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프레스’의 기업 오토매틱, 원격근무의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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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매틱은 워드프레스 창시자이자 프로그래머 매트 뮬렌웨그가 2006년 설립한 기업이다. 오토매틱은 현재 워드프레스닷컴같은 개인용 블로그 서비스 뿐아니라 엔터프라이즈용 웹 기술인 워드프레스닷컴VIP, e커머스플랫폼, 플러그인 기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토매틱은 IT 기업답계 수평적인 문화와 직원들의 복지에도 많은 투자하고 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특이한 점은 리모트(Remote, 원격근무) 문화가 오토매틱의 핵심 기업 문화라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리모트란 해외 지사에서 일하는 것이 아니다. 출근 시간, 퇴근시간이 자유롭고 원하는 장소에서 일을 하는 문화다.

이런 원격근무는 사실 쉬운 건 아니다. 특히 직원수가 많아질수록 서로 얼굴을 맞대지 않고 일을 하면 업무 효율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오토매틱은 어떻게 리모트 문화를 체계적으로 계속 유지하고 있을까? 얼마 전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디지털 노마드 커뮤니티 행사 참여차 한국을 방문한 오토매틱 직원 2명에게서 오토매틱의 독특한 리모트 문화 이야기를 들어봤다.

리모트 기업의 모범, 오토매틱

현재 오토매틱에는 450명이 넘는 직원이 있으며, 본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은 20여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직원들은 45개 나라에서 퍼져 일하고 있다. 직원들이 같은 지역에 일부 모여 있다 할지라도 따로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는다. 개발자, 기획자, 디자니어, 회계팀 직원 등 직무에 상관없이 각자 카페, 집, 코워킹스페이스 등 원하는 장소에서 일한다. 일하는 시간도 제각각이다. 어떤 사람은 9시부터 6시까지 일하고, 어떤 사람은 새벽에 일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오전에 잠시 일하고 중간에 쉬고 다시 오후에 일하는 사람도 있다. 최소로 일해야 하는 시간은 따로 없고, 휴가에 대한 규정도 없다. 아프면 알아서 쉬면 되고, 재충전 시간으로 휴가를 원한다면 알아서 자신이 원하는 만큼 쉬면 된다. 육아휴직 문화도 잘 정착돼 있어 1년까지는 여성, 남성 구분없이 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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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매틱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지역들(사진 : 오토매틱 홈페이지)

이러한 정책은 오토매틱이 직원들을 철저히 신뢰한다는 가정 아래 돌아간다. ‘직원들이 딴짓을 하지 않을까’,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지’ 의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업무에는 마감일이라는게 없고, 업무 진행과정을 따로 추적하지 않는다. 동료나 팀 리더는 어디까지 업무가 진행됐냐고 일일이 물어보지 않으며, 2시간이든 1주일이 걸리든 담당 직원이 알아서 일처리를 하고 동료에게 그 결과를 알려준다. 결과가 나오면 그것만 평가한다.

블로터 with Udemy

맷 페리 오토매틱 엔지니어는 “우리는 동료들과 목표를 함께 설정하고 그 목표를 위해 함께 일하는 것”이라며 “모든 직원들이 알아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기본적으로 믿는다”라고 설명했다. 함께 목표를 이뤄가고 있기 때문에 어떤 것이 잘못되거나 누군가 방법을 모를 때는 함께 피드백을 주면서 서로 협력한다.

오토매틱은 수평적인 문화를 추구하고 회사 내 비밀을 최소화하고 있다. 그러한 문화의 산물이 ‘P2‘다. 오토매틱 직원들은 내부에서 e메일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e메일은 외부 고객이나 사용자를 위해 마련했다. 대신 P2라는 블로그 도구이자 협업도구로 의사소통한다. 함께 이야기할 내용을 올려놓으면 그 밑에 계속 덧글을 다는 식으로 의견을 남긴다고 한다. 오토매틱에서 2년 넘게 근무하고 있는 맷 페리 엔지니어는 “e메일은 특정인만 정보를 공유를 할 수 있어 사용하지 않는다”라며 “P2를 이용하면서 회계, 법률, 다른 부서 이야기 등을 투명하게 공개되며, 과거에 나누었던 내용이 모두 기록되기 때문에 좋다”라고 설명했다. P2는 오토매틱이 직접 만든 기술이며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다.

P2 소개 영상 바로보기

실시간으로 대화할 경우엔 ‘슬랙’을 이용한다. 보통 1주일에 한 번씩 팀 회의가 있으며 이때는 영상채팅 프로그램 ‘‘을 쓴다. 회의는 짧게 진행되면 대부부 20-40분 정도 소요된다. 프로그래밍을 할 때는 깃허브를 사용해 협업하며, 내부에서 직접 협업 도구를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필요한 기술을 개발해서 사용한다고 한다. 트렐로와 구글독스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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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매틱 직원들이 영상회의를 하는 모습(사진 : 스테프 이우 오토매틱 워드프레스닷컴VIP팀 리드 발표자료)

리모트 근무의 가장 큰 장점은 유연성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화에도 단점은 있다. 예를 들어 모든 직원들의 시차가 다르다 보니 업무에 대한 토론이 24시간 동안 이뤄진다. 맷 페리 오토매틱 엔지니어는 “오히려 일과 삶의 경계가 없어서 계속 일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라며 “스스로 특정 시간이 이후에 디지털 기기를 보지 않고, 알람을 다 꺼두고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한다”라고 설명했다. 오토매틱에 입사한 지 4년 된 스테프 이우 오토매틱 워드프레스닷컴VIP 팀 리드는 “나는 원래 외향적인 사람이라 다른 팀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는데, 원격근무 문화에선 그러한 상황을 만나지 못해 조금 아쉬웠다”라며 “하지만 과거 일반 회사와 비교해보면 나 스스로는 리모트 환경에서 더 일의 효율성을 잘 발휘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리모트 환경에는 투자가 필요하다”

최근 해외에서는 리모트 업무 환경을 도입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몇몇 스타트업들이 리모트 문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따로 사무실 임대비용이 들지 않아 리모트 문화를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오토매틱은 비용 절감을 하기 위해서 리모트를 운영하진 않는다고 한다. 맷 페리 엔지니어는 “체계적인 리모트 문화는 많은 투자가 우선돼야 한다”라며 “채용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들어가며, 오토매틱은 직원들에게 최적의 업무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비용을 제공해준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예로 오토매틱은 직원들이 카페에서 일을 잘 한다면 카페 이용료를 따로 주고, 코워킹스페이스에서 일하고 싶다면 그러한 비용도 함께 제공한다. 집에서 업무 환경을 구축할 때 필요한 비용도 제공한다.

리모트 환경이 잘 구축되기 위해선 인프라 외에 문화적인 요소도 중요하다고 한다. 예를 들어, 사무실 직원도 있고 리모트 환경도 동시에 지원한다면 리모트 환경에 일하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 스테프 이우 워드프레스닷컴VIP 팀 리드는 “사무실에서 일하지 않는다고 마치 2등급 직원처럼 대우하면 안 된다”라며 “팀 행사에는 참여할 수 있게 지원하고 동료끼리 계속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오토매틱은 다른 지역의 동료들을 만나러 가기 위해 여행하는 비용도 회사에서 지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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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 페리 오토매틱 워드프레스닷컴VIP팀 엔지니어(왼쪽)와 스테프 이후 오토매틱 워드프레스닷컴VIP팀 리드.

이러한 원격근무가 혹시 장기적으로 생산성 저하를 가져오진 않을까? 스테프 이우 오토매틱 팀 리드는 “나는 9시에 출근해서 6시까지 하루종일 회사에 있는게 비효율적이라고 본다”라고 밝혔다.

“일단 원격근무로 일하면 출퇴근 이동 시간이 없어지죠. 통근 시간 없이 저는 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어요. 사무실에 하루종일 앉아있다고 생각해봐요. 어떤 시간에는 피로감이 몰려올 수도 있고요. 사실 아직 일할 준비가 안 된 상태도 있죠. 그런 시간이 오히려 낭비하는 시간이고 비효율적인 시간이라고 봐요. 리모트로 일하면서 저는 일을 시작할 준비가 완벽히 됐을때 일을 하고 제 능력을 다 발휘하기 때문에 일에 집중할 수 있죠. 또 다른 한 가지는, 오토매틱은 가족 친화적인 회사예요. 많은 직원들이 아이를 두고 있고 가족을 중시해요. 만약 아이가 아픈데 일단 출근했다고 생각해봐요. 회사에 있을 때 얼마나 걱정되고 집중이 안 되겠어요. 오토매틱에선 항상 그래요. ‘집에 가서 가족부터 먼저 챙겨. 그리고 일이 해결되고 일할 수 있을 때 하면 돼.’ 그렇게 해서 회사에 돌아오면 오히려 일의 생산성이 늘어날 거라고 보는거예요.”

리모트 환경은 작은 회사서만 가능하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의견에 대해 맷 페리 엔지니어는 “오토매틱은 기본적으로 리모트 환경을 추구하고 회사 규모가 커져도 비슷한 문화가 유지되도록 계속 실험하며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세계 훌륭한 인재 데려올 수 있는 장점 지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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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매틱은 단순히 복지 차원에서 리모트 근무환경을 지원하는게 아니다. 훌륭한 인재를 전세계 어디에서든 데려오겠다는 목적으로 리모트 환경을 지향하고 있다. 따라서 오토매틱은 직원을 뽑을 때 업무 능력뿐만 아니라 리모트 환경에 적합한 사람인지도 확인한다. 함께 믿을 수 있는 직원을 찾기 때문에 채용과정도 기존 전통 기업보다 오래 걸린다고 한다. 맷 페리 엔지니어는 “채용 과정에서 많은 것을 확인하기 때문에 최종 합격한 분들이 좋은 인재라는 것에 확신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스테프 이우 오토매틱 워드프레스VIP 팀 리드는 “리모트 환경으로 일하는 사람은 반드시 일을 자기주도적으로 할 줄 아는 능력이 필요하며 시간과 업무를 똑똑하게 관리할 줄 알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오토매틱의 채용 마지막 단계에서는 아예 지원자와 기존 직원들이 2-3주 동안 리모트로 함께 일하는 과정을 겪는다. 초반에 대부분 글로 소통하면서 면접을 보며, 과제를 주며 문제를 해결하라고 제안한다. 특히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지, 협업을 잘할 수 있는지는 주의깊게 확인한다. 따라서 영어 실력은 반드시 어느정도 의사사통을 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오토매틱은 전세계에 좋은 직원들을 찾고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한국인 직원을 구하는 데도 관심이 많다고 한다. 경력이 있느냐 없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기존에 일을 해본 적 없더라도 오토매틱 문화에 잘 어울리고 기본적인 실력이 있다면 입사 지원할 수있다. 프로그래머 같은 경우 오픈소스 문화를 이해하고 워드프레스 플러그인을 조금 만져본 적 있다면 더 유리하다. 현재 열려 있는 직무는 오토매틱 공식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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