압도하는 통신사 등 PC버전의 배열관행을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이라며 “특정 매체 배열에 대한 기울기는 일정하게 확인된다”라고 해석했습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가 특정 언론사를 더 노출하는 방식으로 편집하지는 않는다”라며 “단순히 노출시간 외에도 고려할 사항이 많다”라고 밝혔습니다.

참고문헌

– 윤영철, 김경모, & 김지현. (2015). 의견 다양성을 통해 본 언론매체의 이념적 지형도. 방송통신연구, 35-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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