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 들어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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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의 고민거리가 또 늘었다. 이번엔 페이스북이다. 애초 선별적으로 언론사를 선택하던 때와는 상황이 달라졌다. 모든 언론사를 대상으로 ‘인스턴트 아티클’을 개방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이리저리 재봐야 할 것들이 늘어났다. 들어가자니 줄어들 트래픽이 걱정이고 안 들어가자니 소셜네트워크 영향력이 감소할까봐 염려된다.

SBS의 인스턴트 아티클 적용 기사.

SBS의 인스턴트 아티클 적용 기사.

해외 언론사들이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다. 적극적으로 진입하는 언론사가 있는가 하면 여전히 망설이면서 관망하는 언론사도 있다. 저마다의 이해관계에 따라 고민의 강도가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합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금은 더 커 보인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프랑스의 <리베라시옹>은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에 대해 우호적인 언론사다. 특히 <워싱턴포스트>는 대부분의 기사를 인스턴트 아티클로 내보내며 효과를 확인하고 있다. 한때 하루에 1200건의 달하는 기사를 인스턴트 아티클에 등록할 정도로 열성적이다.

페이스북 인스턴트 해외 언론들의 반응

[<워싱턴포스트> 사례] <워싱턴포스트>는 인스턴트 아티클의 이점으로 독자의 증대를 꼽는다. 물론 자사 사이트로 직접 유입되는 독자는 아니다. 제러미 길버트 전략 총괄은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콘퍼런스에 참석한 자리에서 “인스턴트 아티클을 시작한 뒤 1주일에 한차례 이상 우리 기사로 들어오는 독자들의 수가 드라마틱하게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페이스북에서 <워싱턴포스트>의 존재가 성장을 방해하거나 혹은 우리 자체 플랫폼의 성장을 감소시키는 일은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히려 그는 “서로 다른 플랫폼에서 유사한 기사가 어떤 차이를 나타내는지 확인해볼 수 있다”며 만족감을 표시하기까지 했다.

[<가디언>의 사례] 인스턴트 아티클 효과를 테스트 중인 <가디언>은 <워싱턴포스트>와 달리 조심스럽다. 전폭적으로 지원하지도 그렇다고 소극적으로 물러서지도 않는다. 현재 <가디언>은 인스턴트 아티클을 운영하면서 그것이 <가디언> 플랫폼의 트래픽과 열독, 독자와 콘텐츠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살피는 중이다. 아직까지 이렇다 할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가디언>은 핵심 수익 모델로 멤버십 제도를 운영 중이다. 적게는 월 5파운드에서 많게는 월 60파운드를 지불하면 공연이나 라이브 이벤트 등 다양한 멤버십 혜택을 얻을 수 있다. <가디언> 쪽은 2015년 3월 당시 3만5천명의 독자가 멤버십에 가입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멤버십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가디언> 사이트로 유입되는 방문자수가 늘어나야 한다. 라이브 이벤트나 책, 온라인 강좌 등은 모두 <가디언> 멤버십 사이트를 통해서만 제공하고 있다. 만일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로 인해 자체 웹사이트로 들어오는 방문자수가 축소되면 멤버십 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매리 해밀턴 <가디언> 총괄에디터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더 많은 사람들을 <가디언>의 생태계로 불러오는 것”이라는 말로 전략의 대략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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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의 인스턴트 아티클 전후 모바일 트래픽 변화. (이미지 출처 : 링크드인)

 

[리베라시용의 사례]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은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로 수익 증대를 확인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올해 1월 입점한 <리베라시옹>은 트래픽과 수익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비에르 그랑지에 <리베라시옹> CTO는 지난 3월17일 링크드인에 공개한 글에 자세한 성과를 일일이 열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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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를 보면, <리베라시옹>의 모바일 웹사이트 방문은 줄어들었다. 대신 감소분만큼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이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기준으로 모바일 트래픽의 60%는 <리베라시옹>의 모바일 웹사이트에서 발생하고 나머지는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에서 일어난다.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의 방문자수를 합하면 전체적으로 트래픽 자체가 하락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사비에르 그랑지에의 설명이다.

이보다 주목할 점은 수익이다.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에는 300*250 크기의 모바일 디스플레이 광고가 게시된다. 이를 통해 언론사는 수익을 배분받거나 혹은 창출할 수 있다. <리베라시옹>은 모바일 수익이 증대됐다고는 했다.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대신 eCPM 단가가 1.8달러로 괜찮은 편이었고 필레이트Fill rate다. 광고 표출 성공률을 의미한다.close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전했다.

한국 언론사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자. 인스턴트 아티클에 입점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결론은 간단하다. 수익모델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 ‘가’ 언론사가 입점한다고 해서 우르르 뒤를 따를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빨리 진입한다고 특별히 이점이 존재하는 것도 늦는다고 피해를 보는 것도 없다. 오히려 자사 미래 수익모델과 충돌되는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디스플레이 광고가 핵심 수익일 경우] 만약 주 수익모델이 온라인 광고라면 입점을 긍정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인스턴트 아티클의 모바일 디스플레이 광고는 <리베라시옹>의 결과처럼 광고 노출 성공률이 높은데다 타깃 설정이 명확해 언론사 광고에 비해 CTR이 높다. 단가도 올라갈 여지가 있다. 다만, 언론사 모바일웹만큼 광고 공간이 다양하거나 많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다음은 반드시 체크해둘 필요가 있다.

현재 모바일웹 광고 수익 <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 기대 광고 수익

인스턴트 아티클에 입점하는 순간부터 자체 플랫폼의 모바일웹 트래픽은 감소한다. 노출이나 클릭 기반으로 운영되는 모바일웹 광고의 수익도 하락한다. 광고 수익 하락분이 인스턴트 아티클 광고로 메워질 수 있느냐는 중요한 평가 대상이다. 이를 사전에 시뮬레이션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다.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마이크(mic)나 고커 미디어 등은 이 같은 전략에 따라 거의 모든 기사를 인스턴트 아티클로 내보내고 있다. <복스>나 <버즈피드>도 마찬가지다. 될 수 있으면 더 많은 기사를 인스턴트 아티클에 전송함으로써 페이스북 안을 통한 모바일 광고 수익 창출에 애쓰고 있다.

[유료화·멤버십이 핵심 수익일 경우] 신중하게 판다할 필요가 있다. <가디언>이 대표적인 사례다. 공격적인 디지털 전환 전략으로 유명하지만 안으로는 적자 규모가 늘어나고만 있다. 이를 보완하기 <가디언>은 유료장벽(Paywall)을 쌓는 대신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멤버십의 특성상 자사 사이트로의 유입이 늘어나야만 회원 증대를 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가디언>은 인스턴트 아티클로 내보내는 기사 수가 적은 편이다.

뉴욕타임스도 비슷한 사례다. 계량형 유료장벽을 적용하고 있는 뉴욕타임스도 인스턴트 아티클에 미온적이다. 4월7일 오후 4시 기준으로 페이스북에 최근 등록된 기사 10건 가운데 불과 1건 정도만 인스턴트 아티클로 서비스되고 있다. 뉴욕타임스 모바일웹이나 네이티브웹으로 더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여야만 수익이 증대되는 탓이다.

[네이티브 광고가 핵심 수익일 경우] 진입 시기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 현재 페이스북은 인스턴트 아티클에 네이티브 광고 게시를 허용하지는 않고 있다. 인스턴트 아티클 FAQ를 보면 “(광고) 정책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선에서 네이티브 광고 포맷을 제공할 수는 있다”고만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 언론사들의 반응이다.

디애틀랜틱은 페이스북과 이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다. 킴 라우 디애틀랜틱 부사장은 “우리가 광고주로부터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은 왜 네이티브 광고는 페이스북에서 볼 수 없느냐는 것”이라며 “지금은 못한다고 답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페이스북과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티브 광고도 머지 않은 시간 안에 인스턴트 아티클에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우회로가 마련되고 있어서다. 광고 기술 전문기업 폴라의 CEO인 쿠날 굽타는 지난 3월29일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4가지 방식으로 네이티브 광고를 지금이라도 운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서도 네이티브 광고로 수익을 벌어들이는 방법이 열려는 있는 셈이다.

하지만 반드시 고려해야 기회비용들

지난 3월10일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서 강연하고 있는 에밀리 벨 토우 센터 소장. (사진 출처 : 유튜브)

지난 3월10일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서 강연하고 있는 에밀리 벨 토우 센터 소장. (사진 출처 : CRASSH Cambridge 유튜브 계정)

인스턴트 아티클은 이러한 장점에도 치명적인 기회비용을 요구한한다. 유통 종속성과 저널리즘 가치의 희석이다.

당장 인스턴트 아티클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그에 비례해 아젠다 설정 기능이 약화된다. 에밀리 벨 컬럼비아 저널리즘스쿨 토우센터 소장은 올초 영국 캠브리지대학 강연에서 “뉴스 퍼블리셔는 유통 통제권을 상실했다”고 선언했다. 투명하지도 예측가능하지도 않은 알고리즘에 지배당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아울러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정치적 편향을 유발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테러리즘이 가장 중요한 사례다. 하지만 그 다음은 뭘까. (미국) 정부가 외교 정책에 대한 특정 메시지가 더 많이 알려지길 기대하고 다른 메시지는 묻히길 원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가? 특정 외교 정책에 우호적인 스토리가 더 잘 노출될 수 있도록 (페이스북) 알고리즘은 지역적으로 맞춤화돼야 할까? 과연 전세계 모든 정부의 프로파간다가 페이스북 안에서 동등하게 다뤄질 수 있을까?”

단순히 국가 간의 목소리를 알고리즘이 차별적으로 다루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대중이 선호하지 않는 소수자의 목소리를 페이스북 알고리즘이 균형있게 유통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진지한 저널리즘의 가치가 페이스북 알고리즘에 의해 희석되거나 차별당할 가능성이 상존할 수 있는 시대로 진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콘텐츠 독자성의 한계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 RSS 방식 전송 화면.(이미지 출처 : 페이스북 개발자 페이지)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 RSS 방식 전송 화면.(이미지 출처 : 페이스북 개발자 페이지)

콘텐츠 포맷의 독립성도 침해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이 텍스트보다 영상 콘텐츠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변경할 경우 텍스트 중심으로 기사를 작성해온 언론사들은 울며겨자먹기로 영상 뉴스 생산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 이는 언론사의 비용 증대로 이어진다.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언론사의 혁신적인 콘텐츠 포맷이 페이스북 인스턴트 아티클에서 렌더링 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뉴욕타임스와 같은 대형 언론사가 시도하는 데이터 저널리즘 사례들은 인스턴트 아티클에 적절하게 표현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국내 네이버 뉴스에서도 흔하게 발견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유통의 종속성 강화

리차드 깅그라스 구글 뉴스 총괄은 최근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언론사가 종속적이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구글이 언론사와 비즈니스 관계를 맺지 않는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고 했다. 언론사의 생사여탈권을 플랫폼이 쥐고 흔드는 관계는 저널리즘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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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지금 언론사에 몸담고 있다면 인스턴트 아티클에 입점할 것인가‘라는 패널의 질문에 대해 그는 “페이스북이 언론사를 존중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점 여부보다 입점 계약의 디테일에서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그의 말은 설득력이 있다. <버즈피드>가 인스턴트 아티클 서비스 초기 그들의 요구사항을 관철시켰던 것처럼, 개별 국내 언론사들은 그들의 이해에 맞는 항목을 반드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페이스북이 전 언론사를 대상으로 플랫폼을 개방하면서 개별 협상의 여지는 줄어들었다. 기술적 설명 이외엔 가부만을 판단하면 되는 시스템으로 변경된 상황이다.

주커버크와 루퍼트 머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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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페이퍼 사건을 인스턴트 아티클로 내보내고 있는 영국 <가디언>.

페이스북은 뉴스 산업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는데 공헌을 하고 있다. 대신 저널리즘의 가치를 제물로 내놓을 것을 곧 언론사에 강요할 공산이 있다. 그들의 상업적 혹은 정치적 이해와 거리가 먼 가치조차 알고리즘에 반영할 의무는 없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 포털 유통을 통해 학습한 바 있다.

그렇다고 페이스북만을 나무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미 저널리즘은 퓰리처와 허스트의 옐로우 저널리즘 경쟁 속의 황폐화된 역사를 갖고 있다. 루퍼트 머독의 기획 아래에서 저널리즘이 선정성의 노예가 된 적도 한두 번은 아니다. 국내라도 예외일 수는 없다. 따라서 페이스북의 주커버그가 루퍼트 머독의 전철을 밟는다고 해서 특별히 더 악하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적어도 허스트의 뉴욕저널처럼 전쟁을 부추기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주커버그의 본업은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을 연결시키는데 있지 저널리즘의 가치를 수호하는데 있지 않다. 주커버그의 미션은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축적하는데 있지 저널리즘을 위한 자선 사업을 하는데 있지 않다. 주커버그는 어쩌면 허스트, 루퍼트 머독으로 이어져온 미디어 재벌의 일반 의식을 승계한 인물일지도 모른다. 그런 그에게 저널리즘을 가치를 온전하게 지켜주길 기대한다는 건 과욕이다.

문제는 디테일에 있다. 협상의 디테일이 어렵다면 운영의 디테일도 가능하다. 파나마 페이퍼 보도를 더 많은 독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가디언>이 인스턴트 아티클을 전면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은 그래서 참고해볼 필요가 있다. 인스턴트 아티클 운영에 미온적인 <가디언>이지만 이슈에 따라서는 전략적으로 활용하며 파급력을 확장했다. 입점 여부에 대한 고민보다 더 중요한 건 지혜로운 운영의 디테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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