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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기아차는 기업블로그를 어떻게 운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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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것 같기는 한데…”

물건을 팔때나 누군가를 설득하려 할때 상대방으로부터 이말을 듣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을 것이다. “괜찮은거 같기는 한데…”란 말속에 함축된 의미는 크게 두가지다. 지금은 상황이 안되니 나중에 하겠다는 것과 하고는 싶은데 방법을 잘 모르겠다는게 그것이다.

첫번째는 우회적인 거절의 표시고 두번째는 구체적인 방법론만 제시하면 뜻한바를 이룰 수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 때문에 상대방이 어떤 의도로 “괜찮은거 같기는 한데…”란 말을 했는지 분위기 파악을 잘해 둘 필요가 있다. 방향을 잘못 짚으면 사서고생만 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기업 마케팅 담당자분들과 기업 블로그를 주제로 얘기하다보면 역시나 “괜찮은거 같기는 한데…”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나중에 하겠다’는 것과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뜻으로 말하는 분들을 구분해 적절하게 대처하려고 하는데, ‘말발’이 잘 서지 않을때가 많다. 특히 후자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잘’, ‘열심히’라는 거룩만 말만 늘어놓기가 좀 그러다보니 몇몇 사례를 제시하곤 하는데, 50% 부족하다는 느낌이 팍팍 든다. 참고할만한 국내 사례가 아직은 부족하고, 기업 프로세스와 블로그를 접목해 설명하기도 쉽지 않다. 있는사례들이라도 꼼꼼히 분석해 방법을 잘 모르는 이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해야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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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감안하면 기아자동차가 지난 8월 전세계 영어권 블로고스피어를 대상으로 선보인 기업 블로그 기아-버즈는 국내 기업의 블로그 마케팅 사례 연구로서 살펴볼만한 가치가 있다. 다른 기업들도 기아처럼 하라는 뜻에서가 아니다. 기아가 어떤 이유로 기업 블로그를 만들었고, 운영은 어떻게 운영하는지를 이해한다면 저마다의 독자적인 블로그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데, 다소나마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이같은 생각을 갖고 11월 중순 양재동에 있는 기아자동차 본사를 찾아가 기업 블로그와 관련해 관계자분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기업 블로그 개설 이후의 변화와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하기 위한 방법 그리고 향후 계획 등에 초점을 맞췄다.

이렇게 기업 블로그를 운영한다

기아가 기업 블로그를 개설하기로 한 것은 기존 온라인 마케팅이 가진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홈페이지, 보도자료, 경영진 스피치, 광고 , PR만으로는 똑똑한 소비자들을 상대로 만족할만한 효과를 낼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올초부터 효율화 방안을 강구했고 온라인 마케팅과 PR 차원에서 기업 블로그 개설을 추진하게 됐다. 광고는 광고로 보는반면 블로그는 상대적으로 솔직하게 봐주는 소비자들의 성향이 기업 블로그 개설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기아는 블로그 필진 그룹과 편집 그룹으로 나눠 기아-버즈를 관리하고 있다. 필진 그룹은 말그대로  블로그에 올라갈 콘텐츠를 만드는 필자들을 말하는데, 3개 그룹으로 이뤄져 있다. 업무와 흥미 위주로 작성하는 일반 필진, 전략적인 이슈를 담당하는 임원진들로 구성된 전략 그룹 그리고 외부에 영향력이 있는 필진들로 이뤄진 객원 그룹이다.

편진그룹은 이들 필진들을 관리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번달에는 어떤 아젠다가 있는지 필진들에 의뢰도 하고 의견을 받기도 한다. 영문 블로그인 만큼, 우리말로 온 원고를 번역하는 작업도 편집그룹이 맡는다.

편집 그룹은 온라인 마케팅 담당, 해외 PR담당의 공조체제에 기반하고 있다. 블로그 자체는 온라인 마케팅 팀에서 추진하는 것이지만 해외 PR담담자와의 협력은 안정적인 블로그 운영을 담보하는 기본틀이다. 결국 기아-버즈 운영은 마케팅과 해외PR팀  4~5명이 함께 하고 있다고 보는게 맞을 듯 싶다.

기아 버즈는 개설과 함께 순조로운 스타틀을 끊었다. 3년전부터 블로그를 운영해온 GM수준에는 아직 못미치지만 크라이슬러 블로그보다는 방문자수도 많고 트랙백과 댓글도 활발한 편이다. 기아 내부에선 소셜 북마크를 적극 활용하는 등 초기 프로모션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기아는 자신있게 만들 수 있는 콘텐츠가 자동차인 만큼, 자동차 이야기를 위주로  블로그를 운영중이다.  하면서보니 알릴만한 소재는 정말이지 다양했다. “이런것도 홍보가 될까?”했던 내용도 블로그에는 잘 먹혀들었다. 사진 등 보도자료를 내기 어려운 것들도 훌륭한 콘텐츠로 변신했다. 신형차종인 HM 티저샷도 블로그에서만 공개했는데, 해외 사용자들이 트래백을 많이 걸어줬다. 이 티저샷은 개인 블로그와 자동차 전문 매체에서 운영하는 블로그들들에서도 ‘퍼가기’도 많이 이뤄졌다.

현재 자동차 업계에서 블로그를 가장 잘 활용하는 업체로는 GM이 꼽힌다. 때문에 전세계 기업 블로그 활용 사례에 있어 GM은 단골손님으로 등장한다. GM은 운영하는 블로그도 여러개다. 내용이 세분화돼 있다는 것으로 대표 블로그만 운영하는 기아와는 차이가 있다. 노하우가 쌓여있고 인력도 상대적으로 풍부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GM은 주로 고위직급에 있는 임원진들이 블로그에 글을 올린다. 반면 기아는 경영진과 직원이 골고루 섞여 있다. 생산, 판매, 마케팅 현장에서 뛰는 과장, 대리, 사원급 직원들도 블로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기아는 이 부분을 GM 블로그와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꼽고 있다.

블로그가 다른 마케팅툴과 다른 점은?

많은 이들이 블로그 마케팅이라는 표현을 쓴다. 마케팅은 그 의미상 물건을 잘 팔기 위한 의도를 담고 있다. 그러나 블로그는 판매보다는 커뮤니케이션 성격이 강하다. 물론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도 궁극적으로 판매 확대가 목적이지만 커뮤니케이션을 빼놓고 블로그를 말할 수는 없다.

결국 독자들과 소통이 안되는 기업 블로그는 ‘앙꼬없는 찐빵’과 같다는 얘기다. 기아 관계자들도 기아-버즈 운영을 통해 이점을 명쾌하게 이해했다고 한다. 트래백과 댓글에 공을 들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기아는 블로그를 개설하면서 사용자들에게 ‘진지하게 블로깅을 하고 있구하나’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댓글에 많은 신경을 썼다.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내용 자체를 정정하기 보다는 댓글을 통해 고쳤다.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블로그를 감안한 조치였다.

블로그가 기아가 사용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데 효과적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 하나를 소개할까 한다. 얼마전 선보인 HM은 국내에 먼저 출시된 차종인데, 국내와 해외는 스펙에 차이가 있다.

이런 가운데 모 영자신문에서 국내 자료를 갖고 기사를 썼고, 이 내용이 해외서도 돌아다니면서 해외 사용자들이 자칫 오해할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기아는 이점을 알리는 내용의 글을 블로그에 올려 문제가 커질 수 있는 소지를 차단했다.  문제가 생겼을때 대응하는 수단으로 블로그를 적극 활용한 것이다.

기업이 회사 블로그를 운영하는데 있어 풀어야할 숙제중 하나는 윗분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도 포함된다. 이게 없으면 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 실무 담당자들의 노동강도도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일거리가 늘어날까봐 기업 블로그를 하고 싶어도 할수 없다는 속내를 털어놓는다.

기아의 경우 경영진을 상대로 설득과정이 있었으나 어렵지는 않았다고 한다. 경영진에 새롭고 흥미로운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찾기위한 일환으로 블로그 마케팅을 하겠다고 공들여 보고했고, 오래지 않아 오케이 사인이 났다.

기업 블로그를 운영하려면 기업홍보와 마케팅 담당자가 궁함도 맞아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고터질 확률이 높다. 이를 감안 기아는 해외 홍보팀과 해외 프로모션팀이 기업 블로그 운영에 있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시작부터 이점을 고려하고 만들었다. 이를 보여주듯, 내부 필진중에는 국내 홍보담당자도 포함돼 있다.

생기지 얼마되지 않은 만큼, 기아 기업 블로그의 효과를 구체적으로 측정하기에는 시기상 이른감이 있다. 정확한 성적표는 첫돌 정도는 지나봐야 받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기아 관계자들도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기아의 기업 블로그가 다른 마케팅 수단과 비교해 매우 저렴한 비용 구조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대비효과(ROI)에 있어 분모인 투자만큼은 확실히 반은 먹고 들어간다. 남은 것은 분자인 효과 부분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해답은 커뮤니케이션으로서의 블로그가 말해주듯 소통의 깊이와 폭이 어느정도 되는지에 달려 있을 것 같다.

기아는 2008년 블로그 내실 강화를 위해 많은 계획들을 세워놨다. 특히 내부 필진들의 역량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스토리텔링이나 주제 선정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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