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스마트폰 제조사, 증강현실 외면?…지자기 센서 미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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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증강현실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산 휴대폰 제조업체사들이 국내에 출시한 스마트폰에는 디지털 지구자기센서를 탑재하지 않아 위치 기반(LBS)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하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디지털 지구자기센서는 휴대폰에서 방위를 감지하는데 사용하는 센서로, 주로 디지털 나침반 기능을 구현하는데 사용된다. 최근 들어 디지털 지구자기센서의 탑재 여부가 중요해진 이유는 디지털 자기센서가 센서인식 기반의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지구자기센서는 GPS 등과 함께 결합돼 위치기반 서비스들을 구현하는 핵심 부품이다.

최근에 선보이고 있는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번째 유형은 영상인식 기반 증강현실로, 카메라에 포착된 사물이나 표식, 바코드 등을 인식해서 그 위에 다양한 증강현실 정보를 서비스하는 기술이다. 대표적인 영상인식 기반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으로는 아이폰용 바코드 인식 애플리케이션 쿠루쿠루나 2월 말 출시될 iKat 등이 있다.

iKat 영상인식 기반 증강현실,  iKat

두번째는 센서인식 기반 증강현실로, GPS, 가속도센서, 디지털 자기센서의 정보를 조합해 카메라 화면 등 증강현실 환경에서 위치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해외에서 큰 인기를 모은 LayAR이나 국내에 선보인 iNeedCoffee, Odiyar, 지하철AR 등의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이 대표적이다.

odiyar_compass 아이폰 디지털 나침반(왼쪽)과 지하철 출구를 찾아주는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 Odiyar(오른쪽)

디지털 자기센서는 센서인식 기반 증강현실을 구현할 때 카메라가 정확히 어느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를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디지털 자기센서가 탑재되지 않은 스마트폰에서는 센서인식 기반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설령 개발한다 하더라도 방향 감지의 정확도가 매우 떨어진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한 개발자는 “자기센서가 빠진 경우에도 GPS를 활용해 방위를 포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긴 하다. 그러나 이 경우 사용자가 수 미터 이상 이동한 후 이동 경로를 GPS로 포착해 방위를 계산해내야 하기 때문에, 이 방법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국산 제조업체가 국내에 출시한 스마트폰 가운데 디지털 자기센서를 탑재한 제품은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LG전자의 경우, 2009년에 출시한 200 시리즈는 물론, 최근에 선보인 210 시리즈에도 자기센서를 탑재하지 않았다. 이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어온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SK텔레콤용 옴니아2, KT용 쇼옴니아, 통합LG텔레콤용 오즈옴니아를 선보이면서 애플 아이폰과 경쟁하고 있지만 이곳에도 관련 센서가 탑재돼 있지 않다. 특히 옴니아2의 경우 해외에 출시된 모델은 디지털 자기센서를 탑재하고 있다. 대표적인 스펙다운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국내에 출시된 옴니아2 시리즈의 경우 해외에 출시된 모델과 비교해 DMB 등 다른 여러 가지 기능이 추가되면서 자기센서가 빠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만간 출시 예정인 안드로이드폰(SHW-M100S)에는 자기센서가 탑재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삼성전자 스스로 윈도우 폰 기반에서는 위치기반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의 활성화에 걸림돌을 제공하고 있는 것.

국산 스마트폰 제조사들과는 다르게 국내에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과 모토로라의 모토로이에는 디지털 자기센서를 탑재했다.  유일하게 디지털 자기센서를 탑재한 국산 휴대폰은 팬택 계열이 2005년 출시한 PH-S6500으로, 이 휴대폰은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수 없는 피처폰이다.

지난 17일 SK텔레콤은 키위플과 공동으로 안드로이드용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인 ‘오브제(Ovjet)’를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T옴니아2를 30만 대 넘게 팔았다면서, SK텔레콤이 T옴니아2에서 사용할 수 있는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지 않고, 안드로이드용 증강현실 애플리케이션을 먼저 선보인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는 얘기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는 전세계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를 대상으로 ‘삼성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개발자 챌린지 2009’를 개최한 바 있다. 당시 대상 수상작은 국내 업체가 개발한 증강현실 나침반인 ‘옴파스 월드 시티즈’였다.

당시 삼성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수상작들은) 국내에서도 올 2월 내로 T스토어에 입점한 삼성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를 통해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정작 대상 수상작의 경우 T옴니아2 등 국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

국산 스마트폰 업체들은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이 태부족해 외산 스마트폰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개발자들이 뛰어놀 수 있는 기본적인 기능도 제공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겠다는 이들의 말에 누가 지지 의사를 밝힐 수 있을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관련 업체들 스스로 아이폰이나 모토로이 같은 외산 단말용 애플리케이션이 쏟아지도록 방치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국산 스마트폰 업체들의 갈길은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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