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법원은 시민의 자유를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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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은 끔찍한 비극이 벌어진 이후 매우 복잡한 맥락에서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감정이 개입된 이번 사건에서 법원은 시민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법의 원칙을 준수하고 정부의 도가 지나친 요청을 거부해야 합니다.”

애플이 미국 현지시각으로 3월15일 법원에 제출한 반론문을 통해 미국법무부(DOJ)와 미연방수사국(FBI), 정부에 일갈했다. 미 법무부는 지난 10일 법원에 제출한 성명을 통해 애플이 테러사건 용의자의 ‘아이폰5c’ 잠금을 해제하려는 FBI를 도와야 한다고 압박한 바 있다. 애플의 이번 성명은 법무부의 압박에 대한 답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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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쿡 애플 CEO

 

현재 법무부와 FBI가 애플과 대립 중이다. 지난 2015년 12월 샌버나디노에서 발생한 테러사건 용의자의 아이폰을 둘러싼 마찰이다. FBI는 용의자가 사용했던 아이폰을 들여다보길 원한다. 애플에 아이폰 보안을 해제하는 데 도움을 요청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애플은 FBI의 요청을 즉각 거절했다. 애플은 용의자의 아이폰을 해제해달라는 FBI의 요구를 가리켜 보안을 위협하는 이른바 ‘백도어’로 규정하고 갈등 중이다. 결국, 애플과 법무부, FBI 사이의 갈등은 법정으로까지 이어졌다.

애플은 15일 법원에 제출한 반론에서 FBI와 법무부의 요구를 “역사를 다시 쓰려는 행위”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애플은 법원 반론에서 “정부는 법령을 제한적이고 절차상의 도구가 아니라 마치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마법의 지팡이처럼 휘둘러 역사를 다시 쓰려고 시도하고 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FBI와 법무부는 용의자의 아이폰에 접근하기 위해 ‘모든영장법(All Writs Act)’을 들고 나왔다. 모든영장법은 1789년 미국의 ‘재판법’에 포함된 법령이다. 법원 영장을 발부하는 경우를 규정한 법률로, 법률 구조가 빈약했던 미국 초기 재판의 관할이나 영장과 관련한 근거 법률이 모호할 사건을 대비해 만든 법이다. 법원은 사건에 딱 맞는 관련 법령이 없는 경우에도 몇 가지 조건을 만족할 경우 모든영장법에 따라 영장을 발부할 권한을 갖는다. 쉽게 발해 미국 법에는 IT 업체가 수사당국을 도와 테러리스트의 스마트폰 보안을 풀어줘야 한다는 내용은 없지만, 모든영장법을 따라 법원은 IT 업체에 보안 우회를 요청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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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부작용도 적잖다. 미국의 수사기관이 모든영장법을 활용해 미국 통신업체에 사용자의 정보를 요구하는 일도 자주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호한 사건 수사를 위해 마련된 초기의 법이 현대에 이르러 마치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되는 상황이다. 애플이 성명에 쓴 ‘마법의 지팡이’라는 표현도 모든영장법을 가리킨다.

애플과 법무부, FBI의 날 선 대립은 미국 사회에 디지털 프라이버시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애플과 수사당국 관계자들은 애플의 신제품 발표 바로 다음 날인 오는 3월22일 미 연방법원에서 진행되는 공판에서 맞붙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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