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트위터 규제, 근거는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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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트위터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최근 트위터를 이용한 불법 선거운동 사례를 감시하겠다는 경찰 입장이 발표된 가운데, 참여연대가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상대로 공개 질의서를 발송하며 본격 문제제기에 나섰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는 2월8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이용의 공직선거법 단속에 관한 공개질의서‘를 공개하고 ‘트위터 단속’ 방침의 부조리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 질의서에서 참여연대는 경찰청과 선관위가 밝힌 트위터 선거법 단속 방침이 명확한 내용과 기준, 근거 법령 등이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정보가 오가고 의견을 나누는 공간인 트위터같은 SNS를 규제하는 행위가 ▲유권자 관심과 참여를 떨어뜨리고 ▲유권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며 ▲정치공론장을 훼손하는 규제 장치가 될 것이라는 게 참여연대쪽 주장이다. 단속 기준과 근거가 모호한 이같은 방침은 결국 “유권자를 위축시키고, 결과적으로 침묵을 강요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얘기다.

‘공직선거법 93조’도 도마위에 올랐다. 특히 공직선거법 93조 1항은 ‘사전 선거운동 금지’ 조항을 담고 있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제93조 (탈법방법에 의한 문서·도화의 배부·게시 등 금지)

①누구든지 선거일전 180일(보궐선거 등에 있어서는 그 선거의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하여 이 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정당(창당준비위원회와 정당의 정강·정책을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 또는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거나 정당의 명칭 또는 후보자의 성명을 나타내는 광고, 인사장, 벽보, 사진, 문서·도화, 인쇄물이나 녹음·녹화테이프 기타 이와 유사한 것을 배부·첩부·살포·상영 또는 게시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조항은 유권자의 참정권과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독소조항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2007년 대선에서도 선관위는 이 조항을 근거로 ‘UCC물 이용 지침’을 마련해 9만여건의 UCC 동영상을 삭제하고 수백명에 이르는 유권자를 조사해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지난 2009년 5월에는 이 조항을 두고 제기된 헌법소원에서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 판사 9명 가운데 5명이 ‘위헌 의견’을 내놓았지만 위헌 선언에 필요한 정족수 6명에 미달해 합헌 결정이 난 바 있다.

참여연대가 ‘트위터 규제’ 근거로 지목하는 것도 이 조항이다. 참여연대쪽은 “공직선거법 93조의 ‘기타 유사한 것’에 트위터를 포함시켰다면 그 판단 근거는 무엇인가”라며 “공직선거법 93조의 위헌성에 대해 선관위의 판단은 무엇인가”라고 선관위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또한 참여연대는 “인터넷은 다른 어떤 수단보다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국민들이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손쉽게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유권자들의 정치무관심과 낮은 투표율을 탓하기에 앞서 유권자들이 활발하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기 위한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변화하는 미디어 소통 환경에 대한 ‘규제’에 앞서 ‘이해’와 ‘수용’의 태도를 보일 것을 당부했다.

다음은 참여연대가 발표한 공개질의서 전문이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의
공직선거법 단속에 관한 공개질의서

1. 안녕하십니까?

2. 최근 경찰청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의 일종인 ‘트위터(Twitter)’를 이용한 선거운동의 공직선거법 위반여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미 지난 2009년 9월, 당시 10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후보자 또는 팬클럽 등에서 트위터를 사용하는 경우 감시·단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고, 이 방침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2007년 대선의 UCC물에 대한 공직선거법 적용에 이어 또다시 트위터 등 SNS에 대한 단속 움직임이 나타남에 따라 ’인터넷 공론장의 위축‘과 ’일반 유권자의 선거 사범 양산‘이 우려되는 실정입니다.

3. 트위터는 140자의 단문 메시지를 통해 등록된 ‘팔로우(follow)’와 실시간으로 빠른 정보를 공유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입니다. 이미 ‘인도 뭄바이 테러, 이란 대선 부정선거 사태, 중국 위구르 유혈 사태’ 등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건에서 여느 언론보다 빠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뉴미디어’로 주목받고 있는 통신 수단입니다. 트위터가 가진 ‘신속성’과 ‘전파력‘이라는 특징은 후보자에 대한 정보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 선거 현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후보자에 대한 다양한 정보의 유통‘과 ’상호간의 의견 개진‘을 통해 유권자가 선거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수단이자 또 하나의 공론장으로 기능할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또한 트위터는 유권자들 상호간 뿐 만 아니라, 정치인과 유권자 사이의 벽을 허무는 역할도 하고 있으며 이미 많은 정치인들이 이러한 트위터의 기능에 주목해 트위터를 유권자와의 새로운 소통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4. 그러나 최근 선관위, 경찰청 등이 밝히고 있는 트위터에 대한 규제 방침은 무엇보다 다가오는 2010년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참여와 관심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아 우려스럽습니다. 이미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선관위의 ‘UCC물 이용지침’의 적용과 검·경의 UCC물 단속으로 9만 여 건에 이르는 UCC물이 삭제되고, 수 백 명의 일반 유권자가 조사를 받은바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가장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져야 할 선거 시기에 인터넷 상의 글들이 자취를 감추고, 선거법 저촉을 우려한 유권자들의 자기검열과 표현 억제가 이어졌습니다. 2007년 UCC물 규제와 마찬가지로, 트위터 등 SNS에 대한 규제는 또 한 번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정치 공론의 장을 훼손’하는 규제 장치가 될 것입니다.

더욱이 이미 사전선거운동의 기준의 되는 선거일 전 180일이 지났고, 선관위와 경찰이 트위터에 대한 규제방침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규제의 근거가 무엇인지, 정확한 판단기준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단속 기관의 모호한 규제방침은 유권자를 위축시키고, 결과적으로 침묵을 강요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5. 2010년 지방선거는 8명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선거인만큼,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정보유통과 의견교환이 필요한 선거입니다. 참여연대는 트위터 등 SNS 규제방침이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것을 우려하며, 중앙선거관리위원장께 아래와 같은 질의를 드립니다.

첫째. 선거 시기 유권자에 대한 규제는, 선관위의 자의성을 배제하고 공직선거법 조항의 명확한 근거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규제의 내용은 유권자 누구라도 쉽게 판단할 수 있도록 분명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트위터에 대한 규제방침은 나왔으나 규제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기준은 알려진바 없습니다. 새로운 미디어로 등장한 트위터 등 SNS에 대한 선관위 규제 방침의 세부 내용과 그 기준은 무엇입니까? 또한 해당 규제 방침은 공직선거법의 어떤 조항에 근거하고 있습니까? 만약 언론을 통해 알려진 바와 같이 ‘공직선거법 93조’의 ‘기타 유사한 것’에 트위터를 포함시켰다면, 그 판단 근거는 무엇입니까?

둘째. 지난 2007년 선관위의 UCC물 운용지침의 근거가 되었던 ‘공직선거법 93조’는 유권자의 참정권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2009년 7월, 헌법재판소는 UCC물의 적용과 관련된 헌법소원에서 다수 재판관(5인)이 공직선거법 93조가 ‘명확성의 원칙’과 ‘과잉금지의 원칙’을 위배했다는 ‘위헌의견’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공직선거법 93조의 위헌성에 대해 선관위의 판단은 무엇입니까?

셋째. 선관위는 18대 총선 이후, “17대 대선에 비해 18대 총선에서 사이버 범죄가 크게 감소한 이유는 관련 법규정에 대한 사전안내 등 지속적인 예방활동과 네티즌을 대상으로 한 계도·홍보 활동 등이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18대 국회 선거사무총람, 중앙선관위 2008)”고 자평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UCC물 운용지침’을 비롯해 17대 대선에서 보여준 선관위의 과도한 단속이 네티즌의 정치적 의사표현을 위축시켰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2009년 10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중앙선관위의 ‘UCC물 운용기준의 판단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자의적 집행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개선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사이버 공간에서 선관위의 과도한 단속이 네티즌의 정치적 의사표현을 위축시킨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또한 국가인권위의 권고에 대한 개선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2010년 지방선거에서 개선방침을 어떻게 반영할 예정입니까?

넷째. 선관위는 이미 2003년 8월,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에서 인터넷 선거운동의 폐해 방지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되, “인터넷을 통해서는 누구든지 선거기간 전·중에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2003년 이후 정치관계법 개정의 내용을 검토해보면, 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만 나아가고 있으며 인터넷상의 자유로운 선거운동을 위한 선관위의 노력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2003년 이후 선관위는 인터넷상 선거운동의 자유를 위해 어떤 입법적 개선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까? 또한 선관위가 법개정을 하지 않는 입법부에 책임을 미룬채, 인터넷 선거운동의 자유를 허용하자는 기존 의견과는 달리 현행법을 과도하게 해석, 집행하고 있는 것은 모순이 아니냐는 의견이 많습니다. 선관위는 법이 개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하더라도 명확한 근거규정이 없는 ‘UCC물 운용지침’과 ‘트위터 규제방침’을 폐기할 의향은 없습니까?

6. 인터넷은 다른 어떤 수단보다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국민들이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손쉽게 표현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유권자들의 ‘정치무관심’과 ‘낮은 투표율’을 탓하기에 앞서 유권자들이 활발하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기 위한 적극적 노력이 필요합니다. 다가오는 2010년 지방선거가 어느 때보다 활발한 유권자 정치 참여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노력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