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터, ‘온라인 교육’을 수익모델로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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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언론사의 주 수익 모델은 광고였습니다. 뉴스와 콘텐츠는 광고주와 독자를 매개하는 미디엄이었습니다. 광고를 빼놓고 수익을 논한다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언론사는 광고에 의존해왔습니다.

광고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여러 병폐를 낳았습니다. 광고주의 주문에 따라 중요한 기사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가 하면, 핵심 문장이 잘려나가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저널리즘의 본령이 광고라는 수익 앞에 허무하게 무릎꿇는 경우가 빈번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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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신문의 디지털 및 인쇄 광고 수익 흐름.(출처 : 퓨리서치센터)

온라인 기사를 뒤덮고 있는 네트워크 광고도 실은 광고 의존의 관성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기술적 플랫폼에 걸맞는 신 수익모델을 발견하기란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오프라인 뉴스처럼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구독료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유지·관리 비용은 증가하지만 대체 수익모델이 없으니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죠. 지저분한 네트워크 광고는 언론사가 생존을 위해 잡은 지푸라기인 것입니다.

모바일 혁명은 언론사의 수익모델에 몇 가지 아이디어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네이티브 광고, 브랜디드 콘텐츠 등이 대표적입니다. 언론사 콘텐츠와 동일한 포맷을 갖추고 있지만 광고주 등의 지원을 받고 제작된다는 차별점이 있습니다. 광고주(브랜드)와 공동으로 기획해 유익한 정보를 담은 콘텐츠로 개발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디지털 수익 모델에 목마른 언론사엔 기회 요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블로터 플러스 '지식 아카이브'

다만 아직 시장이 성숙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네이티브 광고의 선구자와 같은 지위를 누려온 <버즈피드>가 2016년 실적 목표를 하향 조정한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비슷한 수익 모델로 성장해왔던 IT 전문 언론 <매셔블>이 최근 30여명의 스탭을 구조조정한 사례도 참고해야 할 부분입니다.

그렇다고 광고가 언론사의 유일한 디지털 수익모델은 아닙니다. 여러 언론사들은 광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비교적 오랫동안 아이디어를 끄집어냈습니다. 디지털 페이월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 <뉴욕타임스> 등이 디지털 페이월로 어느 정도 수익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규모가 언론사가 페이월에만 기대 생존하기란 녹록치 않습니다.

디지털 수익모델은 언론사의 규모에 따라 그리고 독자층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고안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브랜디드 콘텐츠일 수도 있고 e커머스일 수도 있습니다. 단,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독자를 충분히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독자의 라이프스타일이나 니즈를 이해하고 있을 때 뉴스나 콘텐츠를 통해 매개할 수 있는 수익원이 드러나 보인다는 의미입니다.

<블로터>와 유데미의 제휴는 디지털 수익모델의 발굴이라는 관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입니다. <블로터>는 오프라인 강좌와 콘퍼런스를 통해 수익의 기반을 다져온 언론사입니다. 작은 규모라는 장점으로 교육 비즈니스만으로도 생존이 가능은 했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디지털 수익모델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오프라인 교육 사업에서 다져진 노하우를 온라인으로 확장함으로써 신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개발한 것입니다.

교육은 전통 언론사들도 공을 들여왔던 수익 영역이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예전 모회사인 피어슨은 교재 유통사업으로 상당한 매출을 올렸습니다. 국내 언론사들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교육 사업을 진행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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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온라인 교육 사업은 전통 교육 기업이나 에듀테크 스타트업 영역으로 치부돼 온 것이 사실입니다. 이 시장에 <블로터>가 유데미라는 글로벌 온라인 교육 기업과 손잡고 뛰어들었습니다. <블로터>가 국내 교육 콘텐츠 생산을 담당하고 유데미가 교육 플랫폼과 콘텐츠 유통을 맡는 구조입니다. 여느 시장처럼 플랫폼과 콘텐츠의 협업 모델로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모든 수익모델을 언론사 혼자만의 역량으로 구상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아가는 경우도 비교적 흔합니다. 최근 <뉴욕타임스>와 셰프드가 손을 잡고 음식재료 배달 사업에 뛰어든 사례나, 미국 복스미디어와 NBC유니버셜이 손잡고 새로운 광고 네트워크를 구성한 사례는 유형은 다르지만 협업을 통한 수익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네이버와 언론사가 조인트 벤처를 설립해 공동의 이익을 마련해가는 시도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

Cooking with the New York Times   NYT Cooking

<뉴욕타임스>는 지난 5월5일 셰프드와 제휴해 음식배달 사업에 진출했다. <뉴욕타임스>는 쿠킹이라는 섹션에 레시피 등을 제공해왔고, 이 음식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를 셰프드를 통해 배달해준다.(출처 : <뉴욕타임스>)

<블로터>와 유데미의 제휴는 언론사의 디지털 수익모델이 전통적인 영역에 머무를 이유가 없다는 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정 독자군을 매개할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수익모델은 다양하게 상상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준 사례입니다. 수익모델의 작동과 성공 또한 언론사가 생산하는 콘텐츠의 매개력에 달려있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디지털 수익모델을 찾아가는 방식에 딱히 ‘대도’는 없습니다. 실험과 도전, 검증의 무한 반복, 그리고 표적 독자층의 특성과 수요를 반영한 고품질 콘텐츠의 생산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조건만큼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콘텐츠로 독자를 흡인할 수 있는 힘, 언론사가 가장 잘해왔던 영역이고 앞으로도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수익모델은 이 조건을 충족시킬 때 언론사를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로터>와 유데미의 협업이 성공하기 위한 본질적인 충분조건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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