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라” vs “풀어야”…애플-FBI 보안 갈등

가 +
가 -

‘아이폰5c’의 잠금화면 보안을 둘러싼 애플과 미국연방수사국(FBI)의 대립에 미국 사회가 두 파로 갈라섰다. FBI의 요구와 법원의 결정을 거부한 애플의 결정에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는 쪽은 주로 구글과 페이스북을 비롯한 미국의 IT 업계다. 반면, 미국의 시민사회에서는 테러 용의자의 아이폰을 FBI가 수사할 수 있도록 애플이 협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mark_800

실리콘밸리에 번진 ‘디지털 보안’ 화두

스페인 현지시각으로 2월22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에 참여해 최근 논란인 애플과 FBI의 갈등에 관해 의견을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나는 보안에 뒷문을 요구하는 것은 보안 향상에 기여하지도 않을뿐더러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팀쿡 애플 CEO와 애플에 매우 공감한다”라고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CEO의 MWC 행사 발언이 나오기 전에도 페이스북은 성명을 통해 애플의 의사에 지지 성명을 낸 바 있다. 페이스북은 성명에서 “우리는 모든 테러리즘을 비난하며, 피해자들과 결속할 것”이라며 “하지만 기업이 자신의 보안을 약화하도록 하는 요구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싸울 것이며, 이러한 요구는 기업을 방해하고 무서운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밝혔다.

블로터 플러스 '지식 아카이브'

지난 2월16일, 미국 법원은 애플에 FBI가 테러 용의자의 아이폰5c를 수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법원의 주문이 나오자 팀쿡 애플 CEO는 홈페이지를 통해 즉각 반발했다. FBI의 요구는 아이폰의 보안을 우회하도록 하는 이른바 백도어를 규정하고, 백도어는 모든 사용자의 정보보안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팀쿡 CEO의 발표 이후 미국 IT 업계를 중심으로 FBI와 법원의 주문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프리즘(PRISM) 감시 프로그램’ 문제를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이 가장 먼저 반응했다. 에드워드 스노든은 트위터 계정을 통해 “FBI는 시민들이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다른 방법이 아닌 애플에 의존하도록 하는 세계를 만들고 있다”라고 FBI의 주문을 비판한다는 요지의 글을 남겼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기업에 해킹을 강요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갖고 타협하라는 것”이라며 FBI의 요청과 법원의 결정을 비판하기도 했다.

잭 도시 트위터 CEO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팀쿡 CEO의 편지를 소개하며 “우리도 팀쿡과 애플의 편!”이라는 트윗을 남겼다.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 공동창업자도 <CNBC>의 ‘파워런치’에 출연해 애플의 결정이 옳은 일이라는 견해를 전했다. “애플이 새로운 버전의 iOS를 만들어 FBI가 스마트폰을 열어볼 수 있도록 해야 하는가”라는 브라이언 설리번 진행자의 질문에 스티브 워즈니악은 “스마트폰에 백도어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애플의 가치와 이익의 바탕에는 광범위한 신뢰가 있다”라고 답변했다.

애플의 FBI 요구 불응 선언에 미국 실리콘밸리 IT 업계가 지지 의사로 화답한 셈이다. 사용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누군가 아이폰의 내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은 디지털 보안의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는 공감대다.

팀쿡 CEO는 2월22일 내부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FBI의 요청을 가리켜 “법을 준수하는 모든 사람의 안전과 시민의 자유를 위협에 빠트리는 위험한 선례를 만드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iphone_lock_800

자료: 퓨리서치센터

미국 시민 51% “애플은 아이폰 잠금화면 풀어야”

애플과 실리콘밸리의 생각과 달리 미국 시민 사회에 흐르는 공기는 사뭇 다르다. FBI의 요청에 불응한 애플의 결정을 비판하는 이들이 많다.

더 읽어보세요!

미국의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가 미국 시민 1002명을 대상으로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22일 퓨리서치센터가 밝힌 결과를 보면, 응답자 중 51%는 “애플이 아이폰의 잠금을 해제해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잠금을 해제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38%, “잘 모르겠다”고 답한 이들은 11%로 조사됐다. 절반이 넘는 이들이 FBI의 수사 방식을 지지한다고 답변한 셈이다.

응답자가 미국의 어떤 정당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나눠봐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설문에 참여한 공화당 지지자 중 56%가, 민주당 지지자 55%가 애플이 FBI의 수사를 도와야 한다고 답변했다. 공화당과 민주당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는 이들도 애플이 잠금을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들의 비율(45%)이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사를 밝힌 이들(42%)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티즌의견(총 11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