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열쇳말] 챗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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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미래는 메신저에 있다.”

지난 4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개발자 회의 ‘F8 2016’에서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최고 경영자가 주목한 키워드는 ‘메신저’, 그리고 ‘챗봇(Chatbot)’이었다. 그는 당시 진행한 행사에서 챗봇과 함께 메시징 API를 공개했다. 소셜, 빅데이터, 알고리즘,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등 전에는 거의 들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키워드가 아닌, 우리가 흔하게 알고 있는 메신저를 페이스북이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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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 너머 상대방이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을 가진 무언가일 수 있다. (출처: 플리커, Arthur Caranta. CC BY-SA)

IT업체, 인공지능과 메신저 결합한 ‘챗봇’ 주목

메신저는 우리가 1990년대 중반부터 사용해 오던 서비스다. PC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연착륙시킨 뒤,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사람들과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대표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전세계 최대 모바일 메신저 중 하나인 ‘왓츠앱’ 이용자 수는 2016년 2월 기준 10억 명에 이른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의 경우 지난 1분기 기준 한 달 평균 활성이용자 수가 우리나라 전체 국민의 80%에 이른다.

모바일 메신저 업체는 이같은 메신저 영향력을 새로운 플랫폼으로 만들어 나갈 수 없을까 고민했다. 그러던 중 인공지능과 메신저를 결합한 ‘챗봇’ 기술에 주목했다.

챗봇은 사용자가 별도로 웹사이트나 앱을 따로 실행하지 않고도 대화하듯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서비스다. 기존 사용자 자신이 쓰는 메신저를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현재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텔레그램을 비롯해 국내 네이버, 다음 등 IT 분야 기업들이 챗봇을 기반으로 한 메신저 플랫폼을 선보이는 중이다.

▲페이스북 ‘F8 2016’에서 마크 주커버그 CEO가 발표하는 모습. (출처: 페이스북)

▲페이스북 ‘F8 2016’에서 마크 주커버그 CEO가 발표하는 모습. (출처: 페이스북)

‘심심이’에서 시작해 ‘챗봇’이 되기까지

챗봇이란 쉽게 말해 채팅하는 로봇이다. 정해진 응답 규칙에 따라 사용자 질문에 응답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시스템이다. 전자게시판이나 통신망에서 여러 사용자가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실시간 모니터링 화면을 통해 대화를 나누는 채팅과, 자동으로 사람이 하던 일을 수행하는 기계인 로봇에서 한 글자씩 따와 만든 용어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사람과 자동으로 대화를 나누는 소프트웨어라고 보면 된다.

챗봇은 기본적으로 챗봇 API를 제공하는 서버와 서로 통신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요청과 응답(Request-Response) 구조를 따른다. 사용자가 메신저 대화창에 특정한 메시지를 입력하면, 메신저 사업자의 챗봇 API 서버는 해당 메시지에 적합한 응답을 해달라고 해당 서버에 자동응답을 요청하는 식이다. 사용자가 보낸 메시지 규칙에 따라 서버에 규정된 메시지를 챗봇 API 서버에 다시 응답하는 방식이다. 이때 설정한 규칙에 따라 사용자에게 단순 텍스트만 전달하는 방식 외에도 영상, 이미지, 웹주소(URL) 등을 결합해서 보낼 수 있다.

▲챗봇 서비스 구조. 사용자가 특정 메시지를 입력하면 챗봇 API 서버는 자연어 처리 과정을 거쳐 적합한 응답을 보낸다. (출처: 슬라이드셰어 Daden Limited)

▲챗봇 서비스 구조. 사용자가 특정 메시지를 입력하면 챗봇 API 서버는 자연어 처리 과정을 거쳐 적합한 응답을 보낸다. (출처: 슬라이드셰어 Daden Limited)

챗봇이란 용어 자체는 낯설지 몰라도, 챗봇 서비스 자체는 낯선 게 아니다. 2000년대 초반 등장한 ‘심심이’라는 서비스도 일종의 챗봇이다. 초창기 챗봇은 PC 환경에서 말을 걸면 자동으로 응답해주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네이트온 등에서 API를 활용해 그날 주식 시황이나 뉴스, 날씨 정보를 자동으로 받을 수 있게 도와줬던 서비스도 모두 챗봇이라고 볼 수 있다.

▲SK텔레콤의 인공지능 채팅봇 ‘일미리(1mm)’ (출처: gameai)

▲SK텔레콤의 인공지능 채팅봇 ‘일미리(1mm)’ (출처: gameai)

카카오톡에서 운영하는 ‘플러스친구’나 ‘옐로아이디’, 라인의 ‘공식 계정’이나 ‘라인@‘과 같은 서비스도 챗봇의 하나다. 이들 서비스는 기업 계정과 채팅을 할 수 있도록 ‘봇 API’나 ‘자동응답 API’, 또는 ‘챗봇 API’라는 명칭으로 대화용 API를 외부 사업자에게 제공한다. 외부 사업자는 이러한 기업 계정과 챗봇 API를 이용해 고객 상담, 방송 참여, 주문 채널 등으로 활용한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 너도나도 챗봇 출시

최근 등장하는 챗봇은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 위챗과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메신저 업체는 챗봇 기술을 통해 모바일 메신저를 대화형 커머스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과거 챗봇은 단순 패턴 매칭 방식을 사용했다. 사전에 정의된 키워드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입력한 단어에 따라 대답을 했다. 최근들어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실제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느낌을 주는 방식으로 발전했다. 지금 쏟아지는 챗봇은 문장으로 입력을 해도, 의문문으로 질문을 해도 의미를 해석해서 문장형으로 답을 제공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위챗은 지난 2014년 챗봇을 통해 호텔, 병원, 영화표 예약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서비스 초창기엔 실제 직원이 응답을 했지만 현재는 그동안 구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위챗 챗봇이 자동으로 대응하는 비중을 높이는 중이다.

MS는 지난 2015년, 중국에서 챗봇 ‘샤오이스’를 선보였다. 대화창에 따뜻한 국물이 담긴 그릇 사진을 전송하면 주변 맛집을 추천하고 예약 전화를 걸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등 사람이 평상시 사용하는 언어에 가깝게 대화를 구성하는 게 특징이다. 샤오이스에 자신감을 얻은 MS는 2016년엔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테이’도 선보였다. 그러나 테이는 인종차별과 불쾌한 트윗으로 막말 논란을 일으키며 출시 16시간 만에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MS가 선보인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테이’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MS가 선보인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테이’ (출처: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은 지난 4월 자사 연례 글로벌 개발자 행사인 ‘F8 2016’에서 메신저에 인공지능을 적용한 챗봇을 공개했다. 이날 페이스북은 일기예보 채팅봇 ‘판초(Poncho)’를 시연했다. 영어 문장으로 “판초, 오늘 날씨는?”이라고 날씨를 물어보면 날씨 정보를 알려준다.

페이스북의 챗봇은 꽃 배달 서비스인 ‘1-800-Flowers’와 뉴스미디어인 CNN, 날씨 서비스 ‘판초’, 사용자가 특정 군의 제품과 가격 범위를 입력하면 다양한 제품을 추천해 주는 전자상거래 ‘스프링’ 등이 메신저 플랫폼을 실제로 활용하고 있다.

▲페이스북 메신저 플랫폼을 이용해 실제 서비스를 실시 중인 CNN 페이스북 뉴스 챗봇의 대화 화면. 아직은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지는 못하고 질문을 단순 검색 문장으로 이해하여 답변하는 수준이다. 

▲페이스북 메신저 플랫폼을 이용해 실제 서비스를 실시 중인 CNN 페이스북 뉴스 챗봇의 대화 화면. 아직은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지는 못하고 질문을 단순 검색 문장으로 이해하여 답변하는 수준이다.

네이버는 ‘라온’이라는 대화형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챗봇 시장에 진입했다. 라온은 채팅 형태의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사람들이 네이버의 서비스를 좀 더 즐겁고 편리하게 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현재 네이버 앱, 네이버 톡톡, 쥬니버 앱 등의 서비스를 대상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라온은 기본적으로 검색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예컨대 라온은 ‘비룡’을 검색한 사용자가 그다음엔 애니메이션 ‘요리왕 비룡’ 관련 콘텐츠를 보는지, 비룡을 상징으로 쓰고 있는 야구단 SK와이번즈 관련 콘텐츠를 보는지 등을 검색 시퀀스 데이터를 바탕으로 맥락을 파악한다. 이를 기반으로 이용자가 ‘비룡’을 질의했을 때 더 적절한 답변을 제공한다.

▲네이버의 대화형 인공지능 시스템 ‘라온’ 구조. 사용자의 맥락을 파악하고, 적합한 답변을 골라 제시하는 챗봇을 구현하기 위해 네이버는 대량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시뮬레이션 기법’을 이용했다.

▲네이버의 대화형 인공지능 시스템 ‘라온’ 구조. 사용자의 맥락을 파악하고, 적합한 답변을 골라 제시하는 챗봇을 구현하기 위해 네이버는 대량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시뮬레이션 기법’을 이용했다.

그 외에도 킥과, 메지, 오퍼레이터가 운영하는 챗봇 서비스가 있다. 북미지역 청소년들이 주로 사용하는 메신저 앱인 ‘킥’은 최근 화장품 회사인 세포라, 의류회사 에이치앤엠(H&M) 등 16개 기업과 협업해 ‘봇숍(Bot Shop)’을 열었다.

봇숍에 입점한 회사와 채팅을 하기 위해서는 메신저 내에서 직접 봇숍 메뉴로 이동해 거기서 채팅하고 싶은 업체를 고르거나, 메신저 상단에 고정된 킥 창에서 ‘@’을 입력한 뒤 추천되는 회사명을 고르면 된다. 예를 들어 “@Sephora 가장 많이 팔린 립스틱은 뭔가요?”라고 질문하면 세포라의 챗봇이 대화 상대가 돼 제품 정보와 함께 구매를 지원해 주는 방식이다.

메지는 쇼핑 분야에서 챗봇 서비스를 제공한다. ‘메지’ 앱을 내려받아 실행해보면 여행, 패션, 전자제품, 선물 등의 카테고리가 있는데, 여기서 원하는 카테고리를 선택하고 질문을 던지면 된다. 메지의 경쟁사인 오퍼레이터는 가입 단계부터 챗봇을 활용해 채팅 방식으로 회원 가입을 받는다.

이 글은 ‘네이버캐스트→테크놀로지월드→용어로 보는 IT’에도 게재됐습니다. ☞‘네이버캐스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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