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CEO] 곽민철 인프라웨어 “시장 변화에 과감히 올라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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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인프라웨어 직원은 곽민철 대표를 이렇게 부른다. 일반 기업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대표님’, ‘사장님’ 같은 흔한 호칭이 이 회사엔 없다. 직원 모두 나이와 직급에 상관없이 대표 이름을 외친다. ‘에디~’라고. 심지어 곽 대표 명함엔 ‘Eddie M. Kwak 곽민철’이라고 적혀 있다.

대표만 영어 이름이 있는 건 아니다. 인프라웨어 직원 모두 영어 이름을 가지고 있다. 서로를 부를 땐 이 영어 이름을 쓴다. 명함에도 영어 이름이 함께 적혀 있다. 마치 영어학원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4년 전부터였을까.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어나가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당시 직급과 호칭을 없애고 이름으로 부르기, 이름 뒤에 ‘님’ 붙이기, 매니저로 직급을 통일하자는 얘기가 나왔다. 그러나 오랫동안 가지 않았다. 실험에 그친 곳이 대부분이었다.

인프라웨어도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지난해부터 영어 이름을 도입해 서로 부르기 시작했다. 이제는 직원이 오히려 거침없이 대표를 ‘에디’라고 부른다. 누가 보면 19년 된 소프트웨어 기업이 아니라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벤처라고 착각할 것 같은 분위기가 회사 곳곳에 만연했다. 이런 분위기가 어떻게 가능했을까.

곽민철 인프라웨어 대표

곽민철 인프라웨어 대표

유연함을 무기로 변화에 대응하라

답은 뜻밖에도 가까운 곳에서 찾을 수 있다. 곽민철 대표의 가식 없고 솔직한 태도가 젊은 회사 분위기를 만드는 데 이바지했다. 그는 회의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딱딱하게 정해진 자리가 아닌 담배 피우거나 차를 마실 때, 전화로 자연스럽게 얘기를 주고받는 걸 즐긴다. 영어 이름도 딱딱하게 호칭을 덧붙인 채 소통하지 말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아무래도 한국어를 쓰면 반사적으로 이름 뒤에 직함이나 존댓말을 붙이는 것 같아서, 이런 문화가 의사소통을 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 같아 ‘영어 이름 쓰기’를 도입했다.

물론 이런 기업문화가 처음부터 곽 대표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던 건 아니다. 그는 1997년 회사를 설립하고 사업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주력 사업 분야를 3번이나 바꿨다. 남들은 핵심 기술을 하나 만들어서 그 기술 하나만으로 오래 먹고 살 방법을 고민하고 있을 때, 그는 전혀 다른 소프트웨어 솔루션 사업을 연속해서 다뤘다. 처음엔 프린팅 솔루션, 그 다음이 브라우저, 모바일 오피스를 거쳐 지금은 클라우드 오피스 사업을 하고 있다.

“프린팅 솔루션 사업으로 3년 갔습니다. 준비해서 오랫동안 가는 거 해보자고 브라우저를 했는데 10년밖에 못 갔습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피처폰 시장이 사라졌지요. 이때가 큰 위기였습니다. 그 위기를 극복하려면 변화에 빨리, 민감하게 대응해야 했지요.”

인프라웨어가 브라우저 사업을 했을 때 일이다. 150명에 가까운 개발자가 브라우저 엔진 개발에 참여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이 생각외로 빨리 열렸다. 곽민철 대표는 고민했다. 그리고 150명 가까운 인원을 모바일 오피스 사업으로 몰았다. 물론 당시 실무 담당자로부터 “모바일 오피스 사업 오래 걸린다”란 얘기가 나왔다. 그동안 잘 해왔던 브라우저 사업이었기에, 그 사업을 포기하기란 더 어려웠다. 그러나 인프라웨어는 곽 대표 지휘 아래 변했다.

인프라웨어는 끊임없이 다양한 사업을 인수하는 식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했다. 인프라웨어가 거느린 계열사는 디오텍, 쉬프트웍스, 자원메디칼, 힘스, 셀바스게임즈 등 총 13곳. 인공지능, 모바일 게임, 오피스 솔루션과 서비스, 헬스케어 등 사업 분야도 다양하다. 이렇게 사업을 운영하려면 유연하게 생각할 줄 아는 건 필수다.

“보통은 기술을 중시해서, 자기 기술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하려고 합니다. 전 시장도 다르고 아이템도 다른 사업을, 누가 보면 연결이 하나도 되지 않는 솔루션으로 성장했지요.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그때마다 시장 변화를 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유연성과 도전의식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회사로 키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유연한 생각을 키우는 걸 돕기 위해 인프라웨어는 계열사 간 조직 이동이 활발한 편이다. 디오텍 사업부서에서 헬스케어 산업부서로 이동하면서 서로 다른 분야를 공부하는 식이다. 직원은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분야와 새로운 분야가 결합했을 때 어떤 시너지를 얻을 수 있는지를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

“인수합병을 할 때 보통 사람들은 사업적인 시너지를 주로 살핍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 회사 인수합병 전략은 일관성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관성 있는 게 있습니다. 바로 사람입니다. 전 인수합병을 통해 인적자원 시너지를 얻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린 SW를 잘하는 인재가 많습니다. 이 인재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을 찾기 위해 인수합병을 하면서 회사를 키우고 있습니다.”

폴라리스, 개인 사용자 넘어 기업 고객까지

곽민철 대표는 단순히 제품만 보면서 인수를 하지 않는다. 인프라웨어가 가진 소프트웨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이 무엇인지를 살피고, 결합해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될 때 인수를 한다.

인프라웨어가 최근에 인수한 자원메디칼을 살펴보자. 인프라웨어는 자원매디칼을 인수해서 힘스인터내셔널과 합병했다. 단순하게 보면 헬스케어 장비를 만드는 업체 간 협력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소프트웨어가 더해지면 헬스케어 서비스가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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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업 아이템과 소프트웨어 간 결합을 고민하는 가운데, 최근 곽 대표가 요즘 꾸준히 밀고 있는 사업이 있다. 오피스 솔루션 시장이다. 특히 곽 대표는 클라우드 오피스 솔루션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인프라웨어는 모바일 오피스 솔루션 때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2014년 클라우드 기반의 오피스 ‘폴라리스 오피스’를 선보였다. 지난해엔 PC용 오피스 ‘폴라리스 오피스 2015’를 출시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240개국에서 가입자 3천만명이 폴라리스 오피스를 내려받았다. 곽민철 대표가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365와 구글 드라이브와의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다.

“MS 오피스와 유사한 오피스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지금 이미 MS 오피스와 호환성이 좋습니다. 클라우드도 저희가 훨씬 민감하게 대응합니다. PC와 모바일을 넘나들며 문서를 편집할 수 있지요. 이미 해외에서 많이 내려받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피스365 솔루션을 사용하려면 매달 일정 금액을 내야 한다. 가격 장벽이 존재한다. 구글 드라이브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문서 편집 기능이 오피스365와 비교하면 뒤처지는 편이다. 인프라웨어는 그 틈을 메우는 제품을 통해 개인 사용자를 사로잡고 기업용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오는 3월에 정식으로 폴라리스 오피스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아직은 시험판이지요. 무료로 출시해 사용자 진입장벽을 낮출 생각입니다. 대신 MS 오피스와 호환성을 키워서 기존 문서 작업도 폴라리스에 이어서 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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