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배터리에 깃든 아프리카 아동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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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은 14살의 고아다. 양어머니는 폴을 학교에 보내려 했지만, 양아버지는 자식의 교육에는 관심이 없었다. 폴은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학교 대신 지하의 갱도로 보내졌다. 폴은 광산에서 코발트를 생산한다. 폴이 땅 위로 올린 코발트는 중국 업체로 보내져 전자제품용 배터리의 원료가 된다. 애플의 아이폰에,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에 폴의 노동이 있다. 오늘 스마트폰으로 누리는 사용자들의 편리함은 어제 아프리카의 코발트 광산에서 신음하는 아동 노동이 만들어낸 결정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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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노동의 산물, 삼성SDILG화학으로

119일 국제앰네스티가 아프리카 콩고 지역 광산에서 자행되고 있는 아동 노동 착취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스마트폰이나 전기자동차 등에 쓰이는 코발트 광물 생산을 둘러싼 아동 인권에 관한 문제다. 중국과 한국의 배터리 생산 업체와 이들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는 제조업체는 콩고의 아동 노동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국제앰네스티 보고서의 내용이다.

국제앰네스티 보고서에 따르면, 콩고 아동 노동 착취의 주요 무대는 콩도 동팡 광산(CDM)’이다. 콩고 동팡 광산은 중국의 저장 화유 코발트라는 광물 자원 업체가 소유하고 관리한다. 저장 화유 코발트로부터 리튬이온 배터리의 원료인 코발트를 구입하는 주요 업체는 중국과 한국의 배터리 생산 업체다. 이들이 코발트를 활용해 만든 배터리는 애플과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등 전자제품 업체와 자동차 업체 다임러, 폭스바겐 등으로 팔려나간다.

마크 더멧 국제앰네스티 비즈니스 및 인권 연구원은 “멋진 상점의 디스플레이와 첨단 기술의 마케팅은 영구적인 폐 손상의 위험 속에서 인공의 좁은 터널을 통해 광물과 가방을 옮기는 아이들의 모습과 뚜렷이 대조된다”라며 수많은 사람이 새로운 기술이 주는 혜택을 즐기면서도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마크 더멧 연구원은 이어서 “유명 브랜드가 수익을 위한 제품을 만드는 데 어떤 원료를 채굴하고 있는지 책임을 물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콩고 동팡 광산에서 채굴된 코발트는 크게 3개의 대형 자원업체로 팔려나간다. 그중 하나가 L&F자원이다. L&F자원의 코발트는 국내 삼성SDILG화학이 구입한다. 삼성SDILG화학은 애플, 삼성전자, LG전자 스마트폰의 주요 배터리 공급업체다. 이밖에 저장 화유 코발트가 생산한 코발트는 화웨이나 델, HP, 레노버,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제조업체에 공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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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 동팡 광산과 저장 화유 코발트의 코발트 공급망

1달러와 바뀌는 4만 아동의 24시간

전세계에서 소비되는 코발트 중 절반 이상은 콩고에서 나온다. 콩고 동팡 광산은 콩고의 코발트 생산 중 40%를 담당한다. 전세계 코발트 생산량 중 20%가 콩도 동팡 광산의 몫이라는 뜻이다. 국제앰네스티 확인 결과 2014년 남부 콩고에서만 4만여명이 넘는 아동이 광산의 노동자로 착취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루 12시간을 광산에서 보낸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급여는 1~2달러 수준. 학생 대신 광산의 노동자가 된 폴처럼 하루 24시간을 광산에서 보내는 아이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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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4시간을 터널 아래에서 보내야 해요. 아침에 도착해서 다음 날 아침까지 일하죠. 저의 양어머니는 저를 학교에 보내고 싶어했지만, 양아버지가 반대했어요. 양아버지가 저를 광산에서 일하도록 했어요.”

국제앰네스티와 아프리카의 자원 감시 조직 아프리와치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글로벌 제조업체에 투명한 자료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한 자원 확보에 아동 노동과 같은 반인권적인 행위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 중국 정부에도 저장 화유 코발트와 같은 업체가 코발트를 생산하고 수출하는 과정에서 인권 침해 행위를 자행했는지 조사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저장 화유 코발트와 같은 이들과 거래한 글로벌 전자제품 업체에 국제 사회가 요구해야 하는 것은 당장 거래를 중단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다. 인권 침해와 아동 노동으로 고통을 받은 이들을 구제하도록 요구해야 한다는 게 마크 더멧 연구원의 생각이다.

“콩고의 코발트 생산과 공급 과정에서 인권 위협이 감지된 이후 글로벌 기업은 단순히 거래를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학대를 받은 사람들이 입은 손해에 시정 조치를 할 책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국재앰네스티의 이번 아동 노동 보고서 전문은 국제앰네스티 홈페이지에서 PDF로 내려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