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위뱅크’의 생존 비결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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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위챗과 QQ(큐큐) 등 소셜 서비스로 잘 알려진 텐센트가 금융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위뱅크’란 이름으로 인터넷 전문은행을 세우고 여수신 업무와 대출 등 은행 서비스에 나섰다.

텐센트가 위뱅크를 운영한 지 1년이 넘었다. 그동안 위뱅크는 중국 최고의 인터넷 전문은행으로 자리잡았다. 위챗으로 사로잡은 사용자 6억명, 큐큐 서비스로 확보한 사용자 약 9억명을 바탕으로 수익화를 이뤄냈다. 은행업무 외에도 유사은행업, 보험업, 증권 거래 쪽에도 뛰어들었다.

위뱅크가 중국에서 자리 잡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6월22일 한국IDG가 주최하는 ‘제6회 파이낸스 테크 월드 2016’ 컨퍼런스를 찾은 자레드 슈 위뱅크 전략&개발 부문장은 위뱅크가 중국에서 생존한 비결로 연결 플랫폼 역할, SNS를 활용한 신용 관리 프로세스, 대출 펀딩 운영 방식 등을 꼽았다.

자레드 슈 위뱅크 전략&개발 부문장

자레드 슈 위뱅크 전략&개발 부문장

연결 플랫폼

자레드 부문장 설명에 따르면 위뱅크는 혼자서 은행 서비스를 꾸려가기보다는 다양한 중소은행과 협력하는 관계를 만들어 나가면서 성장했다. 중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모든 은행이 국영 은행이다. 은행 서비스를 하려면 정부로부터 은행 산업권을 따야 한다. 최근 들어 중국 정부는 국영은행을 민영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 과정에서 텐센트를 비롯해 알리바바, 샤오미가 은행 산업권을 취득해서 금융 서비스 시장에 진출했다.

“중국 전체 은행은 1천개도 안됩니다. 미국은 수천개 은행이 있지요. 그만큼 중국 은행 산업은 아직 발전이 덜 돼 있습니다. 이에 비해 인터넷 부분은 상대적으로 발전 속도가 빠르지요. 전자상거래나 유통에서 인터넷이 차지하는 비중의 거의 10%에 이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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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뱅크는 본격적으로 은행 서비스에 뛰어들기 전 중국 은행 동향을 먼저 조사했다. 지점이 많지 않은 중소규모 금융기관이 도심 외곽 지역에서 자그맣게 영업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 소규모 금융기관은 은행 산업권도 취득했고, 금융 서비스 역량도 있지만, 사용자와 데이터가 부족했다.

“위뱅크는 이런 은행과 함께 일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린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지점이 없습니다. 온전히 인터넷상에서 금융 서비스를 진행하지요. 소규모 금융기관과 손을 잡으면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을 자연스레 오프라인으로도 확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연결자 역할을 해야겠다고 판단했지요.”

소규모 금융기관도 위뱅크의 이런 태도를 반겼다. 위뱅크는 위챗을 농촌 지역에 위치한 은행이나 소도시 은행과 연결했다. 위챗을 통해 은행은 소규모 대출, 현금대출 등 개인을 위한 소액 신용 대출 서비스에 나섰다. 위뱅크는 사용자와 인터넷 플랫폼을, 은행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셈이다.

대출 펀딩

블로터아카데미

위뱅크는 연결 플랫폼 역할을 통해 수익을 올린다. 은행이지만 혼자서 대출 업무를 진행하지 않는다. 여러 은행과 파트너 제휴를 맺고 업무를 진행한다. 위뱅크를 통해 대출이 진행될 때마다 위뱅크와 함께 다른 은행도 함께 자금을 투자한다. 자레드 부문장은 약간 기업 금융 비슷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모든 대출자가 1만 위안을 대출받는다면, 위뱅크는 여기서 20%만 담당합니다. 나머지 80%는 다른 은행과 함께합니다.”

2천 위안은 위뱅크에서 대출이 이뤄지지만, 나머지 8천 위안은 다른 금융과 협력해 펀딩 자금을 모아 진행하는 식이다. 은행과 경쟁하는 게 아니라, 은행과 협력하기 위해 이런 방식을 떠올렸다고 자레드 부문장은 설명했다.

SNS 활용한 신용 평가

“미국 회사들이 학점이나 대학이름, 직업 등을 바탕으로 신용평가를 하는데, 우리도 이런쪽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위험 관리를 위해 SNS를 통해서 악의적 사용자를 걸러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자레드 부문장은 위험 관리를 위한 신용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환경에서 모든 금융 서비스가 이뤄지는 데, 허점을 노린 악의적 사용자가 쏟아져 돈을 빌리기만 하고 갚지 않는 사용자가 늘어나는 걸 막기 위해서다.

위뱅크는 우선 지급 능력과 지급 의지를 평가하는 데 SNS를 활용했다. 예를 들어 소셜 그래프를 만들어서, 해당 대출자가 얼마나 신용도가 있는지, 디지털 발자국은 어느 정도 존재하는지, 이번 대출을 위해서 허위로 정보를 만들어 낸 사용자가 아닌지 등을 살폈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악의적 사용자를 걸러내고, 걸러낸 사용자 정보는 리스트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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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소셜상에 등장한 정보를 보는 게 아니라, 소셜 상에서 다른 사람과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는지를 지켜봅니다. 우리가 만든 소셜 그래프를 활용하면, 대상자가 누구와 친구를 맺고 있는지 그 친구와 얼마나 자주 대화를 주고받는지 등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과 관계가 오래가고 친밀한 사람인지를 살펴봅니다. 진짜 대출자인지 아닌지를 가리는 식이지요. 이렇게 진짜 대출 사용자라고 결론이 나면 보통 금융 기관이 활용하는 신용정보를 통해 지급 능력과 지급 의지를 측정합니다.”

위뱅크가 진짜 대출 신청자와 가짜 대출 신청자를 찾는 방법은 간단하다. 소셜 상에서 이뤄지는 디지털 발자국을 추적하는 식이다. 진짜 대출 신청자는 5~10년에 걸쳐 여러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면서 꾸준히 정보를 주고받는다. 가짜 대출 신청자가 이런 정보를 하루아침에 만들기엔 어렵다는 점을 노렸다.

지급 의지를 평가하는 방법은 다소 특이하다. 중국 특유의 명절 문화를 이용했다. 중국은 설날 때 세뱃돈, 빨간 봉투를 주고받는다. 위뱅크는 빨간 봉투를 얼마나 주고받는지를 토대로 지급 의지를 평가한다.

“지불 능력은 평가하기 쉽지만, 지불 의지는 다소 평가하기 어렵지요. 우린 빨간 봉투를 얼마나 주고 또 얼마나 받는지를 보고 그 사람의 지불 의지를 평가합니다. 특정 사용자가 빨간 봉투를 훨씬 많이 줬다고 나오면, 그 사람은 여유가 있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준 것보다 받은 게 많다고 하면 직원이라고 가정하지요. 이건 대표로 예를 든 것이고 실제로는 좀 더 정교하게 살펴봅니다.”

위뱅크가 모든 금융 서비스에서 SNS를 활용하는 건 아니다. 아직은 시험 단계로 운영하고 있다. 자레드 부문장은 “물론 아직은 우리 시스템을 완성한 것도 아니고 만병통치약을 만든 것도 아니다”라며 “파일럿 단계이고 테스트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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