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디지털 노마드의 삶, 제주에서 얘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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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디지털 노마드’라는 개념이 새로운 업무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디지털 노마드는 매일 같은 사무실, 같은 시간에 출근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일하는 문화인데요. 유목민(Nomad)과 비슷하지만 다양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디지털 노마드’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업무 환경을 ‘리모트(Remote, 원격 근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5월17일 오후 제주도에서는 전세계의 대표 디지털 노마드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행사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최하고, 코워킹 공간인 ‘J스페이스’에서 진행됐습니다. 다양한 외국인, 학생, 스타트업 종사자 등 40여명의 참가자들이 모였는데요.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은 행사 취지를 설명하면서 “아시아 지역 중 제주도는 리모트 환경으로 일하기에 좋은 장소”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원래 디지털 노마드들은 발리나 방콕같은 물가가 저렴하면서도 아름다운 경치가 있는 곳으로 많이 찾아가는데요. 이번 행사의 공동 주최자이자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가고 있는 도유진 다큐멘터리 감독은 “제주도는 미래에 발리나 방콕처럼 디지털노마드가 자주 찾아가는 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제주도는 좋은 인프라와 빠른 인터넷이 제공되고 있으며, 아름다운 경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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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사진 : 블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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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유진 다큐멘터리 감독(사진 :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오토매틱 – 신뢰, 개방성이 존재하는 원격근무

전체 직원이 450명 넘는 오토매틱은 워드프레스 창시자가 설립한 기업으로 워드프레스를 직접 개발하는 동시에 기업용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CNN, 테크크런치같은 기업들이 워드프레스를 사용하고 있으며 전세계 웹사이트의 26%가 워드프레스로 만들어질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흥미로운 건 오토매틱 본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은 20여명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직원은 다른 나라에서 원격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오토매틱은 특정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을 채용하기 위해 원격근무 문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원격으로 근무하는 사람들은 평소 어디서 일할까요? 일반적으로 카페나 코워킹 스페이스, 집 등에서 자유롭게 일하고 있으며, 아예 나라를 옮겨가며 업무를 보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오토매틱은 직원들이 원격 근무할 때 필요한 여행 경비, 카페 이용 비용, 주거 비용 등을 제공하면서 원격 근무 환경을 지원하고 있다고 하네요.

오토매틱은 원격근무 문화를 잘 운영하는 기업으로도 유명합니다. 채용 절차에서 오토매틱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는지도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하네요. 또한 직원끼리 서로 신뢰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리모트 문화가 잘 정착됐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오토매틱은 내부에서 따로 e메일을 사용하지 않는데요. 그 이유는 특정 그룹만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모두가 함께 정보를 공유하도록 도와주기 위해서입니다. e메일 대신 ‘P2’ 라는 공개된 블로그 기술을 기본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 때문에 누구나 회계정보, 법률 정보 등을 볼 수 있으며, 회사 내 누군가만 독점하는 정보는 아주 적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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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맷 페리 오토매틱 엔지니어(왼쪽)과 스테프 이우 오토매틱 워드프레스VIP 팀 리드(사진 : 블로터)

4년 동안 오토매틱에서 근무했던 스탭 이우 오토매틱 워드프레스VIP 팀 리드는 “나는 원래 외향적인 사람이라 다른 팀원들과 함께 이야기나누는 것을 좋아하는데 원격근무 문화에선 그러한 상황을 만나지 못해 조금 아쉬웠다”라며 “다만 회사에서 다른 지역에 있는 팀원들과 만날 수 있도록 여행 경비를 지원해주기 때문에 팀원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맷 페리 오토매틱 엔지니어는 “원격근무를 하면 언제 어디서든 일을 할 수 있었고, 이러한 방식이 오히려 삶과 일의 경계를 흐려지게 만들었다”라며 “해결책으로 내 스스로 특정 시간 이후에는 디지털 기기의 알람을 다 끄고 개인적인 시간에 집중하면서 그러한 문제를 해결했다”라고 경험담을 밝혔습니다.

탑탤 – 실력있는 프리랜서를 위한 플랫폼

탑탤은 상위 3%의 프리랜서 개발자 인력을 위한 프리랜서 전문 구인구직 플랫폼입니다. 많은 프리랜서 개발자들이 디지털 노마드 방식에 관심을 둔 만큼 이 날 행사에는 탑탤의 개발자가 직접 발표에 나서 프리랜서 개발자의 삶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알렉시 셰인 탑탤 개발자는 “현재 미국에서만 5300만명의 프리랜서를 볼 수 있다”라며 “프리랜서를 가장 많이 선택하는 직업에는 디자이너와 작가가 있으며 기자, 번역가, 웹 개발자, 마케팅 전문가 등도 프리랜서로 많이 활동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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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직업만 살펴보면 프리랜서 구인구직 시장에서는 자바 개발자를 가장 많이 찾고 있으며 그 다음은 자바스크립트, 파이썬, C#, C++, 루비 개발자를 많이 찾고 있다고 합니다. 탑탤은 상위 3% 실력을 가진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찾고 있는데요. 누구나 탑탤에 지원할 수 있으나 실제로 탑탤에 이름을 올리려면 4가지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고 합니다. 먼저 영어 실력과 성격을 본다고 하는데요. 영상채팅 프로그램으로 면접을 보고 자신의 일에 열정을 갖고 임해 줄 수 있는 사람인지 확인한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지원자 중 26%만 살아남고 그 다음은 전문지식을 확인해본다고 합니다. 그 다음에서는 실시간 화면을 공유한 다음 특정 시간안에 문제를 풀 수 있을지 확인한다고요. 네 번째는 실제 업무에서 활용될만한 작은 프로젝트를 제공하고 몇 주안에 해낼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잘 통과한 사람은 업계 3% 실력자로 평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탑탤은 최근 프리랜서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돕기 위한 다양한 교육 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탑탤 아카데미’를 통해 프리랜서의 교육을 돕고 있고요. ‘글로벌 멘토‘라는 프로그램으로 누구나 멘토가 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신입 개발자나 디자이너에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IT 업계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여성 개발자와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장학금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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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렉시 셰인 탑탤 개발자와 피트 R 트래블리스트리 설립자, 카비 굽타 작가(왼쪽부터)(사진 :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현대 시대의 새로운 업무 환경 – 디지털 노마드

카비 굽타는 <포브스>와 <허핑턴포스트>에 글을 기고하고 있는 작가입니다. 그의 주된 관심사는 미래의 업무 환경과 기업문화라고 합니다. 카비 굽타는 디지털 노마드 방식으로 생활한 지 2년이 조금 지났다고 합니다. 그 전에 그는 광고회사 등 일반적인 기업에서 주로 마케터로 일했고, 좀 더 행복한 업무 환경을 찾고자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그는 디지털 노마드는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몇 가지 장벽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가지고 있는 짐이나 집도 생각해야 하고, 이동 비용도 생각해야 하고, 기존 경력을 버려야 할지도 모르고,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도 받을 수 있습니다. 카비 굽타는 막상 시도하고 나면 얻을 수 있는 것도 많다고 밝혔습니다. 다양한 나라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며 역동적인 삶을 체험할 수 있고, 새로운 환경을 만나면서 문제 해결 능력을 더 기를 수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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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태도는 어떤 것일까요? 먼저 자신만의 일 처리 방식을 만들어내고 다듬는게 필요합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기 주도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힘이 있으면 좋습니다.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나고 사람들과 관계를 잘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성과나 결과를 데이터화해서 보여줄 수도 있어야 한다고 하네요.

디지털 노마드 방식에는 무조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 어려운 점도 있는데요. 카비 굽타 작가는 “일단 혼자 일하기 때문에 조금 외로운 부분이 있다”라며 “스스로 업무 계획을 세우고 정리하는 방식을 찾는 게 쉽지않으며 기존 회사에 다녔을 때보다 인프라나 지원이 부족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타트업을 설립하면서 시작한 디지털 노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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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준의 카일루아 CEO(사진 : 블로터)

기존 회사를 그만두고 스타트업을 세우면서 디지털 노마드 생활을 시작한 분들도 있습니다. 태국에서 공학을 전공했던 피트 R는 여행을 다니면서 디지털 노마드 삶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고 합니다. 현재는 아예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뉴스와 사진 등을 전하는 ‘트래블리스트리‘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피트 R가 여행 중 찍은 사진은 <내셔널지오그래픽>에 사용될 정도라고 하네요.

한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다. 컴퓨터과학과 비주얼아트를 전공한 소준의 카일루아 CEO는 과거에 미디어나 SNS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주로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그는 우연히 제주도에 내려와 일을 했는데, 그때 답답한 도시보다 아름다운 자연이 있는 제주도에서 아예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하던 일을 그만두고 카일루아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데일리제주‘라는 여행 추천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합니다. 아직은 테스트 버전 기술이지만 올해 안에 공식 출시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데일리제주는 개인의 제주도 여행 취향을 분석해 사용자에게 알맞는 콘텐츠를 제작, 제공하면서 경쟁력을 내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 참석한 연사들은 공통적으로 한 가지를 강조했습니다. 디지털 노마드가 결국에 미래의 대표적인 업무 환경이 될 것이라는 내용인데요. 디지털 노마드를 통해 고용주는 실력있는 사람들을 전세계에서 찾을 수 있고, 직원들은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더욱 좋아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죠. 물론 아직 많은 사람이 디지털 노마드라는 개념 자체를 모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전세계에 디지털 노마드가 몇 명이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통계도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 리모트 환경을 제공하는 기업이 점점 늘어나는 것을 보니 디지털 노마드들도 점점 더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카비 굽타 작가는 “지금은 스타트업이나 기술분야 기업에서 디지털 노마드가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앞으로는 모든 직업군에서 디지털 노마드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