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CEO] 조종암 엑셈, “책 쓰는 개발자들이 모인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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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셈 사무실을 들어가는 입구엔 그리스풍 옷을 입은 젊은 청년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청년의 이름은 아스터. 사색에 빠지는 걸 좋아하며 사람들과 토론을 즐기는 철학자다. 잠깐! 왜 데이터베이스(DB) 회사 입구를 엔지니어도 아닌 철학자가 지키고 있을까?

아리송함도 잠시, 조종암 엑셈 대표가 설명에 나섰다. 그는 그 누구보다 배움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영자다. 그의 집무실을 살펴보면 사방이 책으로 빼곡하다. 전시하기 위한 용도가 아니다. 대표 본인이 직접 사서 다 읽은 책이다. 경영학 관련 서적부터 인문학, 자연과학 책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지식을 추구하는 열정적인 전문가 집단으로 회사를 키우고 싶습니다. 철학자 모습을 한 아스터가 엑셈 입구를 지키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젊은 그리스 철학자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따왔습니다.”

조종암 엑셈 대표와 그 모습 뒤로 보이는 아스터

조종암 엑셈 대표. 그 뒤로 보이는 캐릭터가 아스터다.

엑셈은 소프트웨어 회사 중 드물게 내부 엔지니어가 관련 서적을 직접 쓰고 출판한다. 좋은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선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데, 단순히 공부만 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부한 내용을 책으로 써낼 수 있을 정도로 지식을 정리할 줄 알아야 한다는 대표 뜻에 따라서다.

“전 어디 나가서 ‘엑셈 엔지니어는 똑똑하다’란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책을 쓰라고 내부 엔지니어에게 권하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책을 쓴다는 건 어떻게 보면 돌파의 의미가 있습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걸 남에게 더 잘 설명하기 위해서 생각을 가다듬고 정제하게 되지요. 그러면서 배운 게 내재화됩니다. 이는 곧 회사 지식 자산으로 이어지지요.”

혼자서만 열심히 공부하는 인재를 찾는 게 아니다. 조종암 대표는 본인이 알고 있는 걸 남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기 데 집중했다. 지식 자체가 살아남아서 춤추는 회사로 만들기 위해 정교한 프로세스, 자세한 계획에 주목하기보다 아이디어 ‘본질’에 집중하는 식으로 회사를 경영한다.

시공의 사유, 기원의 추적, 패턴의 발견

“우리 회사는 정교한 계획을 짜고, 목표를 세우고, 그 안에 예산과 인력을 투입하는 식으로 일하지 않습니다. ‘뭘 하면 될 것 같다’란 얘기가 나오면 끊임없는 회의를 통해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먼저 따집니다. 그리고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한 달 동안 노력하고 그다음 절차를 기획하는 점진적인 방식을 취합니다.”

엑셈은 본부별, 팀별, 개인별 업무 계획을 구체적으로 요구하지 않는다. 누군가 사업에 대해 방향을 얘기하고, 아이디어를 내세우면 해당 아이디어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먼저 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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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1년을 들여 해야 하는 신사업 아이템이 있다. 조종암 대표는 1년짜리 신사업 아이템에서 핵심 기능이 무엇인지 먼저 묻는다. 그다음 그 핵심 기능을 구현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묻는다. 핵심 기능을 구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3개월이라고 하면, 다시 또 질문을 반복한다. 핵심 기능 중에서 정말 중요한 기능은 무엇인지 묻고, 그 기능을 구현하려면 시간이 또 얼마나 필요한지를 반복해서 묻는다. 그러면 1년짜리 신사업 아이템은 한 달에 안에 구현할 수 있는 사업으로 정리된다.

“이런 방식을 취하면 살아서 숨 쉬는 기획을 만들 수 있습니다. 보통 회사처럼 장기적으로 기획을 세우는 건 저희와 같은 벤처 생태계에는 맞지 않습니다. 변화가 얼마나 빨리 일어나는데요. 핵심 기능을 구현한 한 달 뒤에 다시 아이디어를 모으며 애초 생각한 1년짜리 기획안보다 훨씬 좋은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조종암 대표의 이런 경영 방침은 크게 시공의 사유, 기원의 추적, 패턴의 발견으로 정리된다. 세상 모든 일은 시간과 공간이 만들기 때문에, 이 흐름에 맞춰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왜?’라는 질문을 통해 본인의 생각을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 이런 식으로 생각을 거치다 보면 성공할 수 있는 패턴이 보이기 마련이다.

“핵심 가치를 파악해서 회사를 운영하는 이유입니다. 과거 산업화 시절에는 공장 생산 설비를 바꾸는 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춰 회사를 운영해도 됐습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사업과 설비가 모두 모듈화되면서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회사도 이렇게 모듈화 방식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이게 흐름이고, 성공 패턴으로 가는 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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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빅데이터, 핵심 가치로 내걸다

엑셈은 2011년 자체 솔루션을 보유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100억원을 돌파했다. 이후 연 20~30%씩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종암 대표는 여기서 더 욕심을 냈다. 지난해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관련 회사를 인수하면서 사업 영역을 기존 DB 중심에서 확장했다.

그리고 지난해 6월 엑셈은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DB 제작 솔루션 업체인 신시웨이를 인수하고, 인메모리 DB 기업 선재소프트 지분을 일부 인수해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지난해 11월에는 빅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 전문기업 아임클라우드 지분을 인수했다. 올해 초에는 빅데이터 플랫폼 전문기업인 클라우다인을 인수, 종속회사로 편입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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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밍고와 아임클라우드 기능을 클라우드에서 쓸 수 있게 상품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소프트웨어 클라우드(SaaS)뿐 아니라 플랫폼 클라우드(PaaS)로 제공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상반기 안에 신호탄을 올리려고 합니다.”

우선 올해 엑셈이 주목하는 분야는 빅데이터다. 조종암 대표는 크게 3가지 관점에서 접근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에 잘 하고 있는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RDBMS)을 중심으로 빅데이터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플라밍고’ 빅데이터 통합 관제 도구를 활용해 ‘맥스게이지 포 하둡’을 만둘 예정이다. 또한 아임클라우드를 통해 분석, 시각화 쪽 전문성을 가지고 빅데이터 전체적인 생태계를 만들 계획이다.

클라우드도 빼놓지 않았다. 맥스게이지와 인터맥스 등 기존 엑셈 핵심 제품은 기존 라이선스 모델에서 모두 SaaS로 만들어 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국내에선 아마존웹서비스와 긴밀하게 협력 중이다.

“좋은 솔루션도 중요하지만, 엑셈의 핵심 경쟁력은 사람에 있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인수를 시도한 배경도 좋은 사람, 훌륭한 엔지니어, 뜻이 비슷한 훌륭한 경영자를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이런 실력 있는 엔지니어를 회사 안에서 키울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앞으로 계속 성장해 나갈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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