봇물 터진 ‘○○페이’, 다음 승부처는 ‘송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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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해외 물건을 직접 구매하는 ‘해외 직구’ 문화가 뜨면서 모바일 결제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미국을 중심으로 페이팔, 스퀘어, 구글월렛, 안드로이드페이, 애플페이, 위챗페이 같은 새로운 결제 시스템이 나오면서 국내에서도 이런 서비스를 만들어보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그 덕분에 우리 주변은 각종 모바일 결제 서비스로 넘쳐난다. 네이버페이, 삼성페이, 스마일페이, 시럽페이, 셀프페이, SSG페이, 오픈페이, NFC 간편결제, LG페이, 티몬페이, 카카오페이, 케이페이, 페이나우, 페이코 등 많은 기업이 앞다퉈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들 업체가 모바일 결제 다음 기능으로 주목한 건 송금이다. 손바닥 위 결제가 편해지면서, 은행을 가지 않고도 손바닥 위해서 현금을 주고받고 싶어하는 사용자가 늘었다. 은행 앱을 실행하고, 공인인증서를 입력하고, 일회용비밀번호(OTP)를 입력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간편하게 돈을 주고받고 싶어하는 요구가 생겨났다.

카카오페이 송금 베타

카카오페이 송금 베타

모바일, ‘결제’ 찍고 ‘송금’으로

‘○○페이’ 업체 중 가장 먼저 송금 시장에 뛰어든 건 네이버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로 지난해 6월말 처음으로 송금 서비스를 선보였다. 네이버페이를 실행하고 송금 받을 사람 휴대폰 번호나 네이버 아이디를 입력하면 끝이다. 이렇게 보낸 돈은 네이버페이에 연결된 계좌 또는 네이버 포인트로 받아 사용할 수 있다. 어떠한 방법으로 받을지는 사용자가 선택하면 된다.

네이버페이는 검색 서비스 연장선에서 송금을 바라봤다. 네이버페이를 출시할 때 전자상거래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해결하겠다고 나선 만큼, 이를 지원하는 기능 중 하나로 송금 기능을 출시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네이버 카페에서는 네이버페이로 안전결제를 할 수 있다. 일종의 에스크로 결제를 네이버페이가 맡은 셈이다.

네이버 측은 “은행과 같은 역할로 송금 서비스를 키우기보다는 사용자 시나리오에 따라서, 사용성 강화에 집중을 두고 네이버페이를 만들어갈 계획”이라며 “카페 안에서 거래할 때 좀 더 쉽게 물건을 사고팔 수 있게 돕기 위해 송금 기능을 선보인 셈으로, 추가로 기능을 확장하는 건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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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에 뛰어든 게 카카오다. 카카오는 지난해 11월 뱅크월렛 카카오로 송금 서비스를 선보였다. 뱅크월렛 카카오는 사용자가 등록한 카카오 뱅크 가상 계좌에 최대 50만원까지 ‘뱅크머니’를 충전한 다음 카카오톡에 등록한 친구끼리 뱅크머니를 주고받는 식으로 송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는 지난 4월28일 ‘카카오페이 송금’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페이와 달리 뱅크월렛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송금 서비스 모두 ‘뱅크머니’와 ‘카카오머니’라는 전자화폐를 이용해 돈을 주고받는다. 전자화폐를 통해 주고받은 돈을 현금화하려면 ‘내 계좌로 보내기’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카카오 측은 “매번 은행망에 연결하지 않고도 은행 계좌 기반의 송금, 결제 서비스를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카카오머니를 도입했다”라며 “카카오머니라는 디지털 화폐를 통해 지갑이 필요 없는 세상의 주역이 되는 것이 카카오페이의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NHN엔터테인먼트에서 주도하는 페이코도 송금 시장에 뛰어들었다. 페이코는 지난 5월13일 1분기 실적관련 컨퍼런스콜에서 페이코 송금 서비스를 위해 시중 은행과 협의하고 있으며, 지문 인증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페이코 앱 내에 결제 수단을 등록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만약 페이코가 송금 서비스를 선보인다면, 앱 내에서 송금 기능을 구현할 가능성이 크다.

신세계에서 주도하는 모바일 간편결제 SSG머니(쓱머니) 역시 송금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지난 3월, 청호이지캐쉬와 제휴를 맺고 ATM 출금 서비스를 선보인 만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송금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 높다.

쓱머니 측은 “언제라고 정확히 시점을 밝힐 순 없지만, SSG페이 오프라인 전용 단말기 등을 설치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송금, 환전 서비스를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모바일 송금 서비스 ‘토스’ 등장

○○페이 서비스 이전에 국내 원조 송금 서비스로는 토스를 꼽을 수 있다. 토스는 지난해 2월 은행 5곳과 손을 잡고 정식으로 서비스를 선보였다. 클로즈베타 서비스는 이보다 앞선 2014년 12월에 시작했다. 규제 이슈로 잠시 서비스 중단이 있었지만, 금융위원회와 잘 풀리면서 지금과 같은 모바일 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토스를 통한 누적 송금액이 4천억원에 이른다.

지금과 같은 송금 서비스가 가능하게 된 배경엔 토스 공이 크다. 토스는 자동이체 방식을 송금에 접목했는데, 토스 이후 송금 서비스에 뛰어든 업체를 살펴보면 토스와 유사한 서비스 구조를 갖췄다.

토스 서비스

토스 서비스

토스는 받는 사람과 금액, 암호만 입력하면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다. 기부금을 자동이체로 걸어놓으면 매달 통장에서 자동으로 출금되는 것처럼, 최초 1회 계좌 등록 절차를 마치면 그 이후로는 송금할 때마다 보안카드나 공인인증서를 꺼내지 않고도 이체가 완료된다. 토스는 이런 방식의 서비스를 국내에서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했고, 그 결과 은행과 제휴를 맺고 ‘펌뱅킹망’을 쓰면서 답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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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측은 “당시 이 같은 사업 제휴가 국내에는 없던 터라 사업 전개가 쉽지 않았지만, 긴밀한 협의 끝에 금융기관과 윈윈하는 사업 모델을 만들어냈다”라며 “이로써 ‘받는 사람-금액-암호 입력’으로 송금이 완료되는 서비스 구조가 만들어졌다”라고 말했다.

토스는 ○○페이 업체와 달리 다양한 송금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현재 해외 송금 서비스, 환전, 은행 대출 상품 중계 서비스도 고민 중이다. 단순히 돈만 주고받는 서비스가 아니라 금융 플랫폼으로 토스를 키운다는 방침이다.

토스 측은 “현재 다양한 은행과 얘기하고 있다”라며 “환전은 토스에서 환전하고 싶은 금액을 누르면, 해당 은행 지점에서 바로 돈을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