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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에게 묻고싶은 질문, “DRM-free말인데…?”
by 기쁘미 | 2008. 0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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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의 파괴력이 너무 컸던 탓일까? 스티브 잡스의 맥월드2008 기조연설이 던진 ‘임팩트’가 지난해보다 덜하다는 얘기가 들린다.

개인적으로도 잡스의 이번 기조연설은 아이폰 한방으로 주요 언론과 블로고스피어를 뒤흔든 지난해보다는 흥행성에 있어 중량감이 조금 떨어졌지 않았나 싶다. ‘맥북에어’와 온라인 영화 대여 서비스로는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애플발 초대형 뉴스에 익숙해진 구경꾼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키기에는 왠지 부족한감이 있어 보였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잡스가 이번 맥월드서는 맥북에어와 영화 대여 서비스를 말할 것이란 얘기가 돌아다녔을때 어느정도 예상했던 일이니 지금와서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 천하의 잡스라고 해도 매번 섹시한 콘텐츠를 쏟아내라고 하는 것은 너무나 가혹한 요구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그것은 잡스에 대한 불만이라기보다는 그로부터 듣고 싶은 얘기가 있었는데, 이번에 언급이 되지 않은 듯 하여 생긴 갈증이다. 바로 DRM-free 얘기다.

지난해초 스티브 잡스는 공개서한을 통해 DRM을 없앤다면 새로운 업체들이 음악 판매 사업에 뛰어들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며 음반 업체들에게 DRM을 포기할 것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DRM을 없애면 디지털 음악 판매 사업을 하고 싶어도 DRM 기술을 만들고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비용 때문에 쉽게 할 수 없는 장애물이 사라질 뿐더러 상호 호환성까지 확보,음악 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란게 잡스의 주장이었다.

당시 나는 잡스가 공개서한에서 주장한 ‘DRM 폐지론’이 실현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쪽이었다. “음반 업체들이 누군데, DRM을 포기할 것인가?”하며 잡스의 주장은 그저 애플의 폐쇄적인 DRM 기술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물타기 전술’로 해석했더랬다.

나의 이런 생각은 결과적으로 틀린 것으로 판명됐다. DRM폐지론에 꿈쩍도 하지 않을 것 같던 세계 음반 업계 ‘빅4′가  잡스의 주장이 나온지 1년도 안돼 모두 DRM-free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이쯤되면 잡스는 이번 맥월드에서 DRM-free 시대의 개막에 대해 한마디쯤 해도 괜찮지 않았을까? 구경꾼 입장에서 군불을 지핀 당사자에게 한말씀 듣고싶어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

“당신이 말한대로 됐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번 맥월드와는 거리가 있어보이지만 그래도 한마디 해달라”

그러나 나의 이런 막연한 기대감은 채워지지 않으려는 모양이다. 잡스로서도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왜? 지금의 판세는 DRM-free 시대의 최대 수혜주로 아마존이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도 애플’의 기치를 내걸고 지난해  온라인 음악 서비스 시장에 뛰어든 아마존은 현재 EMI, 워너뮤직, 유니버설 뮤직, 소니 BMG 등 음반업계 ‘빅4′로부터 DRM-Free 음악을 공급받고있거나 그럴 예정에 있다.

특히 최근 DRM-Free를 선언한 워너뮤직과 소니 BMG는 애플이 아닌 아마존을 먼저 노크했다. 온라인 음악의 대명사는 애플 아이튠스인데도 이들은 DRM-free의 출발점으로 애플 대신 아마존을 선택한 것이다.

돌아가는 분위기만 놓고보면 음반 업체들은 지금, 애플보다는 아마존에 상대적으로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DTwins님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iTunes의 대항마로 Amazon을 키우겠다는 아이디어는 음반사들이 현재의 디지털 음악시장을 기존 유료구매자와 잠재적 유료 사용자(불법사용자 및 디지털 음악을 아직까지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사용자 포함)로 나누어서 각각 공략하겠다는 의도로 보이는데요. 이미 디지털 음악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iTunes에 목매다는 것보다 iTunes의 대항마로 Amazon을 키우는 것이 전체 시장을 키울 수 있는 나름 최선의 방법이라 판단한 듯 합니다.”

공감가는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좀더 침소봉대하고 싶은데, 음반 업체들은 아이튠스를 앞세워 온라인 음악 유통 시장을 틀어쥔 애플의 영향력을 분산시키고 싶어 하는 것 같다. ‘애플 독주’보다는 ‘애플-아마존 양자 구도’로 온라인 음악 시장이 재편되는게, 음반 업체들이 협상테이블에서 우위를 점하는데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과거를 돌아보면 음반 업체들에게 애플은 그리 만만한 온라인 음악 서비스 업체가 아니였다. 만만하기는 커녕 스티브 잡스에 의해 공개적으로 비판의 도마위에 올라야 했던 경우도 있다.다.

2005년 9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애플 엑스포 개막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의 일이다.
잡스는 “일부 음반 업체들이 ‘아이튠스’를 통한 음악 다운로드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탐욕스러운 요구일 뿐이다”면서 음반 업체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를 감안하면, 음반 업체들이 애플을 위협할만한 서비스 능력을 갖춘 아마존에 힘을 실어줘, 온라인 음악 시장에서 애플의 ‘대항마’로 만들고 싶어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애플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시추에이션’이 아닐 수 없다.

언제부터인가 DRM-free와 관련한 잡스의 발언을 구경하기 힘든 것은 이같은 상황으로 인해 그의 심기가 좀 불편해져서가 아닐까?

그래서 이번 맥월드에서 잡스에게 듣고 싶었다. 솔직히 말하면 묻고 싶었다. DRM-free 시대의 개막이 디지털 음악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DRM-free시대에도, 애플이 지금과 같은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가? 그렇다면 근거는 무엇인가?

[관련글1] EMI의 반란, DRM제국 흔들리는가?
[관련글2] 스티브 잡스 “아이폰, 400만대 판매됐다”
[관련글3] DRM-free시대, 디지털 음악 시장 어떻게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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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Responses to "잡스에게 묻고싶은 질문, “DRM-free말인데…?”"

부족한 제 글을 인용해주셔서 감사드리구요…DRM Free관련 업계 동향을 깔끔하게 정리해주신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트랙백도 남겼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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