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송금’, 궁금한 점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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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8일, 카카오가 ‘카카오페이 송금’ 베타서비스를 시작했다. 친구끼리 밥 먹고 서로 나눠 계산할 때, 번거롭게 공인인증서나 일회용 비밀번호(OTP)를 꺼낼 필요가 없다. 카카오톡 메신저만 있으면, 메시지 뿐만 아니라 돈도 보낼 수 있다. 이대로 편하게 송금 기능을 이용하면 될까. 카카오페이 송금 기능을 둘러싼 몇 가지 궁금증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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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른 듯 닮은 ‘뱅크월렛 카카오’의 미래는?

카카오페이 송금 서비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 뱅크월렛 카카오의 미래를 걱정하는 시선이 있었다. 두 서비스가 이름만 다를 뿐 작동 원리나 사용자 경험(UX)이 꽤 유사했기 때문이다.

뱅크월렛 카카오는 가상 지갑과 가상 은행계좌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사용자가 등록한 카카오 뱅크 가상 계좌에 최대 50만원까지 ‘뱅크머니’를 충전한 다음 카카오톡에 등록한 친구끼리 뱅크머니를 주고받는 식으로 송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뱅크월렛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송금 서비스 모두 돈을 전달하는 방식과 환경이 꽤 유사하다. 송금할 친구를 선택해 계좌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점이나, 뱅크월렛 카카오는 ‘뱅크 머니’를, 카카오페이 송금은 ‘카카오 머니’ 등 전자화폐를 이용해 돈을 주고받는 다는 점, 현금화하려면 ‘내 계좌로 보내기’ 서비스를 선택하는 방식까지 같다.

뱅크월렛 카카오 사용법 동영상 보러가기

어떻게 보면 카카오 안에서 성격이 같은 서비스가 하나 더 나온 셈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뱅크월렛 카카오는 별도로 앱을 내려받아야 하지만, 카카오페이 송금은 카카오 메신저 안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다. 사용 접근성 측면에서는 카카오페이 송금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다.

두 서비스가 합쳐지거나, 서비스 종료가 생기는 형태로 교통정리가 일어날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뱅크월렛 서비스는 별도의 서비스로, 금융결제원과 함께 운영하기 때문에 카카오페이 송금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카카오 측은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제휴 금융기관들과 논의 중이나 확정된 바가 없다”라며 “현재로선 본래 제휴 계약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 1만원 단위 충전…낙전수입은 어떻게 처리되나?

카카오페이 송금을 이용하려면 먼저 카카오머니로 보낼 금액을 충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충전 단위가 1만원인 탓에 낙전수입에 대한 얘기가 불거졌다. 1만5천원을 보내려면 2만원을 카카오머니로 충전해야 하고, 5천원은 카카오머니로 그대로 남는 탓에서다. 사용 편의성을 떠나 충전 후 남는 카카오머니를 낙전수입으로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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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낙전수입이 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낮은편이다. 카드사 포인트나 기프트카드와 달리, 카카오머니는 유효기간이 10년이다. 5년간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 시효가 완료되는 선불카드보다는 유효기간이 길다. 게다가 카카오머니는 고객이 잔액을 금액 조건 없이 ‘전체금액’ 항목을 선택해 등록한 계좌로 출금할 수 있다. 언제든지 현금화해 사용할 수 있으므로 무조건 낙전수입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게다가 카카오머니를 현금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수수료는 카카오가 부담한다. 카카오는 “은행 계좌로 충전, 출금 하는 과정에 발생하는 펌뱅킹 수수료는 카카오가 부담하고 있다”라며 “베타 기간 후에도 고객 수수료 도입 계획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3. 왜 ‘카카오머니’라는 전자화폐를 선택했을까?

카카오와 비슷한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페이스북이나 구글, 위챗은 전자화폐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연결된 계좌에서 바로 돈을 이체해 상대방에게 보낸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메신저로 송금할 때, 연결한 현금 카드에서 돈이 빠져 나간다(참고로,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미국 은행 계좌가 필요하다). 메신저 창에서 달러 표시와 함께 숫자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돈이 상대방에게 전달된다. 따로 사이버머니로 전환하지 않아도 된다. 위챗페이나 구글 이메일 송금 기능도 마찬가지다. 사이버 머니로 전환하는 일이 없다.

카카오페이 송금 서비스는 실제 현금이 아닌 ‘카카오머니’라는 사이버머니를 이용한다. 1만원을 카카오페이 송금을 통해 친구에게 보내려면, 현금 1만원을 보내는 게 아니라 카카오머니 1만원을 보내야 한다. 카카오는 왜 번거롭게 전자화폐로 충전하는 과정을 거쳤을까.

국내에서 전자금융거래를 하려면 ‘전자금융거래법’, ‘전자금융감독규정’을 제일 먼저 적용받는다. 이 법에 따르면 ‘메신저에서 송금 기능을 구현하지 못한다’와 같은 규정은 없다. 다만 현재 전자금융감독규정 34조에 따르면 ‘금융회사 또는 전자금융업자는 다음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전자자금이체 시 보안 카드를 포함한 일회용 비밀번호를 적용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이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전자자금 이체 서비스에 반드시 OTP가 사용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이 규정은 시행령이 입법 예고 중이다. 지난 4월19일 금융위원회는 전자금융감독규정 일부 개정 규정안을 공고했다. 이 규정안에 따르면, 전자자금 이체 시 보안카드 및 일회용 비밀번호 사용 의무를 폐지해 금융 회사가 자율적으로 다양한 핀테크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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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전자금융과 관계자는 “현재 시행령이 입법 예고 중”이라며 “반드시 OTP를 써야 한다는 규정이 사라지는 만큼 앞으로 다양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생체 인증이나 다른 보안 방식을 통해 메신저에서 충분히 현금을 주고받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카카오가 전자화폐 카드를 꺼내 든 이유는 결제 시장에서 자체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 측은 “매번 은행 망에 연결하지 않고도 은행 계좌 기반의 송금, 결제 서비스를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카카오머니를 도입했다”라며 “카카오머니라는 디지털 화폐를 통해 지갑이 필요 없는 캐시리스(Cashless) 세상의 주역이 되는 것이 카카오페이의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앞으로 카카오 서비스 내 결제를 시작으로 외부 가맹점을 추가해 오프라인 결제 및 전기요금, 세금 납부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카카오머니로 다양한 곳에서 쓸 수 있게 사용처를 늘리고 그 관리를 카카오가 직접 하겠다고 밝힌 셈이다. 뱅크월렛 카카오라는 송금 서비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카카오페이 송금 기능을 따로 선 건 이런 이유 때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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