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유료화] 왓챠플레이, “귀찮은 무료 대신 편리한 유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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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는 여전히 미끼 상품이다. 그 자체로 돈이 되지 않는다. 사람을 끌어모을 수는 있지만, 끌어모은 사람에게 그 콘텐츠를 팔 수는 없다. 유료인 콘텐츠는 불법으로 강제 ‘무료화’ 당하기도 한다. 유료화를 시도하려면 기존 사용자들의 거센 반발을 받는다.

힘들게 만든 콘텐츠는 어떡하면 제값을 받을 수 있을까? 콘텐츠 유료화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고 있는 업체를 만나 콘텐츠 유료화의 힌트를 찾아보고자 한다. 7번째 업체는 개인화 영화 추천 서비스 ‘왓챠’를 만든 프로그램스다. 프로그램스는 지난 1월 월정액 무제한 VOD 스트리밍 서비스 ‘왓챠플레이’를 내놨고, 최근 ‘왓챠플레이’ 앱도 출시했다. 신사동 프로그램스 사무실에서 박태훈 프로그램스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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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훈 프로그램스 대표(사진=프로그램스)

“왓챠플레이는 아주 저렴한 가격, 커피 한 잔 가격으로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를 무제한으로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현재 모바일, 태블릿, PC에서 이용할 수 있고, 이후에 크롬캐스트와 스마트TV 앱도 지원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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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로그램스

“한국에서는 넷플릭스보다 정확하다”

왓챠플레이에는 “왓챠의 무섭도록 정확한 추천엔진이 그대로 이식”됐다. 약 2.6억개의 사용자 별점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개인화 추천 서비스가 적용된다. 사용자가 좋아했던 배우·장르 등의 요소들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좋아할 것 같은 영화를 추천해준다. 왓챠플레이 가입 시 영화, 드라마 상관없이 10편을 평가하면 그 데이터를 토대로 추천하고, 왓챠 계정이 있다면 기존 데이터와 연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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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앱 개편 시 이런 반응이 있었을 정도로 추천 서비스의 기능이 탁월하다. (사진=프로그램스)

“영화 추천을 잘 해주고 싶어서 이런저런 노력을 하다 보니까 됐습니다. 데이터를 모으고 싶어서 모은 건 아니고요. 추천을 잘 하려면 평가 데이터가 많이 있어야 하니, 평가를 많이 할 수 있도록 안내했고요. 추천이 정확해지니까, 입소문으로 많이 성장했죠.”

‘무섭도록 정확한 추천엔진’의 바탕에는 머신러닝이 있다. 프로그램스는 전체 인원이 30여명 정도인 스타트업이지만, 절반이 개발직군이다. 머신러닝에 대한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추천 기술의 질을 높이는 데만 집중하는 연구개발팀도 따로 두고 있다. 박태훈 대표는 “저희 연구개발팀은 한국 최고 수준의 머신러닝 전문가 집단이라고 자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왓챠와 왓챠플레이는 기본적으로는 따로 운영되는 서비스이긴 하지만, 왓챠가 핵심서비스인 만큼 왓챠와의 연동 방안도 중요하다. 조만간 영화 개별 페이지 버튼에 플레이 버튼을 두고 바로 왓챠플레이로 넘어갈 수 있도록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마케팅팀에서도 페이스북 등의 창구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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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로그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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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로그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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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로그램스

콘텐츠는 6천여편

왓챠플레이는 극장에서 막 개봉한 최신작을 보는 공간은 아니다. 극장 유통기한이 지난 콘텐츠가 왓챠플레이의 중심 콘텐츠다. 프로그램스 설명에 따르면 대략 극장 개봉 이후 3개월에서 1년 정도 지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양은 방대하다. 영화 4500편, 드라마 1500편 등 총 6천여편이다. 해외 영화, 미국드라마뿐만 아니라 CJ E&M,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등을 포함한 국내 콘텐츠도 제공한다. 아직은 사용자들로부터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이 있지만, 점차 더 많아질 예정이다. 박태훈 대표는 “계약 작품이 아직 다 안 올라온 부분도 있고, 검수해서 올려야 해서 시간이 조금 걸린다”라고 말했다. 검수는 영상 인코딩, 자막 싱크 등을 사용자가 콘텐츠를 소비할 때 차질이 없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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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챠플레이가 내세우는 장점(사진=프로그램스)

넷플릭스·IPTV·토렌트·웹하드와 경쟁

왓챠플레이의 예상 경쟁 서비스, 혹은 극복해야 할 서비스는 넷플릭스, IPTV, 토렌트, 웹하드 등이다. 각 서비스에 대한 박태훈 대표의 의견은 다음과 같다. 박태훈 대표는 넷플릭스를 경쟁 서비스로 꼽았다.

넷플릭스

“왓챠플레이의 경쟁 서비스는 같은 월정액 VOD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입니다. 사용자 경험에서 가장 비슷한 서비스니까요. 우리가 강점으로 내세우는 게 무한 스트리밍, 사용자의 편한 콘텐츠 소비경험, 개인 맞춤화 등도 비슷하고. 거기에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도 있으니까요. ”

IPTV

“IPTV는 기본적으로 최신작 위주의 소비가 이뤄지는 채널입니다. 대부분의 매출도 90% 이상이 3개월 이내 콘텐츠에서 나온다고 하고요. 저희 서비스는 완전 최신작까진 없으니, IPTV와 저희는 보완하는 관계이지 경쟁하는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토렌트-웹하드

“시간이 좀 걸릴지는 몰라도 사람들의 콘텐츠 소비는 유료 구매로 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유료 콘텐츠의 가장 큰 무기는 편하다는 겁니다. 무료로 콘텐츠를 소비하려면 어렵게 검색해야 하고, 다운받고, 다운받는 데 시간 걸리고, 자막도 맞춰서 받아야 하거든요. 일련의 과정이 되게 귀찮은 거죠. 근데 저희 왓챠플레이 같은 경우는 딱 한 번만, 그것도 무척 쉽게 결제해 두면 콘텐츠 소비가 무척 편리합니다. 게임도 그래요. 예전에는 게임 정품으로 구매하는 것 드물었는데, 앱스토어 나오고 결제 편해지니 유료게임도 잘 사잖아요. 요즘 음원도 그렇고요. 비슷하게 갈 수 있다고 봅니다.”

액티브X의 한국? 그래도 쉬운 방법은 있다!

왓챠플레이의 결제는 무척 쉽다. 박태훈 대표는 왓챠플레이 출시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15초 만에 결제를 완료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액티브X는 물론 그 어떤 별도 프로그램의 설치도 필요 없기 때문에 맥에서도 불편함 없이 결제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온라인 결제 환경은 최악이라고 꼽히지만, 프로그램스는 최대한 불편함없이 결제할 방법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박태훈 대표는 “최대한 편리한 결제가 가능한 온라인 결제대행사(PG)를 찾았고, 계약 시에도 프로그램스의 신뢰도를 강조해서 결제 단계를 좀 더 간소하게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결제를 간단하게 만들어도 보안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많이 어필했다. 오히려 박태훈 대표는 “요즘 스타트업은 다들 결제 편하게 만들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서비스 제공자가 결제를 쉽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면 충분히 실현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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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로그램스

월 결제 요금은 4900원이다. 커피 한 잔 가격이다. ‘커피 한 잔’이라는 상징적인 의미 외에도 영화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집단이 여유가 없는 20대 초·중반임을 고려해 비교적 저렴하게 책정했다.

“물론 저희도 밑지고 파는 건 안 되니까, 비즈니스 면에서도 의미는 있어야 하죠. 다만 저희가 스타트업이고, ‘많이 남겨서 떵떵거리고 살아야지’보단 좀 더 고객에게 혜택이 가는 방향을 생각하고 싶습니다. 많은 분이 써 주시는 게 중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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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스 사무실(사진=프로그램스)

영화는 그 어떤 영상 콘텐츠보다 질기다

최근 1인 미디어부터 소규모 제작사가 참여하는 웹드라마까지 동영상 포맷이 다양해지고 있다. 똑같은 스마트폰에서 영상으로 소비하는 콘텐츠라면, 새롭게 떠오르는 분야의 성장이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박태훈 대표는 “겨냥하는 시장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클립형 콘텐츠가 잠식하는 시장은 예전에 생방송으로 TV를 시청하던 습관에 바탕하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박태훈 대표는 영화가 무척 ‘질긴’ 영상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영화는 예전 무성영화 시절부터 흑백, 컬러, 3D, 아이맥스 등 끈질기게 진화하면서 살아남아 왔습니다. 짧은 클립형 콘텐츠의 수명이 긴 경우는 거의 없죠. 트렌드 따라 만들었다가 사라지곤 합니다. 영화는 몇십 년이 지나도 재밌는 게 많잖아요. 모든 영상 콘텐츠 중에서 수명이 가장 긴 건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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