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알파고 대국, 20문 20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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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코리아와 딥마인드, 이세돌 9단이 3월8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대국 사전 간담회를 열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는 오는 9일 포시즌스 호텔에 마련된 특별 대국장에서 오후 1시부터 5번기 대국의 첫 번째 대국을 펼치게 된다.

이날 사전 행사에는 에릭 슈미츠 구글 회장과 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CEO, 이세돌 9단, 한국기원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해외 취재진을 포함해 300여명의 기자들이 몰렸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인간과 컴퓨터의 대결에 쏠린 관심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중국과 일본, 영국에서 온 취재진이 큰 관심을 보였다. 덕분에 이세돌 9단과 데미스 하사비스 CEO를 두고 마치 인터뷰를 방불케 할 정도로 다양한 질문과 답변이 오갔다. 이날 행사장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만 봐도, 이번 대국과 인공지능의 미래에 관해 더듬어볼 수 있다. 특히 바둑과 인공지능, 그리고 인류의 기술 발전에 대한 이세돌 9단의 생각이 각별하다. 모든 질문과 답변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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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1: 알파고의 약점과 강점은 무엇인가?

데미스 하사비스: 알파고는 인간과 비교해 피로를 느끼지 않는다는 점이 강점이다. 옛 버전을 상대로 수많은 테스트를 했다. 그리고 이번 이세돌 9단과의 대국으로 알파고의 약점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질문 2: 게임에서 이길 것 같다는 자신감의 근원은 무엇인가?

이세돌: 아직도 이길 자신은 있다. 아직은 인간의 직관과 감각을 인공지능이 따라잡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알고리즘에 관한 설명을 들으니 어느 정도는 인간의 직관을 인공지능이 모방하는 것이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긴장해야 할 것 같고, 경기 결과가 5 대 0은 아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데미스 하사비스: 바둑에서 직관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 시스템이 인간의 직관을 잘 모방할 수 있도록 테스트했고, 그렇게 훈련했다.

•질문 3: 알파고의 성능 향상에 병목현상은 없나? 인간의 학습 패턴을 보면, 그리 선형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력이 향상되다가 어느 정도 수준에서는 그 이상으로 잘 오르지 않는다. 알파고는 어떠한가?

데미스 하사비스: 우리도 바로 그것을 테스트해보고 싶다. 학습의 개선에 한계가 있는지를. 지금까지는 일단 알파고는 학습 능력 향상에 있어서 한계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질문 4: 이세돌 선수는 경기 전에 어떤 준비를 했나? 특별한 준비를 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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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수많은 대국을 했지만, 이렇게 생소한 느낌은 처음이다. 인공지능이랑 대국을 한다는 것이 너무 새롭고, 기분이 좋다. 보통 사람과 대국을 준비할 때는 상대방의 기세를 읽는 것이 중요한데, 이번 대국은 그런 것을 읽을 수 없기 때문에 혼자 두는 느낌이 들 수가 있다. 가상훈련을 통해 하루에 한 두 시간 정도 그러한 것을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질문 5: 가상훈련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인가? 그리고 예전에 인간이 인공지능에 체스 게임을 진 이후 체스의 인기는 다소 시들해졌다. 이번에 만약에 지거나 작은 차이로 이기면, 바둑이라는 신비감이 떨어지거나 하지는 않을까?

이세돌: 가상훈련은 머리에 바둑판과 대국 현장의 분위기를 추가하는 것이다. 장소와 환경에 관한 설명을 사전에 들었기 때문에 바둑판과 환경을 머리에 추가해 가상의 상황을 연출하고 그 안에서 훈련을 한다. 컴퓨터만 시뮬레이션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도 시뮬레이션을 한다.

두 번째 질문은, 만약에 이번에 내가 지면 뭔가 바둑계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는 한다. 하지만 지금 시대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언젠가는 인공지능이 사람을 기실 것이다. 그게 언제일 것인지에 관한 문제일 뿐이다. 결국은 인간이 패배할 것이고, 지금은 그러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그것이 바둑의 완전한 가치를 없앨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질문 6: 이번에 다섯 경기를 하는데, 알파고는 매 순간 학습하게 되나? 매번 대국이 끝날 때마다 그 전날 대국을 학습해 다음 대국에 반영되는 것인가? 그리고 매번 대국 때마다 엔지니어가 참여해 알고리즘 개선에 참여하게 되나?

데미스 하사비스: 아니다. 알파고를 만든 기술은 하룻밤 안에 프로그램할 수는 없다. 훈련을 통하고,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하나의 게임으로 학습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일단, 데이터가 충분치 않다는 답변을 할 수 있겠다. 수천개의 데이터가 있어야만 할 수 있는 일이다. 또, 매번 대국에 엔지니어가 참여해 알고리즘을 개선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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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CEO

•질문 7: 이번 대국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인간 대 기계의 경기이니까. 궁극적으로 이번 대국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세계에 전달하고자 하는가?

데미스 하사비스: 알파고는 강력하고 유연한 학습 알고리즘을 통해 인류의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 결과와 관련 없이 인간의 창의성을 증명하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메시지다. 알파고도 과학자가 만들어낸 인류의 산물이 아닌가. 바로 이것이 메시지다.

실제 어떤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인지는 이미 몇 가지를 발표한 바 있다. 의료 보건에 관심이 있다. 기계학습 인공지능은 앞으로 의료진이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 데이터를 수집해 이해하고, 진단과 치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파고는 더욱 많은 문제에 기여할 수 있다.

•질문 8: 판 후이 2단과의 대국 이전과 이후의 훈련 방식에 달라진 것이 있나? 이세돌 9단과 대국을 위해 특별히 다른 기술로 훈련한 것은 아닌가?

데미스 하사비스: 이번 경기를 앞두고 특별한 트레이닝을 하지는 않았다. 물론, 지난 2015년 10월 버전과 차이는 있다. 일단 자가학습 데이터를 많이 생성해 양질의 데이터가 많다. 피드백을 더 많이 받았고, 더 강력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좋은 데이터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질문 9: 인공지능이 인류를 위협하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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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스 하사비스: 인공지능은 강력한 도구다. 새로운 기술은 등장할 때마다 중립성을 가져야 한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선과 악으로 나뉜다. 새로운 기술은 윤리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우리는 이 모든 부분에 관심을 갖고 있다. 윤리적인 부분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고, 인류에 기여를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질문 10: 현재 알파고가 진정한 의미에서 지능적이라고 보는가?

데미스 하사비스: 우리는 알파고가 인간처럼 완전한 지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효과적인 기계고, 바둑을 잘 두도록 설계돼 있을 뿐이다. 하지만 범용 기술이 될 때, 지금보다 더 지능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질문 11: 이세돌 9단은 원래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굉장히 자신감을 보였었다. 하지만 오늘은 다소 긴장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전 생각과 오늘은 어떤 차이가 있나?

이세돌: 인간이 생각하는 수가 1천수라면 컴퓨터는 이보다 훨씬 많은 100만수, 1천만수를 생각할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오늘 설명을 들어보니 생각보다 적은 수를 판단한다고 느꼈다. 생각하는 폭을 줄일 수 있다면, 충분히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질문 12: 알파고도 착점을 할 때 어려운 수를 만나면 장고를 하나? 돌을 놓는 시간에 편차가 있나?

데미스 하사비스: 알파고는 착수할 때 시간을 계산한다. 어려운 수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질문 13: 판 후이 2단과 알파고의 기보는 분석했나?

이세돌: 당연히 봤다. 하지만 판 후이 2단과 대국은 데이터 측면에서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판 후이 2단과의 경기에서 알파고는 아직 인간과 대국을 할 정도는 아니라고 느꼈다. 하지만 판 후이 2단과 대국 이후 5개월여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어떻게 업그레이드됐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판 후이 2단의 실력은 국내 아마추어 최고 기사의 수준 정도다. 프로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질문 14: 바둑은 정석 외에도 변수가 많다. 알파고가 직관력을 발휘한다면, 상대할 때 초반부터 변칙적인 수를 둬 흔들기를 시도할 수도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이세돌: 변칙적인 수는 두고 싶다고 해서 둘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억지로 변칙적인 수를 두지는 않을 것 같다.

•질문 15: 알파고와의 대국을 제안받았을 때 고민 없이 수락했다고 들었다. 어떤 이유에서인가?

이세돌: 컴퓨터가 인간과 싸울 수 있는 날은 앞으로도 한 10년은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제안이 와서 놀라웠다. 제안을 받고 한 3분 정도 고민한 것 같다. 바로 수락했다. 호기심이 많은데, 그 호기심을 해결하는 것은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두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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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CEO(왼쪽)와 이세돌 9단

•질문 16: 만약 이번 대국에서 지면 앞으로 바둑계는 어떻게 될까?

이세돌: 5 대 0으로 이기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다. 한 판 졌다고 해서 바둑 역사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인공지능 역사에서는 매우 큰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인간적인 실수가 나오면 질 수도 있겠다. 인간적인 실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을 했고, 다섯 판 중에 한 판이라도 인간적인 실수가 나오면 패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질문 17: 판 후이 2단은 첫판에 진 것이 심리적 부담으로 다가와 모든 대국을 지게 된 원인이라고 말했다. 만약 첫판에 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세돌: 나는 첫판에 질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해본 적 없다. 만약 져도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 같다. 가상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

•질문 18: 바둑 대국에서 상대가 인간일 때, 인간적인 반응과 시각적인 피드백은 얼마나 전체 대국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가?

이세돌: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컴퓨터와 대국을 하느라 이번 대국은 바로 그 부분이 결여돼 있는 상태다. 이번 대국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조심해야 할 점이다.

•질문 19: 경기 결과와 관련 없이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에서 배울 것이 있을까?

이세돌: 대단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것을 통해서 성장하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겠지. 배울 것이 많을 것이고, 꼭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

•질문 20: 알파고와 비교해 인간이 더 뛰어난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세돌: 인간 본연의 감각, 직관, 판단력 등이다. 알파고가 어느 정도 모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만 잘 해봐야 인간의 한 7~80%에 그치지 않을까? 하지만 컴퓨터의 연산 속도는 따라갈 수 없을 것이다. 불리한 점은 그런 부분인데, 내일 대국에 임할 때 긴장하고 조심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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