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이통사, 미묘한 긴장감 감돈다

가 +
가 -

모바일 산업에서 구글의 성장세가 지속되자 구글과 글로벌 이동통신사들 사이에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가디언 등 주요 외신은 16, 17일(현지시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0 기조연설에서 있었던 구글과 보다폰 CEO의 설전을 잇달아 보도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통신사인 보다폰 그룹의 비토리오 콜라오 CEO가 먼저 칼을 빼들었다. 그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있었던 기조연설에서 모바일 업계가 검색과 광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을 견제해야 한다고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콜라오 CEO는 “콘텐츠 보유업체가 모바일 채널을 통해 콘텐츠를 유통하고자 할 때, 광고를 포함한 거래를 제안할 수 있다. 우리는 왜 이와 같은 거래를 할 수 없는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규제기관들이 80%의 온라인 광고가 하나의 채널을 통해 유통된다는 사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구글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콜라오 CEO의 이와 같은 발언은, 구글이 모바일 광고 시장을 장악해서 큰 수익을 내고 있는 반면, 통신망을 제공하는 이동통신 사업자들은 이에 대한 이득을 챙기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속내에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OS를 무료로 배포하고, 넥서스원을 웹사이트를 통해 사용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등 이동통신사들이 장악하고 있던 모바일 산업의 주도권을 흔들어대는 것에 대한 불만도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Eric_E_Schmidt,_2005_(looking_left)같은 날 오후 같은 행사장에서 에릭 슈미트 구글 CEO(왼쪽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의 기조연설이 계획돼 있었다. 그는 즉각 이와 같은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나섰다.

슈미트 CEO는 “여러분께 장담하건데, 여러분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익을 돌려받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모바일 산업계가 구글과 함께 일하면서 수익을 나누고 모바일 트래픽을 관리하는 방법 등을 함께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종일관 구글과 모바일 업계의 가치 사슬을 언급하며, 구글과 이동통신 사업자의 파트너십을 강조하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슈미트 CEO의 수습 노력에도 불구하고 구글과 모바일 산업계의 긴장감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스포티아 캐피털의 Gus Papageorgiou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구글이 (모바일 산업에서) 많은 친구를 못 만들고 있다”며, “모바일 업계는 기회가 생길 때마다 구글에 저항하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같은 우려는 이미 조금씩 현실로 들어나고 있다. HTC가 MWC 2010에서 발표한 새 안드로이드 폰 ‘HTC Desire’는 HTC가 구글과 함께 제작했던 ‘넥서스원’과 상당히 흡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HTC는 ‘넥서스원’과 유사한 모델을 구글의 간섭없이 다양한 통신사들을 통해 판매할 심산으로 보인다.

최근 버라이즌 와이어리스가 3G망에서 스카이프 통화를 허용하기로 합의한 것도 구글과 연관지어 볼 수 있다. 3G망에서도 스카이프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무료 혹은 저렴한 가격으로 인터넷 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구글이 최근 선보인 ‘구글 보이스’ 서비스의 가장 큰 라이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에릭 슈미트 CEO는 이와 같은 지적에 대해 기조연설 이후에 있었던 기자간담회에서 “큰 기업들 사이에는 언제나 큰 규모의 파트너쉽과 경쟁이 공존한다”며 대수롭지 않게 받아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슈미트 CEO가 “만약 당신이 버라이즌 휴대폰으로 스카이프를 사용한다면 구글의 광고를 클릭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네티즌의견(총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