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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허브

아틀라시안 “개발자 위한 협업 도구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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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시안은 호주 출신 IT 기업 중 가장 성장한 곳으로 꼽힌다. 올해 14년차인 이 기업은 2015년 IPO에 성공했으며, 현재 시가총액은 43억달러, 우리돈 약 5조원 규모다. 카카오가 6조원, 엔씨소프트가 5조원 규모인 것을 비교하면 현재 아틀라시안의 가치를 가늠할 수 있다. 현재 월 고객수(MAU)는 500만곳이며, 2015년 매출은 3억2천만달러, 우리돈 약 3800억원였다. 한국에선 별다른 영업사원을 두지 않고 삼성, LG, SK텔레콤, 네이버, 카카오 등 400여곳 고객을 두고 있다. 이러한 규모에도 아틀라시안은 일반인에게 생소한 기업이다. 일단 주요 고객이 개발자인 점도 있지만 언론에 많이 노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꾸준히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아틀라시안만의 독특한 문화가 한몫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제이 사이먼 아틀라시안 회장에게 아틀라시안의 경쟁력을 직접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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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 사이먼 아틀라시안 회장

아틀라시안의 대표 제품에는 지라, 컨플루언스, 비트버켓, 힙챗을 들 수 있다. 지라는 소프트웨어 개발팀을 위한 이슈 추적 도구이며, 비트버켓은 깃허브와 비슷한 깃 관리 도구이자 코드리뷰 제품이다. 컨플루언스는 협업 문서 도구이다. 힙챗은 슬랙의 경쟁 제품으로, 기업용 SNS다. 정리하면 아틀라시안은 애자일한 개발 문화를 유지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아틀라시안이 성공할 수 있는 이유에는 그만큼 시장에 빨리 진입했기 때문이다. 애자일 개발 방법이 관심받은 시기는 2001년이며, 아틀라시안이 설립된 시기는 2002년이다. 아틀라시안의 경쟁자로 불리는 깃허브가 2008년, 슬랙이 2013년에 설립된 것을 고려하면 아틀라시안이 얼마나 빨리 시장에 진출했는지 알 수 있다.

제이 사이먼 회장은 아틀라시안에 2008년 입사했다. 현재 CEO를 도와 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아틀라시안 이전에도 계속 IT 업계에 몸담았고, 과거 다른 기업에 근무할 때 지라, 컨플루언스 등을 직접 사용하다가 제품이 마음에 들어 직접 회사에 지원했다.

“영업사원과 VC 투자에 의지하지 말자”

아틀라시안의 특징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유난히도’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넘치는 회사이다. 심지어 영업사원을 두지 않았다. 좋은 제품을 만들면 알아서 고객이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신 고객을 지원하는 팀을 두거나, 해외에 지역 파트너를 둬 제품을 지원했다. 아틀라시안은 영업사원을 두지 않는 대신 최대한 온라인에 제품 정보를 자세히 공개했다. 온라인에서 바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 결과 3개월만에 2500개의 고객이 추가된 적도 있다고 한다. 현재 아틀라시안에는 직원은 약 1800명이며 그 중 800여명이 개발자다. 그만큼 제품 개발에 더 투자하고 있다. 공동설립자 2명은 지금도 개발자로 제품 개발에 관여하고 있다.

두번째는 투자와 관련된 문화이다. 아틀라시안은 벤처캐피털(VC) 투자를 최대한 지양하는 걸 원칙으로 삼고 있다. ‘부트스트랩’ 기업 형식을 추구해 기업이 스스로 성취한 자원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문화 때문에 공동설립자들은 설립 이후 첫 해 동안 월급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외부적인 원인도 있다. 아틀라시안이 설립된 2002년에는 닷컴 버블이 붕괴된 시점이었다. 투자 받는 게 이전보다 더 어려웠다. 그래서 수익을 낸 경우에 그 규모에 맞게 사람을 뽑고 제품을 개발할 수 밖에 없었다.

제이사이몬 인터뷰 中(부트스트랩 기업이란?/한글 자막 지원)

팀워크를 위한 다양한 제도

아틀라시안은 스스로 팀워크를 위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표현한다.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주식 시장에서 쓰이는 약자를 ‘아틀라시안’이 아닌 ‘팀’으로 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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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시안은 나스닥에 상장할때 주식 심볼을 회사이름이 아닌 ‘팀’으로 정했다(사진 : 구글 파이넌스)

그럼 아틀라시안은 협업 도구를 사용하는 것 외에 정책적으로 어떻게 팀워크를 기르고 있을까? 먼저 아틀라시안은 매 분기마다 ‘쉽잇’이라는 해커톤을 연다. 하루동안 하고 싶은 것을 적고 만들거나 실행하면 되는 날이다. 이러한 행사는 다양한 팀원들이 함께 일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기존 IT기업의 해커톤이 개발자 위주로 돌아가는 것에 비해 쉽잇에선 임원, 마케팅팀, HR팀 가리지 않고 모든 직원이 참여한다. 어떤 참가자들은 회의실에 있는 의자가 고장났는지 확인하고 고치는 일을 과제로 적어넣기도 했다고 한다. 제품에 추가하고 싶은 프로토타입을 PPT 도구로 만들어보고 개발자와 공유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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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인 공간에 대한 연구도 많이 하고 있다. 아틀라시안은 책상, 회의실 탁자 아래 센서를 설치해 데이터를 얻어 정기적으로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이동하는지 분석하고 있다. 한국의 ‘사수-부사수’ 개념을 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보단 훨씬 수평적인 구조다. 아틀라시안에 새로운 직원이 오면 ‘버디’라는 사람을 붙여준다. 신입사원은 버디를 통해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고, 버디는 신입사원이 회사를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사내에서 ‘지식iN’, ‘쿼라’ 같은 프로그램(이 프로그램 이름은 ‘퀘스천’이라고 한다)을 자체적으로 만들고 누구나 질문을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퀘스천에 올라온 질문은 전 사원이 볼 수 있고, 답변도 누구나 올릴 수 있다.

“그래서 새로운 직원을 뽑을 때는 우리 문화와 잘 어울릴 수 있을지 눈여겨봅니다. 여기에 회사의 목표를 이해한 사람을 채용하죠. 우리 직원은 아틀라시안이 하는 일에 대해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회사가 하는 일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단순히 돈을 벌려는 사람보다 더 나은 것을 만들고 추구하는 사람을 채용하려 하죠.”

“개발자 협업 도구 시장, 더 커질 것”

최근 아틀라시안의 경쟁자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룹웨어 기업, e메일 업체부터 세일즈포스, 구글독스, 슬랙, 깃허브, 깃랩 등 신생 기업들도 생겨나고 있다. 제이 사이먼 회장은 “아틀라시안은 팀 단위로 일하는 모든 기업을 고객으로 삼고 있다”라며 “경쟁 기업들보다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내세워 입지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협업 도구 관련 시장은 점점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개발팀 협업 도구는 더욱 발전할 거라고 봅니다. 유통, 레스토랑, 은행, 자동차 회사 등 모든 산업군을 보세요. 그들이 지금보다 더 나은 결과를 만들려면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개발자 제품 뿐만 아니라 일반 사용자를 위한 제품에도 계속 투자할 예정입니다. 개발팀과 마케팅팀, HR팀끼리도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게 더 좋은 제품을 만들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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