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AS] 데이터로 본 ‘네이버 뉴스’ 분석의 아쉬움

가 +
가 -

지난 12월27일 <블로터>의 ‘데이터로 보는 네이버 뉴스의 ‘정치적 중립성’’ 기사가 논란을 낳았습니다. 뉴스가 실린 곳마다 꽤 다른 의견이 달렸습니다. 네이버가 진보적인 시각에 치우쳤다는 견해와 그 반대라는 입장으로 갈립니다. 똑같은 기사인데 왜 의견이 갈렸을까요? 데이터로 분석하면 훨씬 탄탄한 근거가 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여타 기사와 크게 다르지 못했던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기사의 한계점을 차근차근 되짚어 보겠습니다.

✔  왜 데이터로 분석했을까?

네이버를 사용하는 사람들이라면  ‘연합뉴스가 많이 나오고, 머니투데이 계열 매체(뉴스1, 뉴시스, 머니투데이 등)가 많이 보인다’ 정도는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난 기사에서는 경험적인 느낌보다는 좀 더 확실한 데이터를 가지고, 경험에서 더 나아간 근거를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통신사 뉴스 집중에 가려진 여타 매체의 분포도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  ‘노출 시간 데이터’의 부족함

naver

데이터 수집 기준은 모바일 앱이 아니라 PC였다

우선 네이버가 스스로 ‘주요뉴스’라고 말하는 만큼, 네이버에서 공개하고 있는 ‘주요뉴스 배열 이력’은 네이버 뉴스의 편집 경향성을 알아볼 수 있는 단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노출 시간’은 양적인 분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네이버가 이만큼 포털에 띄워줬다’라는 해석을 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다만 주요뉴스 배열 이력의 노출시간 데이터만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우선 네이버가 뉴스를 노출한 시간과 이용자가 실제로 개별 뉴스를 본 시간은 다르다는 점입니다. 기사에서는 이 간극에서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요인에 대한 고려가 없었습니다. 예컨대 주요뉴스로 배열됐지만 사람들이 많이 보는 이슈가 아닐 경우도 생각해야 합니다. 모바일 메인화면에서의 차이, 이슈별 접근성에서 차이가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어야 했습니다. 다음 기사에서는 더 많은 데이터를 분석에 활용하겠습니다.

 ✔ 떨어지는 ‘데이터의 비교 가능성’

사람마다 인지하고 있는 뉴스의 이념적 지형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겨레>는 진보 매체, <조선일보>는 보수 매체라고 여겨집니다. 하지만 수많은 매체를 봤을 때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원래 인지에 기반을 둔 이념 판단은 각자의 기준점에 따라 달라집니다. 좀 더 과학적인 분석이 필요했던 이유입니다.

더 읽어보세요!

언론의 이념 지형도 기준으로 삼은 논문은 ‘경제민주화’ 주제를 분석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제가 긁어온 뉴스는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고 있습니다. 또한 같은 매체라고 해도 인터넷과 지면이 다를 수 있고, 방송과 인터넷이 또 다를 수 있습니다. 지난 기사가 완전히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말하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학문적인 엄밀성을 따져보자면 데이터의 비교 가능성이 떨어집니다.

참고한 논문은 ‘경제민주화’ 의견 분석을 중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경제민주화는 그 주제 자체로 ‘논쟁적인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의견의 다름의 용인되는 주제라는 의미입니다. 정치적인 주제는 애매합니다. 아직도 한국 정치의 정치적인 논쟁은 도덕 논쟁과 혼재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윤리적인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나라를 위해 참을 줄도 알아야 하는데’로 해석해야 하는 사안이 됩니다. 분명히 ‘틀린’ 발언이 입장에 따라 옹호되기도 합니다.

기사가 혼선을 빚었던 이유 중 하나는 한국의 언론이 가진 강한 정파성입니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입장만 가지고 진보-보수의 이념적인 지형도를 그렸을 때는 한국에서 이야기되는 진보-보수의 이념적 인식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꽤 진보적인 매체이지만, 시장경제에서는 보수적인 관점을 지닐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일반적인 인식과 괴리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지난 기사에서 해당 논문을 인용한 이유는 가장 내적 다양성과 외적 다양성을 모두 두고 분석했을 뿐 아니라, 양적 질적인 방법에서도 충실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비교적 최근의 논문이라는 점도 고려했습니다.

naverNews3

✔ 포털은 매체로 봐야 할까? 

법적으로 포털은 언론이 아닙니다. ‘인터넷뉴스서비스’ 사업자 입니다. 하지만 포털에서 뉴스를 본 사람들은 뉴스 출처를 기억하진 않습니다. ‘뉴스 어디서 본 거야?’라고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네이버에서 봤다’라고 말합니다. 이처럼 사람들이 네이버의 원 소스를 의식하지 않는다면, 언론의 기능을 한다고 봐도 크게 무리는 아닙니다. 그렇다면 네이버를 매체로 취급하고 내용분석으로 비교해 볼 수도 있습니다. 지난 기사에서는 지나치게 네이버의 ‘뉴스 플랫폼’으로 접근했기 때문에, 네이버가 보여주는 ‘매체’로서의 성격은 간과했습니다.

✔ 내적 다양성에 대한 고려 부족

언론사의 이념적인 지형도 중요하지만, 언론사의 내적 다양성도 마찬가지로 중요합니다. 언론사의 대적 다양성이란 한 매체가 얼마나 다양한 의견을 담아내는지를 말합니다. 내적 다양성이 높은 매체라면, 그 매체가 주로 편집된다고 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다양한 언론사가 공평하게 편집돼야 한다는 생각의 바탕에는 ‘언론이 편향됐다’는 판단이 있습니다. 다양한 의견을 접할 수 있는 매체라면 그 매체 하나만 보더라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지난 기사에서는 노출 시간 상위 언론사에 대한 내적 다양성의 분석이 빠졌습니다. 네이버에서 접할 수 있는 언론사가 편협한지/다양한지, 네이버 전체를 두고 봤을 때의 내적 다양성은 어떤지를 분석했다면 더 풍부한 해석이 가능했습니다. 그 부분도 부족했습니다.

네티즌의견(총 1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