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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여, LG ‘G5’의 친구가 돼 주오”

2016.03.17

LG전자가 3월17일 상암동에서 ‘LG G5 플레이위드 프렌즈 데브 콘서트 2016’을 개최했다. 기조연설로 무대에 나선 김정운 여러가지연구소 소장의 말 한마디에 객석은 그야말로 ‘빵 터졌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의 현재 위치가 어떠한지, 그리고 개발자들에게 손을 내민 LG전자가 앞으로 어떻게 바뀔 수 있을지를 잘 함축한 내용이어서가 아니었을까. 김정운 소장은 이렇게 말했다.

“저의 둘째가 지금 고3입니다. 공부는 무지하게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성적은 잘 안 오르더라고요. LG를 볼 때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정말 좋은 사람들 같긴 한데, 왜 그럴까. 참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G5를 보고 아! 이분들이 제대로 일을 저질렀구나.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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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권 LG전자 CTO

김정운 소장의 말을 빌리자면, 그동안 국내 스마트폰 업체는 미국의 애플과 구글이 구축한 스마트폰이라는 틀 안에서만 제품을 생각해 왔다. 똑같은 제품을 만들고 혁신이라고 말하니 공허할 수밖에. 이 틀을 벗어나는 것이 혁신과 창조의 출발이라는 지적이다. 지금의 스마트폰 시장을 진단하려는 김정운 소장의 인문학적 추론인 셈이다. G5는 그래서 상징적이다. 다른 업체가 만든 스마트폰의 틀 밖에서 생각한 첫 번째 제품이기 때문이다. 공부는 잘하지만 성적은 좋지 않았던 LG전자는 G5를 통해 새로운 스마트폰 시장과 생태계를 제시할 수 있을까. 개발자를 위한 데브 콘서트를 개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G5는 LG전자가 처음으로 소개한 모듈형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 아래 모듈을 분리하면, 카메라나 하이파이 등 각종 부가기능을 더해주는 별도의 장비를 부착할 수 있다. 카메라 모듈을 달면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을 강화하고, 하이파이 모듈을 달면 음악 재생 성능을 끌어올리는 식이다. LG전자는 이 모듈 개발을 개발자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스마트폰 시장이 응용프로그램(앱)을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 개발자 생태계를 중심으로 흘러온 것과 달리, LG전자는 G5를 통해 하드웨어 개발자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개발자는 LG전자가 제시하는 몇 가지 지침만 준수하면 자유롭게 G5를 위한 하드웨어 모듈을 개발해 판매할 수 있다. 우선 G5에 적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 모듈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스마트폰에 직접 붙이는 ‘모듈형’이고, 두 번째는 선으로 연결하는 ‘유선 모듈’, 마지막으로 블루투스 등 무선으로 연결하는 ‘무선 모듈’이다.

LG전자의 가이드라인은 간단하다. 사용자가 수동으로 하드웨어 모듈을 관리할 필요가 없도록 배려하는 것. 이 기술에 관한 지침은 LG전자 개발자 홈페이지의 하드웨어 개발자 도구(HDK)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침 대로 개발된 하드웨어 모듈은 사용자가 수동으로 연결할 필요 없이 전원을 켜는 것만으로 자동으로 G5에 연결된다. 모듈이 G5에 연결되면, 모듈을 구동하는 데 필요한 별도의 앱도 자동으로 내려받아지도록 설계됐다. 스마트폰에 외부 장치를 연결하는 것을 귀찮아하는 사용자를 배려하기 위해 LG전자가 마련한 최소한의 지침인 셈이다.

LG전자의 지침을 준수해 개발된 서드파티 개발자의 하드웨어 모듈은 LG전자의 품질 인증 과정을 거쳐 LG전자의 ‘프렌즈숍’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개발과 판로 모두 LG전자가 책임진다는 의미다. LG 프렌즈샵은 오는 4월18일 처음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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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프렌즈 ‘360 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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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프렌즈 ‘하이파이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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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프렌즈 ‘롤링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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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G5’

안승권 LG전자 CTO 는“그동안 더 좋은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에만 집중해 왔다면, 지금부터는 LG 프렌즈로 좀 더 즐길 수 있는 무엇인가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LG 프렌즈는 자유롭게 변신이 가능하고, 새로운 경험과 재미를 찾아 떠나는 여행으로 궁극적으로는 사용자를 행복하게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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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5에서 쓸 수 있도록 모듈을 개발했는데, 혹여 확장성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우려할 필요는 없다. LG전자는 앞으로 출시할 후속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모듈 하드웨어 생태계의 호환성을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

LG전자는 하드웨어를 다루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혹은 개인 개발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오는 4월 아이디어 공모전도 개최할 예정이다. 아이디어 접수는 4월1일부터고 마감은 4월30일이다. 접수된 아이디어 중 LG전자가 뽑은 본선 진출 대상자는 5월13일 발표된다. 5월20일 1차 설명회를 거친 후 최종 우승작품은 5월27일 공개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뽑힌 우수한 모듈 아이디어 사례는 LG전자와 공동으로 개발해 품질을 높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판매와 마케팅도 LG전자의 G5와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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