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이집트 여신을 테러리스트로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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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콘텐츠 규정 집행으로 테러리즘에 대응하고 있는 페이스북이 애꿎은 여성을 테러 관련 인물로 오인해 차단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7월1일 영국 ‘더선’ 보도에 따르면 브리스톨에 사는 영국 여성 이시스 토마스(Isis Thomas)는 페이스북 본인 계정에 일주일째 접속하지 못하고 있다. 그의 이름 ‘이시스’가 테러 단체 ISIS(Islamic State)와 철자가 같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곧바로 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Isis는 사용이 금지됐습니다. 당신의 신원을 증명할 자료를 제출하세요.’ 이번 일은 그에게 벌써 2번째다. 지난 3월 브뤼셀에서 테러가 일어난 직후에도 그의 계정은 차단당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시스 토마스는 자신과 같은 피해사례를 알아보던 중, 그녀와 같은 ‘이시스’란 이름을 가진 여성이 트위터를 통해 페이스북의 과도한 검열을 비판하는 글을 발견했다. 이 여성 역시 페이스북에서 계정이 차단돼 세 번이나 신원을 증명하는 서류를 보낸 뒤에야 원상복구됐다.

페이스북이 이처럼 지나치게 여겨질 정도로 콘텐츠 제제를 하게 된 건 전 세계적으로 테러가 일어나는 횟수와 빈도가 잦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2개월 동안만 봐도 그렇다.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IS 추종자에 의한 총기난사로 희생자와 유족들의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방글라데시 다카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IS에 의해 시민들이 대거 희생되는 등 지구촌 곳곳에서 테러가 자행되고 있다.

페이스북은 커뮤니티 기본 규정을 강화했다. 테러 공격이 일어나고, 누군가 그 뉴스를 공유하며 테러리스트를 옹호하거나 희생자를 조롱한다면 페이스북에서 즉각 계정이 차단당할 것이다.

모니카 비커트는 미국 연방검사 출신으로, 현재 페이스북에서 글로벌 페이스북 콘텐츠 정책을 담당하며 테러와 연관된 게시물과 계정을 제거하는 팀을 이끌고 있다. 그는 미국 야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테러를 지지하는 계정을 인지하면 우리는 그 계정을 즉시 제거할 것이다”라며 “하지만 우리는 모두 잡았다고 확신하고 싶으므로 용의자가 좋아하는 페이지나 속한 그룹 등 연관 계정도 감시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페이스북 역시 안보와 정보인권 사이에서 고민중이다. 테러와의 전쟁도 중요하지만,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콘텐츠를 검열한다는 인식이 굳어지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이름 ‘이시스’는 고대 이집트 여신 이름이기도 하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로부터 독특하고 예쁘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그러나 페이스북에서 인자한 어머니를 상징하는 여신 이름은 테러 집단과 철자가 같다는 이유로 차단당했다. 페이스북코리아 쪽은 “실제로 ISIS가 페이스북을 통해 단원을 모집한 전례가 있기에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ISIS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 예민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테러가 전지구적으로 종식되고 ISIS가 소멸하지 않는 이상, 같은 일은 반복될 것이다. 페이스북코리아 박상현 총괄은 “현재로서 가능한 대안은 애칭을 퍼스트 네임으로 쓰고 본명 Isis를 병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