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챗, 메시징과 동영상의 화학적 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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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2일 <블로터>는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부상하는 비즈니스 마케팅 채널, 메신저 플랫폼’ 컨퍼런스를 열었다. 국내에서 많이 쓰는 카카오, 네이버부터 위챗, 스냅챗 등 떠오르는 메신저까지 살펴보며 메신저 플랫폼 위에서 이뤄지는 비즈니스와 마케팅 흐름을 모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섯번째 세션의 연사로 나선 디지털사회연구소 소장 강정수 박사가 스냅챗을 주제로 발표한 내용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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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수 박사

“스냅챗의 인기는 대단히 수직상승하고 있습니다. 10대에서만 인기있는 것도 아닙니다. 20~34세 연령대에게 훨씬 인기가 많습니다. 더 이상 스냅챗을 10대만의 플랫폼이라고 제한할 수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다소 생소한 ‘스냅챗‘은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꽤 거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동영상 메신저 서비스다. 카메라로 짧은 동영상을 찍고, 간단하게 편집해서 친구에게 보낼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보낸 동영상이 짧은 시간안에 영구 삭제된다는 ‘휘발성’과 셀피 동영상을 다채롭고 재미있게 꾸밀 수 있는 ‘렌즈’다. 최근 한국에서 조금씩 인기를 얻고 있는 ‘스노우’도 일종의 스냅챗 카피캣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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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제작 독려하는 사용자 경험

스냅챗을 켜면 카메라 화면이 항상 중앙에 등장한다. 오른쪽으로 쓸어넘기면(스와이프) SNS 처럼 친구들의 스토리와 미디어에서 제공한 콘텐츠를 볼 수 있고, 왼쪽으로 스와이프하면 메신저 서비스처럼 활용할 수 있다. 이처럼 스냅챗은 동영상 플랫폼, 소셜 미디어, 메신저라는 성격을 적절히 배합한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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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챗 시작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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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챗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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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챗 채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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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챗 스토리

펀팩터가 있는 스냅챗

스냅챗은 페이스북과의 차별점들을 명확하게 가져가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지의 10대 후반 청소년들이 파티 사진을 올릴 때 가장 괴로운 경우는 부모가 페이스북 친구일때다. 스냅챗은 이런 부분에 대한 걱정을 지운다. 어차피 금방 지워지기 때문에 노출이 좀 있거나 과하게 망가지는 콘텐츠도 만들 수 있고, 공유할 수 있다. 음주 페이스북은 후회할 일을 낳지만, 음주 스냅은 그럴 일이 적다. 스냅챗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는 다른 문법이 작동하고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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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콘텐츠도 공유할 수 있다. 사진 = 강정수 박사 발표자료

스냅챗의 가장 중요한 펀팩터(재미 요소)는 렌즈다. 스냅챗은 GPS정보를 바탕으로 지역마다 렌즈가 바뀐다. 도시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한다. 스냅챗을 자주 활용하는 사람들은 해당 지역에서만 찍을 수 있는 렌즈를 활용해 셀피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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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토’를 할 수 있는 렌즈

공유의 재미도 스냅챗의 펀펙터 중 하나다. 특정 미디어에서 만든 스냅챗 콘텐츠를 봤을 때 화면을 길게 누르면 나의 코멘트를 덧붙여서 새롭게 공유할 수 있다. 강정수 박사는 “모바일 크리에이션을 굉장히 쉽게 만들어, 사용자와의 관여도를 높일 수 있다”라며 “스냅챗에서 동영상 생산과 소비가 폭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스냅챗이 새롭게 떠오르는 모바일 비디오 플랫폼인 이유다. 이처럼 스냅챗은 세로 기준으로 촬영하고 편집한 동영상 콘텐츠가 주류가 되는 플랫폼이다. 강정수 박사는 “뤼미에르 형제가 필름으로 첫 영상을 만들고 나서 버티컬 포맷이 유명해진 것은 스냅챗이 처음”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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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챗 디스커버

렌즈와 디스커버를 활용한 수익화

스냅챗의 주 수익원 중 하나는 ‘렌즈형 광고’다. 광고주가 무료 렌즈를 사용자에게 제공함으로써 노출 효과를 노리는 상품이다. 광고 수익도 있다. 광고 수익은 ‘디스커버’에서 나온다. 디스커버는 스냅챗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바이스>,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의 미디어를 모아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버티컬 포맷의 동영상 광고들이 들어온다. 스냅챗의 매출은 2014년까지는 미미한 수준이었지만, 2015년을 기점으로 부쩍 성장하고 있다.

압도적인 동영상 소비의 증가

“데이터망과 요금제, 디바이스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이용자들이 동영상으로 큐레이션하고 커뮤니케이션 하는 데 대단히 많은 참여를 하고 있다. 과거의 <버즈피드>가 이미지와 텍스트 콘텐츠 위주였다면, 지금의 <버즈피드>는 동영상 미디어 플랫폼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의 인스타그램은 이미지 플랫폼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원하는 동영상의 길이가 60초로 길어지면서 이미지 중심에서 영상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플랫폼에서 동영상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밀고있는 현상을 관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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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부터 MCN이 발전했던 미국과 유럽에서 형성된 유튜브 중심 커뮤니티는 구글의 구글플러스 강제 정책과 맞물려 많이 사그라들었다. 지금의 유튜브는 우선적으로 창작물을 올리는 공간이 아니라 ‘세컨드 윈도우’가 됐다는 게 강정수 박사의 설명이다. 또한 강정수 박사는 “데일리모션이나 판도라TV 같은 과거의 PC 플랫폼 시절과 다르게, 현재는 모바일 시대에 맞는 모바일 UCC가 만들어지고 있다”라며 “영상의 문법이 바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더 이상 유튜브를 기점으로 바이럴이 일어나는 경우가 드물어지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스냅챗은 바이럴이 일어날 수 있는 기점 플랫폼의 역할을 한다.

메신저 서비스와 동영상 플랫폼의 융합

스냅챗은 동영상 콘텐츠 소비도 가능하지만, 생산도 가능하다. 내부 플랫폼에서 소비와 생산이 함께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강정수 박사는 “버티컬 비디오 플랫폼이 인기를 구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2가지 장점을 하나로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런 맥락에서 페이스북 라이브가 겨냥하는 대상 역시 스냅챗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스냅챗에 쏠리고 있는 동영상 제작 욕구를 페이스북으로 끌어오고자 하는 계산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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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강정수 박사 발표자료

스냅챗이 상징하듯이 모바일 시대에서 가장 큰 특징은 메신저 서비스와 동영상 플랫폼의 융합이다. 메신저와 결합된 동영상 서비스는 다소 고착된 형세의 메신저 서비스를 흔들 수도 있다. 현재 국내 메신저 시장에서는 카카오가 압도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동영상 서비스에 대해서는 다소 소홀한 감이 있다. 강정수 박사는 “카카오톡이 워낙 강하기는 하지만, 카카오톡에서 즐길 수 없는 동영상이라는 펀펙터를 가지고 경쟁한다면 유의미한 경쟁 상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