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을 잡아라”…휴대폰 생태계의 새로운 권력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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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모바일세계회의. 휴대폰 디자인이나 성능은 예전만한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한때를 풍미했던 카메라폰이나 음악폰도 더 이상 이슈가 될 수 없었다.

관전포인트는 인터넷과 소프트웨어였다. 취재 경쟁을 벌인 외신들도 인터넷과 소프트웨어와 관련한 얘기를 비중있게 다뤘다. 주연은 ‘인터넷+소프트웨어’, 조연이 휴대폰이라는 생각이들 정도였다.

오버액션일까? 그럴 수도 있지만 모바일세계회의에서 풍겨나오는 분위기를 보면 휴대폰을 중심으로하는 모바일 생태계의 역학관계에 ‘빅뱅’이 벌어지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변화의 진원지는 역시 소프트웨어와 인터넷이다. SW와 인터넷의 전략적 가치가 휴대폰 업계 판세를 뒤흔들만큼 커졌다는 얘기다. 약간 침소봉대하자면 휴대폰 껍데기가 대세를 들었다놨다하는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관련 업계의 행보도 이런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휴대폰, 인터넷,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대거 모바일 인터넷 분야에 전력을 전진배치하고 있다. 출신 성분별로 접근방법은 제각각이나 모바일웹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큰틀에서는 별반 다를게 없다.

휴대폰 업계서는 세계 시장 1위 노키아가 모바일웹 전쟁에 출사표를 던졌다. 노키아는 이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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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세계회의에서 휴대폰 신제품과 함께 다양한 서비스들도 공개했는데, 미디어 공유 서비스 ‘쉐어온오비’와 보행자용 내비게이션 서비스 ‘노키아맵스2.0’이 대표적이다.

노키아 휴대폰과 웹서비스는 ‘따로국밥’이 아니다. 윈윈을 위한 고난도 플레이다. MP3플레이어 ‘아이팟’과 아이튠스SW 그리고 온라인 음악 서비스 아이튠스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를 앞세워 디지털 음악 시장을 제패한 애플처럼 노키아 역시 하드웨어와 서비스를 묶어 새판을 짜려하고 있다.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40%라는 막강한 장악력을 기반으로 휴대폰을 통한 인터넷 접속의 헤게모니를 틀어쥐려하는 것이다.

그럴려면 휴대폰이 웹에 매우 친화적이어야 한다. 웹서비스 역시 휴대폰과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모바일세계회의에서 나타난 노키아의 움직임이 바로 이러했다. 노키아가 새로 선보인 휴대폰은 웹을 쉽게 쓸 수 있도록 했고, 노키아표 웹서비스 역시 노키아 휴대폰과의 찰떡궁합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사용자들 사이에서 휴대폰을 통한 인터넷 접속 요구가 높다고 가정한다면 위력적인 전술이 아닐 수 없다. 애플의 경우 노키아와 유사한 전략으로 디지털 음악 시장에서 단숨에 맹주가 되지 않았던가. ‘휴대폰 슈퍼파워’로 통하는 노키아로서도 승부를 걸어볼만한 전술이다. 제대로 한방 걸리면 완전 대박이다.

그러나 낙관론은 시기상조다. 애플과 달리 노키아 앞에는 이미 만만치 않은 경쟁 상대들이 대거 집결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이 대표적인데, 이중 구글은 이번 모바일 세계회의에서 자사 모바일 플랫폼 안드로이드에 기반한 휴대폰 시제품을 공개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안드로이드는 운영체제(OS), 미들웨어, 애플리케이션으로 구성된 개방형 모바일 플랫폼으로 노키아 ‘심비안’,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모바일’ 플랫폼을 겨냥한 구글의 야심작이다. 구글은 되도록 많은 휴대폰에 안드로이드를 심어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가 주도하는 폐쇄적인 휴대폰 환경을 PC와 유사한 구조로 전환시키고 싶어한다. 그래야 미래 황금어장인 모바일웹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MS도 마찬가지다. 구글에 앞서 MS는 이미 휴대폰 업체들과의 제휴 네트워크를 꾸려놨는데, 노키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요 휴대폰 업체들이 MS 윈도 모바일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다.

구글과 MS의 모바일 전략은 노키아의 그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노키아가 하드웨어와 서비스 그리고 소프트웨어를 수직적으로 통합하는 개념에 가깝다면 구글과 MS는 거대한 제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PC시장과 비교하면 노키아는 애플식, 구글은 MS와 인텔을 성공으로 이끌었던 생태계 전략과 유사해 보인다.

어떤 방식이 승리할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어느 하나의 플랫폼이 분위기를 주도할지 아니면 서로가 힘의 균형을 이뤄 시장을 분할통치할지 아직은 판단하기 이른감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분할통치 구도가 된다는데 한표 던진다. PC시장에서 인텔과 MS가 왜 그토록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지 모를리 없는 휴대폰 업체들이 특정 모바일 플랫폼에 힘을 몰아줄 것 같지는 않다는 판단에서다. 휴대폰 업체들로서는 협상 테이블에서 ‘을’의 위치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플랫폼 업체들을 상대로 적절히 싸움도 붙이고 하면서 줄타기를 해나가지 않을까 싶다.

노키아, 구글, MS의 헤게모니 전쟁은 사용자들이 휴대폰을 선택하는데 있어 SW와 인터넷이 갖는 영향력이 점점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볍고 멋있는 것은 기본이고, 보다 쉽게 웹에 들어갈 수 있는 사용자 편의성도 받쳐줘야 소비자들로부터 간택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노키이나 구글이 모바일웹을 부르짖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같은 환경은 업계 판도를 어떻게 바꿔놓을까? 카운트다운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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