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요청 거부한 팀쿡, “시계 되돌리려는 끔찍한 생각”

가 +
가 -

팀쿡 애플 CEO가 FBI의 이른바 ‘백도어’ 요청과 관련해 두 번째 메시지를 내놨다. 현지시각으로 2월22일 <더버지>, <버즈피드 뉴스> 등 해외 매체가 팀쿡 CEO의 메시지 전문을 공개했다. 첫 번째 메시지가 사용자를 위해 쓴 것이라면, 이번엔 내부 직원들에게 e메일을 통해 전한 메시지다. FBI와 법원의 요청에 대한 팀쿡 CEO의 답변은 첫 번째 메시지와 같다. FBI의 요청과 법원의 주문에 응하는 것은 사용자의 안전과 데이터를 위협하는 일이라는 게 팀쿡 CEO의 생각이다.

tim_cook_apple_ceo_800

팀쿡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진보의 시계를 되돌리는 것은 끔찍한 생각이 되리라는 것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현지시각으로 2월16일 미국 법원은 FBI가 용의자의 ‘아이폰5c’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주문을 애플에 전달했다. FBI는 지난 2015년 12월 로스앤젤레스 샌버나디노 시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용의자의 아이폰을 수사 대상으로 삼았다. 하지만 아이폰의 잠금 기능 때문에 혹시 내부에 남아있을지도 모르는 증거나 정보에 지난 두 달여 동안 접근하지 못했다. 애플은 FBI의 요청과 법원의 주문을 백도어로 규정하고 거부하고 있고, 법원과 FBI는 백도어가 아니라 이번 사건을 위한 필수적인 조처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블로터 플러스 '지식 아카이브'

애플과 법원, FBI의 마찰은 디지털 보안과 디지털 프라이버시의 기본을 다시 생각하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단 한 번만 통과할 수 있는 입구가 존재할 수 있을까. 사용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아이폰 내부 데이터에 접근하는 방법이 개발되면, FBI가 아닌 다른 이들이 이 점을 악용하려 들지 않을까. 법원과 FBI의 요청은 마치 거대한 댐에 한 번만 쓰고 막을 수 있는 작은 구멍을 내도록 요구하는 것과 같다. 애플이 법원의 주문을 거부하는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팀쿡 CEO는 메시지에서 “이번 사건은 하나의 스마트폰이나 한 건의 수사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따라서 정부의 요청을 받았을 때 우리가 아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법을 준수하는 모든 사람들의 안전과 시민의 자유를 위협에 빠트리는 위험한 선례를 만드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애플은 홈페이지에 질문과 답변 코너도 마련했다. 팀쿡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두 번째 메시지에서 해당 웹사이트 주소를 공개했다. 애플이 왜 법원의 주문을 거부했는지, 과연 디지털 시대에 한 번만 쓸 수 있는 백도어는 존재할 수 있는지, 혹은 법원의 주문을 거부한 것이 과연 합법적인 것인지 등이 설명돼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면, 애플이 직접 해소해주겠다는 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