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CEO] 서형수 알서포트 “원격제어 찍고, 게임 SNS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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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레 눈이 가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과 친하진 않지만 스크롤을 내리다보면 자연스럽게 시선이 따라가는 서형수 알서포트 대표가 그랬다. 등산을 좋아하고 각종 레저 스포츠를 즐기며, 직원과 페이스북을 통해 자연스레 제품 이야기를 주고 받는 모습 때문이다.

언제부터였을까. 페이스북 타임라인에 서형수 대표가 등장하는 일이 줄었다. 처음엔 ‘한 회사의 대표니까, 페이스북하기 바쁜 거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런게 그게 아니었다. 게시글이 줄기 시작하더니 아예 뜸해졌다. 타임라인에서 서형수 대표를 찾기 힘들어졌다. 다른 사람이 태그 걸 때만 종종 등장했다.

“페이스북 활동을 접었습니다. 우리 회사가 게임 페이스북을 만들었는데, 제가 직접 거기에 뛰어들어 활동해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이 공간에서 10대 친구를 엄청나게 많이 사귀고 있습니다. 이 안에서 저 ‘파워 활동가’입니다.”

서형수 대표는 지금 페이스북을 떠나 ‘게임덕’을 여행중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온라인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관심사를 얘기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퇴근 후 1시간은 시간을 내 게임덕에서 10대 친구들과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게임덕 안에서 그는 더이상 원격제어솔루션 업체 알서포트 대표가 아니다. 그저 게임 이야기를 좋아하는 팔로우 7천명을 거느린 파워 ‘게임덕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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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제어 솔루션에서 ‘게임덕’ 선보이기까지

서형수 대표는 지난 9월 자회사를 설립하고 모바일게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인 ‘게임덕’을 선보였다. 신동형 대표가 게임덕 수장으로 경영을 책임지고, 서형수 대표는 모기업 대표로 게임덕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게임덕은 사용자가 자신의 게임 플레이를 직접 녹화한 다음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서형수 대표 표현을 빌리자면 게임 플레이 영상을 전문적으로 공유하는 페이스북이다. 현재 전세계 약 30만명이 게임덕을 이용중이다.

서 대표가 게임덕 같은 서비스를 꿈꾸게 된 배경에는 알서포트에서 개발한 ‘모비즌’ 도움이 크다. 모비즌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탑재된 스마트폰 화면을 PC로 불러와 스마트폰 안에 있는 모든 기능과 데이터를 관리하고 스마트폰 영상을 촬영할 수 있게 도와주는 앱이다. 게임덕은 이 모비즌을 이용해 사용자가 게임 영상을 녹화하고 공유할 수 있게 도와준다.

“회사 핵심 기술을 확장해서 사업을 추진하려다보니 자연스럽게 B2C 시장에 뛰어들게 됐습니다. 모비즌을 선보일 때도 ‘미러링’이라는 원격지원과 제어 기술을 모바일로 옮겨오고 싶어서 개발했습니다. 이젠 모비즌을 바탕으로 게임덕이라는 서비스를 잘 운영해보려고 합니다.”

모비즌과 게임덕이 나오기 전까지 알서포트는 ‘리모트뷰’, ‘리모트콜’, ‘리모트미팅’ 등 원격지원과 제어 소프트웨어로 10년 넘게 한 우물을 판 B2B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였다. 모비즌 앱을 출시하고나서도 수익은 B2B 사업을 통해 얻었다. 일반 사용자는 무료로 모비즌 앱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기업은 솔루션을 구매해야 했다.

알서포트는 국내 기업을 비롯해 이동통신사와 OEM 계약을 맺고 모비즌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곧 사업을 확장할 수 없다는 한계에 부딪혔다. 서형수 대표는 모비즌으로 매출을 계속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다. 실마리는 모비즌 사용자에게서 찾았다.

“모비즌 사용자 행동 패턴을 살펴보니, 게임 플레이를 녹화해서 공유하는 데 주로 사용하더라고요.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어지요. 핵심 기술도 가지고 있으니, 자신 있었습니다. 바로 추진했지요.”

B2B 솔루션 개발보다 쉽게 생각하고 뛰어들었다. 그런데 서비스 개발은 만만치 않았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은 B2B 솔루션 개발과 완전히 달랐다. B2B 솔루션은 주로 기업이 도입해 기업 특정 시스템 범위 안에서 실행하기 때문에, 해당 시스템만 잘 파악해서 그에 맞게 구축하면 되는 편이다. 서형수 대표 설명에 따르면, B2C는 서비스 적용 범위가 ‘모든 사용자 PC’로 넓다. 화려하고 멋지게 보이면서도 동시에 각 사용자 환경에서 기능이 안정적으로 실행돼야 한다.

“솔직히 기술을 쉽게 생각했습니다. 근데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페이스북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대용량 트래픽을 잘 다뤄서, 어떻게 하면 빠르게 응답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설계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저흰 특히 게임 영상을 많이 공유하는데, 이 영상을 클릭했을 때 바로 재생할 수 있게 만드는 법, 스크롤을 내렸을 때 문제 없이 쭈욱 내려오게 하는 법 등을 고민했지요. VOD, 스트리밍 기술, 유저 응답 속도 등 모든 걸 종합적으로 신경써야 하더군요.”

사용자에게 동일한 응답 속도를 주는 게 게임덕 개발 과제로 떠올랐다.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고 NoSQL을 도입했다. 여러번 시행착오 끝에 안정성 있게 운영되는 응답 시스템을 구축했다. 소셜 서비스인만큼 친구 추천, 게시글 보여주는 방식, 노출 횟수 등 다양한 알고리즘 개발도 신경썼다. 각 사용자가 관심을 보이는 게임 콘텐츠를 어떻게 노출시킬 것인지, ‘좋아요’ 같은 반응은 어떻게 표시할지 고민을 거듭했다.

“게임덕은 2주마다 업데이터를 하고 있습니다. 기존 B2B 솔루션 생각하면 어림도 없는 기간이죠. 그런데 이 기간 안에 해내야 합니다. 사용자 불만을 찾아서, 불편한 점을 찾아서 시스템을 개선해야 합니다.”

서 대표는 현장을 중요시 한다. 뒷짐지고 서서 직원들이 일 하는 걸 지켜보는 스타일은 아니다.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개선점을 찾고, 무엇이 필요한지 직접 나서서 얘기한다. 그가 페이스북 활동을 잠시 뒤로 한채 게임덕에만 몰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신이 직접 서비스를 쓰고, 사용자와 소통해야 게임덕에 진짜로 필요한 기능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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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회사 핵심 DNA

서형수 대표의 이같은 업무 방식은 회사 경영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서 대표는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그 아이디어를 실행하기 위해 도전하는 걸 즐긴다. 알서포트는 직급과 직책 중심으로 업무가 이뤄지지 않는다. 일 중심으로 업무가 이뤄진다. 알서포트 안에서는 누구나 프로젝트를 발의하고, 해당 프로젝트를 발의한 사람이 직접 운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입사원은 자기가 하고 싶은 사업 아이템을 제안하고 그 사업 아이템을 진행하기 위해 팀원을 모집한다. 해당 사업을 발의한 신입사원이 프로젝트 매니저(PM)을 맡는다. 신입사원보다 직급이 높고, 경력이 오래된 사람이 팀원으로 들어가 PM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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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프로젝트에 아무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할 수 있다. 이 땐 회사 내 PMO라고 불리는 프로젝트 관리 조직이 출동한다. PMO는 팀원이 발의한 사업을 진행할 때 필요한 팀원을 정하는 식으로 프로젝트를 조정한다. 팀원을 요청받은 팀 본부장은 필요한 인력을 제공한다.

“이런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한 지 1년이 좀 넘습니다. 회사를 혁신하기 위해선 필요합니다. 분명 시행착오도 많이 겪겠죠. 아직까지는 전반적으로 우리 회사 생산성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만들어서 알서포트만의 독특한 경영 문화를 만들어 나가보려고 합니다.”

일 중심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다보니, 성과 평가도 일 중심으로 이뤄진다. PM이 직급 상관없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 성과에 따라 평가를 하고, 마케팅 본부장이 외부에서 프로젝트 평가를 한다. 서로를 평가 하면서 다양한 의견이 오간다.

“이런 시도를 많은 회사들이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쉽지 않지요. 이유는 대표가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죠. 새로운 문화를 평가하고 관리하는 조직도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회사 경영 문화를 연구하는 팀이 내부에 있습니다. 이 팀이 계속해서 문제점을 파악하고, 고치고, 제도화 한 다음 강제화 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새로운 회사 문화로 자리잡게 되더군요. 물론 이게 쉽지 않지요.”

서형수 대표도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지금의 업무 문화를 만들었다. 세일즈포스닷컴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을 도입해서 직원 업무 프로세스를 관리하려고 했던 적이 있다. 결과는 참혹했다. 도입해서 1년간 써봤지만, 업무 프로세스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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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회사에서 ‘판매 업무는 이렇게 하는 겁니다’라는 형태를 짜서 솔루션으로 만들었는데, 그 안에 우리 직원들이 일하는 방식을 욱여넣으려 하니 잘 안되더군요. 실패 후 1~2년 쉬다가 다시 도입했습니다. 이 땐 내부에 세일즈포스 전문가를 키웠죠. 이 전문가가가 세일즈포스 기능을 섭렵하고, 영업사원에게 원하는 업무 방식이 무엇인지 의견을 취합한 다음 세일즈포스 시스템을 내재화했습니다. 지금은 아주 잘 쓰고 있습니다.”

서형수 대표는 이 일을 계기로 솔루션에 회사 업무를 맞추기보다는, 회사 업무를 정의한 다음 솔루션을 맞추기로 생각을 바꿨다. 회사 업무 기준점을 제대로 세우면 어떤 솔루션을 도입하더라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그 결과 알서포트는 구글앱스부터 시작해서 레드마인 같은 다양한 오픈소스 솔루션을 도입해 업무에 활용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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